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푸른 뱀의 해를 맞아 중소기업계는 인내외양(忍耐外揚)을 2025년 사자성어로 채택했다. 이는 '내심을 발휘하여 어려움을 이겨낸다'는 뜻으로 AI챗봇을 활용해 새롭게 생성한 사자성어다. 내수침체, 보호주의 무역 확산 등 지속되는 난관에도 꿋꿋이 인내해 어려움을 이겨내겠다는 중기인들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영기 기자 |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그의 정책기조가 현실화되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의 수입품에 10~20% 수준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공약이 그대로 실현되면 우리나라의 총수출은 약 222억~448억 달러 감소하고 실질국내총생산(GDP)도 0.29~0.67%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대중국 견제 기조의 자국중심 공급망 구축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에 국내 벤처기업들의 불안감도 매우 커지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경기침체에 트럼프 2기 행정부 리스크에 더해 국내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에 있다.
최근 발표된 올해 1월 경기전망조사에서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는 전년동월에 비해 9.4포인트나 하락한 68.1로 나타났다. 이 지수가 100이면 경기전망이 중립적이다. 최근 3개월 연속적으로 하락했고 새해에도 여전히 암울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에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와 긴밀히 소통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경제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이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새해 첫말 온누리상품권 등 민생사업예산 3306억원을 집행했다. 새해 첫날 집행규모로는 역대 최대이다. 올해 1분기부터 민생, 경기진작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을 신속 집행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국회도 원자재를 수입 가공해 판매하는 중소기업에는 국제 신인도 하락과 환율 급등은 치명타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소기업의 교섭력을 강화하는 입법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대등하고 공정한 관계속에서 혁신을 꽃피우는 기업 환경을 만들어 중기의 지속 성장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중기업계도 "올 한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우리의 경제 영토를 넓혀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중기업계가 글로벌화에 역량을 모으는 이유는 K-푸드, K-뷰티, 기계류와 부품, 주방용품에서 의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지난해 우리 수출 가운데 40% 이상에 중기가 기여한 것도 있고 또 내수와 글로벌 경영환경에 모두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가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중기업계가 활기를 되찾는데 '국내 정치혼란과 美 트럼프 리스크'라는 장애물이 앞을 막고 있다.
경제는 심리인데 이같은 장애물에 직면한 중기인들의 경기체감은 한겨울보다 더 춥고 어렵다. 국회는 민생을 챙기고 정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적기 대응하면서 흔들림 없는 경제정책을 펴서 중기인들이 올해도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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