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1일(현지시간) 미 국채 가격은 소폭 하락했다. 전날 급락했던 미 증시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성향이 다소 완화됐고, 큰 폭으로 하락했던 미 국채 수익률도 이날 소폭 반등했다.
뉴욕 채권 시장 오후 거래에서 기준 금리가 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282%로 전일 대비 6.9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전날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2월 13일 이후 일간 최대 폭 하락했다.
연준의 통화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수익률도 3.949%로 5.3bp 올랐다. 전날 2년물 수익률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수용하는 듯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에 따른 여파로 10bp가량 급락했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알리안츠 글로벌의 마시밀리아노 막시아 채권 전문가는 "트럼프의 정책과 그것이 국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해석하는 것이 어렵다"면서도 "미 경제가 급격히 둔화한다는 신호가 나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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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08.17 mj72284@newspim.com |
채권 시장에서 불안한 징조도 포착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단기 신용부도스왑(CDS)은 이날 지난해 11월 5일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미국의 부채 한도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1년 만기 CDS는 45bp로 상승했으며, 5년 만기 CDS는 41bp로 올랐다.
경기 침체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 역할을 하는 정크본드 스프레드 역시 300bp 이상으로 확대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신은 미 경제의 침체와 글로벌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일반적으로 정크본드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날 실시된 미국 국채 3년물 입찰은 무난한 수요 속에 시장 예상보다 소폭 높게 수익률이 결정됐다. 미 재무부는 11일 실시한 580억 달러 규모 3년물 국채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이 3.908%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입찰 때의 4.300%에 비해 39.2bp 낮아진 것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다.
응찰률은 2.70배로 전달의 2.79배에 비해 약간 하락했다. 이전 6개월 평균치 2.62배는 웃돌았다.
이날 뉴욕 외환 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과 경기 침체 우려 속 주요 통화 대비 약세 흐름을 보인 반면, 유로화는 종전 기대감에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최고위급 회담에서 30일간 휴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양국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안한 러시아와의 30일 휴전안을 받아들였으며, 휴전이 당사국들의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만 합의하면 수년간 이어진 전쟁이 공식 휴전에 돌입하게 된다.
휴전 기대감에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0947달러까지 오르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후 오름 폭을 다소 반납했다. 유로는 엔 대비로도 강세를 보이며 유로/엔 환율은 장중 일시 161.78엔까지 올랐다.
유로화는 독일의 국방 지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주부터 수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거래되어 왔다.
모넥스 USA의 트레이딩 디렉터인 후안 페레즈는 "휴전이 한 달에 불과하더라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실제로 어떤 구체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유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103.43으로 전장 대비 0.5%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147.78엔으로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한편 이날 암호 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4.7% 오른 8만 3,000달러로 8만 달러를 넘어섰다. 전날 비트코인 가격은 7만 8,000달러 수준까지 밀리며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이날 미 증시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점,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휴전안에 합의한 것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주 고용 시장 둔화를 확인한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공개될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물가 지표를 기다리고 있다. 물가 오름세가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인 2%를 향해 진전을 보여야 시장에서는 연준이 경기 둔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