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가 베테랑 지도자를 소방수로 투입했음에도 최하위 탈출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구는 올 시즌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그 9경기 무승에 빠진 대구는 지난달 3일 제주 SK전에서 거둔 승리가 마지막이다. 원정 성적은 더 처참하다. 올 시즌 원정에서 치른 리그 10경기에서 2무 8패로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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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6.25 thswlgh50@newspim.com |
올 시즌 앞두고 이전과는 다른 축구를 구사하겠다고 선언한 박창현 감독은 K리그1에서 성적 부진 책임을 안고 가장 먼저 팀을 떠났다. 서동원 수석 코치의 대행 체제로도 1승 1무 3패에 그치며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홈 경기장에서 쏟아진 팬들의 야유에 새 감독 선임 속도를 높인 대구 구단은 지난달 27일 K리그 베테랑 지도자 김병수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김병수 감독은 부임 후 리그 2무 2패로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소방수 역할이 되지 않고 있다. 뚜렷한 반전 없이 무승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대구가 치른 20경기 중 승리는 단 3경기뿐이다. 가장 심각한 건 쉽게 무너지는 수비진이다. 대구는 리그 20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35골을 헌납하며 K리그1 12개 팀 중 압도적인 실점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두 번째로 실점이 많은 제주 SK보다도 9골을 더 내줬다. 경기당 실점률이 1.75골로 올 시즌 한 경기를 제외하고 전 경기에서 실점했다.
선발 명단에 어린 선수들이 많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들의 경직된 움직임에 치명적 실책이 많이 나타났다. 수비의 중심축인 중앙 수비수들의 불안함도 여전하다. 3백과 4백 전술을 유동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카이오를 제외한 수비수들의 부상 이탈로 수비 구성원이 계속 바뀌는 까닭에 수비진들이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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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 이원우(오른쪽)가 강원FC 모재현과 경합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6.25 thswlgh50@newspim.com |
미드필더진의 수비진 보호 역할이 안 되고 있다는 점도 실점이 많은 이유 중 하나다. 대구의 주전 미드필더 라마스는 공격 전개가 뛰어나지만, 활동량과 수비력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 이 탓에 파트너로 나오는 미드필더의 활동량과 수비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구는 아직까지 이에 부합하는 파트너를 찾지 못한 모습이다.
세징야 없는 공격진은 득점해 줄 다른 선수가 없다. 그나마 에드가가 최전방에서 외로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1987년생으로 30대 후반에 들어선 에드가가 팀의 유일하게 믿을 만한 득점원이라는 점이 대구 공격진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김병수 감독도 "에드가만큼 전방에서 공을 소유하고, 공격을 전개할 선수가 없다"며 말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승리를 얻지 못하면서 점점 패배가 익숙해지는 팀으로 전락하고 있다. 리그 경기의 60% 정도를 소화한 가운데 빠른 시일 내 반등을 도모하지 못한다면 강등권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대구는 현재 강등권 밖인 9위와 승점 차가 10점 이상 난다. 현실적으로 다이렉트 강등에 해당하는 최하위 탈출을 목표로 움직여야 할 판이다.
다행인 부분은 대구가 약 3주의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는 점이다. 29일 예정되어 있던 울산 HD와의 경기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으로 인해 일정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7월 중 세징야, 정우재 등 부상자들이 대거 복귀가 예정되어 있어 재정비 기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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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 김병수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6.25 thswlgh50@newspim.com |
반전을 도모할 수 있는 카드도 충분하다. 대구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국내파들을 다수 영입했다. 대구는 흔들리는 수비진을 해결하기 위해 정현철과 홍정운을 영입했다. 여러 위치를 소화할 수 있는 공격수 김주공도 공격력 보강을 위해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수혈도 했다. 카를로스와 지오바니(이상 브라질)를 영입해 공격력을 더했다. 미드필더 카를로스는 패스와 경기 조율 능력에 강점이 있어, 공수 전환 시 팀의 중심을 맡아줄 수 있는 자원이다. 지오바니는 양쪽 측면 모두 소화 가능한 측면 공격수로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를 갖췄다. K리그가 처음인 두 선수에게 적응할 시간이 주어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이들 모두 팀의 무승 행진을 끝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김병수 감독은 "우리 팀에 어린 선수가 많다. 어린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경직되어 있다. 우리가 상대를 압박하는 축구를 하려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면서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외국인 선수다. 그다음에 부상자들이 정상 컨디션을 찾아서 돌아와야 한다. 완전체가 되면, 상대와 제대로 싸워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