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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 이사회 파벌싸움 초래…악성 펀드 '단기 차익 거두기용'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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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19일 '상법 개정, 이대로 좋은가' 좌담회 개최
"이사 소송 리스크 커질 것…경영판단마다 피소 걱정"
"주주가치 제고 위한 노력 분산…기업 가치 깎아내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역대 한국상사법학회 회장들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에 대해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이사 충실의무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등이 시행될 경우, 이사회 내 파벌싸움을 촉진하고 기업이 헤지펀드 및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이러한 변화가 기업들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약화시키고, 투자 위축을 초래해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하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경제인협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공동으로 역대 한국상사법학회 회장과 전문가를 초청해 상법 개정 관련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 "경영판단 순간마다 피소 걱정…법적 위임 관계 훼손"

토론회 좌장을 맡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제22대 한국상사법학회장)는 "일각에서 주주권 보호와 증시 활성화를 위해 이사의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쉽게 말하지만, 이는 이사의 역할이나 이사회 기능을 전혀 모르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선정 동국대 법학과 특임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신현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한석훈 국민연금 수탁위 위원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상법 개정 관련 긴급 좌담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김정인 기자]

이사들은 이사회에서 수없이 많은 결의를 하는데, 이런 통상적인 이사회 결의에 매번 모든 주주 이익을 보호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것이다. 특히 이사들이 부담하는 소송 리스크가 큰데, 경영판단 순간마다 '충실의무 위반'에 따른 피소를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실적 문제와 함께 상법 개정안이 회사와 이사 간 수립된 법적 위임관계를 무너뜨리는 법리적 문제도 지적했다. 주총에서 선출된 이사는 법적 위임계약을 회사와 맺고, 이 계약에 따라 회사 대리인으로서 충실의무를 부담한다. 이는 민법상 위임의 법리(민법 제680조)를 상법이 따른 것인데, 개정안은 이런 법리를 훼손시킨다는 주장이다.

◆ "잘못된 진단과 처방은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 초래"

김선정 동국대 법학과 특임교수(제28대 한국상사법학회장)는 "최근 한국 증시가 부진하다고 해서 그 원인을 상법에서 찾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상법 개정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수단이 아니며, 오히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들의 노력을 분산시키고 투자를 위축시켜 결국 기업 가치만 깎아내릴 수 있다"고 했다.

한석훈 연세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한국상사법학회 부회장)는 "주가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성장 가능성, 영업이익, 매출 등의 펀더멘털과 이에 대한 예측에 연동하여 결정되는 것"이라며 "명확한 근거도 없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기업 지배구조에서 찾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준선 교수는 1962년 상법 제정 이후 수차례 법 개정이 있었지만, 상법이 개정됐다고 주가가 오른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왼쪽부터) 한석훈 국민연금 수탁위 위원장, 신현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선정 동국대 법학과 특임교수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상법 개정 관련 긴급 좌담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김정인 기자]

◆ "집중투표제 의무화, 해외 입법 사례 없고 이사회 파벌싸움만 초래"

자산 2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회사에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데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최준선 교수는 "멕시코·칠레를 제외한 OECD 회원국 중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한 나라는 없고, 일본도 과거 집중표제를 의무화했다가 주주 간 파벌싸움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1974년 이를 회사 자율에 맡겼다"고 했다.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 의결권을 3%만 허용하는데, 이러한 의결권 제한 역시 해외 입법례를 찾기 어렵고, 헌법에서 보호하는 국민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국회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 분리선임 인원을 현행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이사회의 효율성과 신속한 의사결정, 나아가 기업 밸류업과 주주 보호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 "헤지펀드 단기 차익 올리게 해주는 역효과 유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석훈 교수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경영권 위협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고 봤다.

원래 경영권 분쟁은 지배구조가 취약한 중소·중견 회사에서 주로 발생했는데, 상법 개정으로 경영권 공격 수단이 더 늘어나게 되면서 지배구조가 안정된 대규모 상장회사도 헤지펀드나 행동주의펀드의 공격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상법 개정을 통한 소액주주 보호 효과는 미미한 반면, 국내외 헤지펀드만 단기차익을 올리게 해주는 역효과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최준선 교수는 "상법 개정 이슈를 소수주주권 강화나 지배주주-소액주주 간 갈등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현실은 악성 펀드들의 '단기 차익 거두기용' 수단으로 상법을 변질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소수주주 보호라는 법 개정의 취지를 살리기 어려운 만큼 국회는 상법 개정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사 충실의무 확대, 글로벌 스탠더드로 보기 어려워"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신현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제25대 한국상사법학회장)는 "이사가 개별주주와 직접 거래하거나 별도의 추가계약이 있거나 고의로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등 사기행위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주주 일반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부정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확립된 판례이자 입법"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미국 델라웨어주 회사법과 판례에서 이사에게 '주주 이익 극대화'라는 의무를 부과하는데, 이 역시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사들의 의무가 개별주주 이익을 챙기는 것이 아니고, 회사의 가치를 높여 궁극적으로 주주의 '단체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상법 개정 관련 긴급 좌담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정인 기자]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경제단체들은 그동안 상법 개정에 신중할 것을 수차례 호소했지만, 이런 경제계의 절실한 목소리가 외면받고 있다"며 "만약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이사들은 불만을 가진 주주로부터 소송과 고발에 시달릴 뿐 아니라, 주요 기업의 경영권이 국내외 투기자본에 노출되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일 소중한 자금이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한 지분 매입에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기업 경영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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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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