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이 선두 자리를 내줄 위기에 빠졌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올 시즌 K리그1 최고 돌풍의 팀이다. 지난 3월 초 선두 자리에 오른 후 아직까지 선두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대전 시티즌 시절부터 지금까지 대전이 1부리그 상위권 경쟁과 인연이 없던 팀이다. 대전은 이번 시즌 화려한 3, 4월을 보내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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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18일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와 대전하나시티즌의 14라운드 경기에서 대전 오재석(왼쪽)이 공을 지키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5.20 thswlgh50@newspim.com |
하지만 5월 들어 위기를 맞이했다. 지금까지 봐왔던 1위 팀의 경기력이라곤 보기 어려울 정도로 분위기가 침체됐다. 코리아컵 포함 4경기서 2무 2패를 기록했다. 대전은 현재 승점 28로 전북 현대와 동률이지만 다득점에서 전북(20골)에 한 골 앞서 가까스로 선두를 유지 중이다. 전북이 한 경기를 덜 치러 언제든 위치가 뒤바뀔 수 있다.
대전은 8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인 주민규가 계속 침묵하고 있다. 시즌 초 잘되던 공격 작업도 시원하게 풀지 못하고 있다. 좌우 측면에 발 빠른 윙어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상대 위험 지역을 수차례 공략했고 그 틈에 주민규가 마무리하는 형태였으나 윙어들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주전 골키퍼 이창근을 중심으로 '버티기 축구'를 잘해왔던 수비진이 위태로워진 점이다. 최근 리그 2경기에서만 53개의 슈팅을 허용했다. 직전 리그 최하위 수원FC와 원정 경기에서만 30개 슈팅을 내주며 3실점을 허용해 완전히 무너졌다.
대전은 올해 슈팅 허용 1위다. 리그 15경기에서 221개의 슈팅을 상대에게 허용했다. 경기당 14.7개 슈팅을 내주는 셈이다. 이전까지는 이창근의 선방 능력과 문전 앞 수비 집중력을 앞세워 버텨냈으나 최근 힘겨운 모습이다. 뒷문이 흔들리면서 부진한 공격에 힘을 싣기에도 힘든 악순환이다.
김문환, 안톤 등 핵심 수비 자원들의 부상 이탈이 발생하면서 견고한 포백이 헐거워졌다. 미드필드의 느슨함도 슈팅 허용에 직결됐다. 중원에서 공을 쉽게 잃어 주도권을 내주고 끌려다니는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순민이 부상에서 복귀에 힘을 싣고 있으나 경기 감각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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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대전 황선홍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5.20 thswlgh50@newspim.com |
대전은 어떻게든 5월을 잘 넘겨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오는 24일 최하위 대구FC를 만나지만 이번 수원FC전처럼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잇따라 만나는 포항 스틸러스와 안양FC도 만만히 볼 수 있는 팀들이 절대 아니다.
사령탑도 위기라고 인정했다. 황선홍 감독은 직전 수원FC전을 마치고 "한 선수의 문제가 아닌 전체적인 밸런스 문제일 수 있다. 교체와 전술 등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 선수들은 회복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회복하는 게 큰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감독은 "마음이 안 좋다. 지금 흐름으로는 상당히 좋지 않은 첫 번째 고비"라며 "고비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은 안 했다.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게 중요하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잘 회복해서 경기를 치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 수비수 오재석은 팀의 부진에 대해 "대전이 1위가 처음이다. 항상 중위권에 있었다.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압박을 처음 느낄 것이다"라며 "팬들에게 죄송하다. 반등의 시기가 있을 것이다. 선수끼리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