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FTA 미체결국 대비 유리해
일본車 관세 한국보다 2.5% 높아
미국 투자기업 보조금 "계약대로"
여야 "상호관세 추경" 한 목소리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트럼프 신정부가 무분별한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한미 FTA를) 유지하는 게 이익"이라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 국회 "한미 FTA 사실상 파기" vs 정부 "유지하는 게 이익"
한미 FTA가 사실상 파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은 여야를 막론하고 제기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한미 FTA가 사실상 파기된 것 아냐"면서 "유지해야 하느냐, 파기해야 하느냐"고 질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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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미 상호관세 조치 등 통상 현안질문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4.09 pangbin@newspim.com |
이에 대해 안 장관은 "유지해야 한다. 그게 더 이익"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대미 수출 중에 자동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이 우리나라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경쟁국인 일본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2.5%에서 시작해서 27.5%의 관세율이 적용된다"면서 "이는 우리나라(25%)보다 더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투자기업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안 할 수가 있는 거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기업과의 계약에 따르게 되어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여야 "대미 통상정책 부실" 한목소리 지적
정부의 대미 통상정책 협상이 미흡하다는 점은 여야가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제 한덕수 권한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는데, 어떤 내용을 의논했는지 국회에도 공개하지 않고 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가 동해가스전 개발이나 주요 정책과 관련 국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추진했는데, 그 결과가 어땠느냐. 정부가 뜻하는 대로 잘 됐느냐"고 몰아세웠다.
그는 "알래스카 가스전도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이 모두 손을 뗀 것 아니냐"면서 "이번에도 정부 마음대로 추진할 것이냐"고 질타했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면서 정부의 부실한 통상정책 대응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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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미 상호관세 조치 등 통상 현안질문에서 의원 질문을 듣고 있다. 2025.04.09 pangbin@newspim.com |
이에 대해 안 장관은 "어제 한덕수 권한대행께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제시한 것처럼 다각적인 협상카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해서는 "LNG(가스전) 개발을 확약한 게 아니다"라면서 "다만 경제성이 있는지 확인한 후에 협의해서 하겠다"고 답했다.
여당의원들의 지적도 따가웠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의 대미 흑자 96%가 현지에 다시 투자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정부가 백악관 등 (정치권) 외부 지지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보다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의원님의 지적과 우려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정인교)통상본부장이 미국에서 돌아오면 제가 미국으로 가서 협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상호관세 추경' 여야 한목소리 강조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로 인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여야가 한 목소리를 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기재부 장관이 10조원 규모 추경을 얘기했는데, 통상분야 추경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상호관세 추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재부와 상의해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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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총리실] 2025.04.09 photo@newspim.com |
정권 말 이른바 '알박기' 인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탄핵 이후 인사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왜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의원은 "(정권 말)인사 문제는 이번 만의 문제가 아니고 매번 정권마다 제기된 것 아니냐"면서 "국회가 논의 중인데 관련법이 개정되면 그에 따르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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