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핌] 홍재경 기자 =멕시코와 캐나다 갱단의 조직원이 포함된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국내에 제조 공장을 설치해 놓고 마약을 만들어 유통시키려다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 조직은 외국인 마약 제조 기술자를 국내에 체류시키며 120여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마약을 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박성민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마약 등 혐의로 캐나다 마약 조직원 A(55)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국내 제조 총책 B(34)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또 해외로 도주한 공범 4명에 대해 적색수배 했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고체 코카인 [사진=인천지검]

A씨 등은 지난해 6∼7월 강원도 공장에서 콜롬비아 국적 기술자 2명과 함께 고체 코카인 61㎏을 만든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는 122만명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소매가로는 300억원 상당이다. 검찰은 국내 코카인 범죄 사상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검거된 공범 C(41)씨는 2020∼2021년께 콜롬비아에서 액상 코카인을 건축용 페인트로 속여 부산항을 통해 밀반입해 A씨에게 넘겨 준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을 주도한 A씨는 필리핀계 캐나다인으로 캐나다 갱단 출신이고 국내에서 코카인 제조를 지휘한 B씨는 어릴 때 미국에 살면서 로스앤젤레스(LA) 한인 갱단으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과거부터 알고 지낸 멕시코 갱단의 지시를 받고 액상 코카인을 강원도 횡성군 창고로 옮겨 해외로 도주한 콜롬비아 국적의 제조 기술자 2명과 함께 고체 마약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국제 마약 조직이 과거에는 콜롬비아에서 밀수한 액상 코카인을 대부분 호주로 수출했으나 최근 한국에서도 대량으로 유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판매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에서 마약 소비가 계속 늘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국내로 직접 진출한 사실이 확인돼 총력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jk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