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기본소득·노인일자리 늘려야...K-콘텐츠, 수출 늘릴 것"
"사는 게 영화같다...김문수와 몸 바꿔보고 싶어"
[전북 진안·임실, 충남 청양·예산=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7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과 대장동·백현동 등 개발 특혜 의혹 재판이 모두 대선 이후로 밀리면서 대선 전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가운데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골목골목 경청투어 : 국토종주편' 마지막 일정인 전북 진안·임실, 충남 청양·예산 지역을 둘러봤다.
이 후보는 이날 현장행보를 하는 도중에 파기환송심 재판이 대선 뒤인 6월 18일로 미뤄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 그는 전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헌법 정신에 따라서 당연히 해야 할 합당한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국민 주권을 실현하는 시기"라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이 현실적으로 주권을 행사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국민의 주권 행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너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 당선 시 나머지 재판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는 "만사 때가 되면 그때가서 판단하면 된다. 법과 상식, 국민적 합리성을 가지고 상식대로 판단하면 된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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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골목골목 경청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전북 익산시 대한노인회 익산시지회에서 열린 노인회 임원과의 간담회에 참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5.07 mironj19@newspim.com |
◆ "농촌기본소득·노인일자리 늘려야...K-콘텐츠, 수출 늘릴 것"
이 후보는 이날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농촌기본소득, K-콘텐츠 지원, 노인 일자리 문제 등 다양한 정책 현안을 다뤘다.
전북 진안 고원시장에서는 지지자들이 '농촌 기본소득 실현'을 주장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농촌 기본소득이)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다"며 "균형발전해야 하고 특별한 희생을 치르거나 특별히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는 특별한 보상이나 지원을 해야 한다. 이게 바로 정치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진안군 예산만 해도 1인당 2000만원이 넘을 것"이라며 "전라북도가 조금 지원하고 중앙정부가 조금 지원해서 1인당 월 15~20만원 정도를 지원하면 그걸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다. 그럼 지역 장사가 더 잘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자율권이 적어서 제한돼 있긴 하지만 정부에서 좀 풀어주면 된다"며 "재량 예산을 늘리면 지역 화폐도 대규모로 발행하고 농어촌 기본소득도 지급할 수 있다. 그러면 농촌 인구가 늘어나지 않겠나"라고 했다.
노인빈곤율 문제에도 해결 의지를 보였다. 그는 전북 익산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간담회에서는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노인빈곤율이 신경쓸 부분이 많다. 노인일자리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전주에서 열린 K-콘텐츠 산업 진흥 간담회에서 "저는 문화라는 게 먹고 사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문화 콘텐츠 산업 진흥 의지를 피력했다. 이 후보는 글로벌 OTT가 시장을 장악한 문제점을 짚으며 공공플랫폼 등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후보는 "콘텐츠와 시나리오가 중요한데 그중에서도 작가의 역량을 육성하는 게 가장 큰 것 같다"면서 "저는 문화수출을 확대하려고 한다. 3대 수출산업 중 하나를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보고 있다. 그러려면 작가든 제작자든 제작 역량이 중요하다. 집단적인 교섭을 해야 한다"고 했다.
AI(인공지능)이 작가의 창작물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안 할 수는 없다. 유용한 도구가 될 수도 있고 위협이 될 수도 있다"면서 "외국 입법례는 방어장치가 다 되어 있다. 나중에 따로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 "사는 게 영화같다...김문수와 몸 바꿔보고 싶어"
이날 이 후보는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K-콘텐츠 간담회에서 '정치인이 되는 데 영향을 준 영화나 소설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제가 사는 게 영화 같다"며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이어 이 후보는 "최근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며 엄청 많이 울었다"며 "주인공 '애순'을 보니 환경미화원 일을 하다가 화장실에서 죽은 여동생이 생각났다. 여동생의 어릴 적 이름이 '애자였다' 여동생 애자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드라마처럼 영혼이 바뀌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바꿔보고 싶다. 영혼은 말고 몸만 바뀌고 싶다. 영혼은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김 후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싶다"고 했다.
이날 전북 진안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홍삼즙을 건네자 이 후보는 "이거 받으면 또 재판받으러 가야 한다. 이거는 아마 징역 5년일 것"이라며 농담으로 맞받아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상인은 "내가 증인 서겠다, 나쁜놈들"이라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이 후보를 응원하면서 '사법쿠데타', '검사 탄핵' 등의 메시지가 적힌 피켓이나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이 후보는 오는 9~10일 '영남-신라벨트'에서 경청투어를 이어간다. 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열리게 될 경북 경주를 시작으로 상대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영천·칠곡·김천·성주·고령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지난 1일 경기·강원 북부 접경 지역 및 동해안 등을 방문하며 1차 경청투어를 시작했다. 이후 충북, 전북 등 내륙까지 훑으며 전국 지역 순회를 이어가고 있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