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신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중단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아세안(ASEAN), 호주 등과 체결한 기존 FTA가 상대국에 더 유리하게 작용, 무역 적자가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협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더 인디안 익스프레스가 21일 보도했다.
인도와 UAE 간 FTA는 지난 2022년 2월 발효됐고, 이후 UAE로부터의 수입이 급증했다. 매체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9월 UAE로부터의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52% 급증한 314억 5000만 달러(약 43조원)에 달한 반면, 수출은 172억 3000만 달러로 11.4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4~9월 UAE와의 무역 격차는 전년 동기 대비 171% 확대됐다.
인도 정부는 아세안과의 협정에 대한 검토도 시작했다. 이익은 기대에 못 미친 반면 수입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면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무역 적자가 확대되면서 아세안과의 FTA 체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아세안과의 상품 무역 적자는 지난해 440억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 협상을 위한 절차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관련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 속에 인도 상공부는 현재 새로운 표준운영절차(SOP)를 개발 중이다. 오만·페루 같은 소규모 국가와의 FTA 협상은 중단한 상태라고 매체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무역 격차 확대뿐만 아니라 투자 유출에 대한 우려로 인해 협상이 중단됐다"며 "페루·오만·칠레와 같은 소규모 국가와의 협상은 우리(인도)가 체결하고자 하는 거래에서 동등한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초점은 이제 유럽연합(EU)이나 영국 같은 더 큰 시장으로 옮겨지고 있고, 몰디브처럼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국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와 오만 간 FTA 협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였다. 중동 지역에서의 무역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영국과의 협정도 완료 단계에 있었지만 영국 지도부에 변화가 생긴 것 등으로 인해 최종 서명은 성사되지 않았다.
인도 루피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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