[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사이언스가 30일 계열사인 한미약품에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한미약품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임시주총을 통해 결정할 안건으로 이사 해임에 박재현 사내이사(대표이사 전무) 및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이사 선임에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를 각각 제안했다.
한미사이언스 로고. [사진=한미사이언스] |
한미사이언스는 공문에서 "당사(한미사이언스)는 귀사(한미약품)의 최대주주 및 한미그룹의 지주사로서 귀사 뿐 아니라 다른 계열회사들과 그룹 전체의 방향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지난 십 수년 동안 한미그룹은 지주사를 통해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경영적 효율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었으며, 그룹 내 확립된 안정적인 프로세스를 통하여 상호 WIN-WIN이 되는 구조로 아무런 문제없이 운영되어 왔다. 특히 임직원들 누구 하나 빠짐없이 당사와 귀사가 '한미'라는 이름 아래 힘을 모으는 데에 뜻을 같이 해왔다고 자부한다"고 전제했다.
이어서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귀사의 박재현 대표이사는 수장으로 모든 임직원을 아우르고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은 버려둔 채로 당사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대외적으로 내부 직원들에 대해 형사 책임을 운운하면서 조직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약과 개량신약의 R&D 분야를 모두 선도하였던 한미그룹 명성이 예전 같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지 못하다는 시장의 평가까지 더해지고 있는 지금 당사는 귀사의 최대주주로서 더 이상 현 경영 상태를 방관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며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신규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귀사의 경영상 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나 이를 옆에서 부추긴 이사를 전면 교체하고 그 동안 묵묵히 한미그룹에서 경험을 쌓고 각 부문에 대해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온 명망 있는 분들을 신규 경영진으로 모셔와서 한미그룹의 영광을 되찾고자 한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또한 지체없이 소집절차를 취하지 아니할 경우 관련 법적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한미사이언스는 박재현 대표가 촉발한 내부혼란에 대해 이사회 해임은 물론 이로 인해 빚어질 모든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특정 대주주가 요청한 인물을 취업시키기 위해 절차에 맞지 않는 인사발령을 내고 문제가 되자 뜬금없이 '독립경영'을 주장하며 그룹사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고, 결국 실패한 OCI 매각 때처럼 조직에게 줄서기를 강요하는 정황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재현 대표는 과거 OCI와의 거래를 추진했던 기획실 근무경력의 외부인 1인을 포함, 2명의 임원에 대한 독단적인 인사조치를 취해 그룹 전체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지주사체계 출범 후 지주사가 인사, 회계, 법무, 총무 등을 계열사에 지원하는 형태로 성장해왔는데 충분한 검토나 논의를 생략한 채 난데없이 명령을 수행하듯 본인 명의로 인사발령부터 냈다는 주장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최근 신동국 이사가 한미약품의 핵심역량인 R&D에 대해 '너무 많이 쓴다'고 지적하자 박재현 대표가 '추가 R&D 투자는 필요없다'고 화답하는 등 한미의 DNA이자 회사의 미래가치를 담보할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구성원은 물론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논의를 대수롭지 않게 하고 있다"며 "R&D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 없는 대주주가 이런 발상을 하고, 또 마치 충성을 다짐하듯 대표이사가 이에 동조하고 있어 매우 참담한 마음이다. 이들은 당장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하며 이사회에서도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 취임 후 행적을 보면 전문경영을 한 게 아니라 OCI에 매각 건을 포함해 특정 대주주의 충실한 꼭두각시 역할만 했다"며 "말로는 R&D와 독립경영을 내세우지만 결국 본인의 자리보전을 위해 구성원과 주주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매우 심각한 해사행위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의 41.42%를 가지고 있다. 그 외 주요주주로는 국민연금 9.27%, 신동국 9.14%(한양정밀 1.42% 포함)를 보유중이며, 나머지 41.59%는 기관 및 외인, 일반주주 등이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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