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독일 경제가 2분기에 -0.3%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발표된 잠정치 -0.1%보다 0.2%포인트 더 떨어졌다. 특히 지난 1분기에 기록한 0.3% 성장에 비해서는 무려 0.6%포인트가 낮아졌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 경제는 지난 2년간 G7(주요 7개국) 선진국 중 유일하게 성장을 기록하지 못했다"며 "올해도 글로벌 무역 갈등 등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 ING 은행의 글로벌 거시경제 책임자인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독일 경제가 경기 침체 영역에 다시 진입했다"며 "2026년 이전에 실질적인 회복이 실현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경제는 최근 10개 분기 중에서 6개 분기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총 GDP 수준은 지난 2019년 수준을 맴돌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22일(현지시간) 독일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에 비해 0.3% 줄었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분기별 GDP 성장률은 작년 3분기 0.0%, 4분기 0.2%, 올해 1분기 0.3% 등 점차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 2분기에 갑작스럽게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게 됐다.
![]() |
독일 프랑크푸르트 금융 지구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연방통계청은 "지난 6월 제조업과 건설업이 예상보다 부진했으며 가계 지출도 약간 늘기는 했지만 그 상승폭이 잠정치보다 작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정부 지출은 전분기 대비 0.8% 늘었지만 가계 지출은 0.1% 성장에 그쳤다. 연방통계청은 "지난 6월 숙박 및 음식 서비스 등 서비스 부문에 대한 새로운 통계가 발표되면서 전체적인 소비 지표가 하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자본 투자는 1.9% 줄었는데 이는 기업 차량 구매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업도 2.1% 역성장했다. 해외 수출도 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상품 및 서비스 수출은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독일 경제는 내년 이후에나 서서히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엄격한 정부 부채 규제를 완화하고 향후 몇 년 동안 1조 유로 규모의 투자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부터 긍정적인 성장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메르츠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랄프 솔빈은 "지난 12개월 동안 유럽중앙은행(EB)이 금리를 이전의 절반 수준인 2%로 낮췄고, 독일 중앙정부의 재정 확장 정책이 앞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독일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회복세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충분하지 않다"며 "독일을 다시 경쟁력 있게 만들고 경제를 성장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