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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사법화] ② 싸우거나 혼나면 "신고하자"…교실은 작은 '고소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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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위 심의 결과 '경미한 갈등' 많은데…행정소송 등 재판은 증가
신고 두려워 조는 학생 못 깨우는 교사들…형사재판 70% 무죄
교육계 "교육활동 보호 입법 필요…공동체 복원 노력도 병행해야"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교실이 법으로 물들고 있다. 과거 친구와의 싸움, 선생님의 훈계였던 사건이 학교폭력과 아동학대로 비화하는 사례가 늘면서 교우 간, 사제 간 소송전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교실이 작은 고소공화국으로 변질돼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이 과정에서 가해 학생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행정소송을 감행하고, 교사에 대한 불만을 고소로 푸는 학부모·학생으로 교사의 교육활동이 위축되는 등 원래의 법 취지에 반하는 부작용도 발생해 후속 대책이 요구된다.

최근 3년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 현황. [사진=김아랑 미술기자]

◆ 교실의 '유전무죄'까지 불러온 학교폭력예방법

학교폭력예방법은 교육의 사법화 시작점으로 지목된다. 법명대로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지만 교육현장에서는 교사의 지도와 학생 간 화해로 풀릴 수 있는 갈등까지 범죄화하고 엄벌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교육부가 지난 4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결과 학교폭력이 아닌 경우는 최근 3년간 ▲2021년 10.7% ▲2022년 13.5% ▲2023년 16.0%로 꾸준히 늘고 있다. 출석정지 이상 중대조치 건수도 같은 기간 ▲2021년 11.4% ▲2022년 9.4% ▲2023년 9.3%로 매년 낮아지고 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옅어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2020년 이후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미한 갈등도 학교폭력으로 오인해 학폭위까지 넘기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반증하는 통계다.

학교폭력이 교실 문턱을 넘어 법원까지 가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통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처분에 불복해 당사자 학생들이 제기한 행정심판은 5103건이었다. 2021년 1295건에서 2023년 2223건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행정소송은 1339건으로 2021년 255건에서 2023년 628건으로 무려 146% 증가했다.

최근 3년간 학교폭력 행정심판·행정소송 현황. [사진=김아랑 미술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법원에서나 쓰였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표현이 교실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학교폭력 사건 의뢰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학교폭력 사건이 법정에 가는 이상 법률 지원을 해줄 만큼 여유가 있는 가정의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사이의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여유 있는 쪽'이 가해자가 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지난 3년간 행정심판 집행정지 인용률은 50%, 행정소송은 45.7%였다. 집행정지는 본안 소송·심판 전 징계 효력을 멈추기 위해 제기하는 것으로 인용될 시 학폭위 처분이 즉각 정지된다. 문제는 피해자보다 가해자 측 신청의 인용 비율이 꾸준히 높다는 것이다. 2021년의 경우 가해자가 제기한 행정심판 집행정지 신청 인용률은 60.6%인 반면 피해자가 제기한 집행정지 인용률은 20%(25건 중 5건)에 불과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는 아들의 학교폭력 가해 사건에 과한 법적 대응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사의를 표명했다.

정 변호사는 고등학생이던 자녀가 2018년 학교폭력으로 전학처분을 받자 이를 취소하기 위한 모든 법적 대응을 감행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며 2019년 2월에야 전학 조처됐다. 2년간 피해자는 우울증 등으로 단 2일만 정상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교사는 신고 두려움에 '만성 무기력'…교육계 "교육활동 보호 입법 필요"

교사 역시 법률분쟁에서 자유롭지 않다.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교권보호를 강화하는 '교권 5법'이 개정됐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두려워 적절한 훈육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경기권의 한 초등교사는 "훈육은커녕 수업시간에 졸지 말라거나 공부를 더 열심히 하라는 말 한마디 하기도 쉽지 않다"며 "매 학기에 임할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의지보다 1년이 아무 일 없이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라고 토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서이초 교사 순직 2주기를 맞아 지난 7월 전국의 유·초·중·고 교원 및 전문직 약 4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서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고소에 대한 불안감 여전'하다는 응답이 45.1%에 달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23년 관내 교원 1770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5건의 법률분쟁 사건(형사 34건) 중 70% 이상인 26건이 교원의 무죄 및 무혐의로 결론 났다. 학생 측이 교사의 정당한 지도를 아동학대 등으로 부당하게 고소하는 사례가 많음을 시사하는 수치다.

서울시 교원 법률분쟁 현황. [사진=김아랑 미술기자]

교육계에서는 교사를 고소하는 근거 법률이 되는 아동복지법 등에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장하는 예외조항을 더 보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학부모들이 교사를 괴롭히는 방식으로 아동학대 관련 법률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고, 이로 인한 교사의 피해도 분명한 만큼 초·중등교육법과 같이 다른 아동학대 관련 법률에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예외조항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법대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법이 아닌 방식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법을 보완하면서 학교 공동체를 복원하지 위한 문화 형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jane9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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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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