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조진웅의 죄와 벌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늘 천길 낭떠러지 보고 사는 연예인들
조진웅 보도 파문...누구도 행복하지 않다
공정한 법, 죄와 벌이 명확한 사회 바람직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1980년 5월, 광주를 피로 물들였던 군부 정권이 언론 통폐합, 계엄 확대, 헌법 개정 등 소위 '개혁 조치'에 나섰다. 대부분 국민적 저항을 불러왔지만 '연좌제 폐지'는 예외였다. 연좌제(緣坐制)는 한 개인의 범죄가 가족 전체를 멸문지화로 몰아넣던 봉건적 제도였다. 조선 시대에 반역 죄인에 대해 삼족을 멸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연좌제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연예계를 떠난 배우 조진웅. [사진 = 뉴스핌DB] 2025.12.09 oks34@newspim.com

한국전쟁 이후 '연좌제'는 사상범의 가족, 월북자의 자녀 등을 옥죄는 법으로 작동했다. 공무원 임용, 군장교 임관, 취업, 해외여행에 이르기까지 '신원 조회'를 통해 연좌제법에 해당하는 이들을 걸러냈다. 1980년 10월 27일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헌법 제13조 제3항)라는 조항이 신설되면서 '연좌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법적으로 사라졌을 뿐 한동안 신원 조회는 그후로도 오랫동안 이어졌다. 소위 '빨갱이 가족'은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일 수 없는 '위험한 인물' 취급을 받았다.

서두에 '연좌제'에 대해 길게 얘기한 건 모든 활동 중단을 선언한 조진웅의 '죄와 벌'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조진웅의 경우에서 보듯 이 땅에서 연예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연좌제에 버금가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조진웅의 죄는 적어도 사회적 합의에 의해 기록에 남아 있지 않은 범죄다. 조진웅은 청소년 시절의 잘못으로 소년원 복역이라는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법은 10대 시절의 잘못으로 평생 '주홍글씨'를 새기고 살지 않도록 그 기록을 봉인한다. 조진웅의 죄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드라마 '시그널' 포스터. [사진 = tvN] 2025.12.09 oks34@newspim.com

그러나 한 매체가 그 봉인을 해제하고 유명 배우가 된 조진웅의 죄를 만천하에 공개했다. 그동안 조진웅은 드라마에서 의로운 형사이자 독립투사로 각인되어 왔기에 그 충격파는 대단했다. 게다가 조진웅은 홍범도 유해 송환 등에 참여하면서 현실 속에서도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결국 조진웅은 머리 위로 떨어진 핵폭탄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연예계를 떠나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그렇게 행동했다.

이를 둘러싸고 온 나라가 들끓는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건 김경호 변호사가 조진웅의 '소년범 전력'을 처음 보도한 기자를 고발하고 나선 것이다. '소년법 제70조 위반'이라는 것이다. '소년법 제70조'는 소년 보호사건과 관련된 정보의 누설 금지를 규정한다. 이 조항에 따르면 소년 보호사건과 관계 있는 기관은 재판, 수사 또는 군사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조회에도 응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다. 이는 미성숙한 시기에 저지른 과오로 인해 평생 낙인이 찍히는 것을 방지하고, 해당 소년의 건전한 사회 복귀와 갱생을 돕기 위한 법적 안전장치다.

지금 연예인들은 연좌제가 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좌제로 고통받던 시대와 다를 바 없는 시간을 살고 있다.  연예인들은 구르는 낙엽 앞에서도 몸을 사려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순식간에 천 길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십수 년 전 기억도 안 나는 성추행에 연루되어 활동을 중단해야 했던 배우 오달수, 성추행으로 고소를 당해서 대법원 판결까지 가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건모 등이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많은 연예인들이 학창 시절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인터넷의 영향으로 과거의 사소한 일까지도 들춰져서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기 일쑤다. 때로는 확대 포장되어서 과도한 공격을 받는다. 

우리 사회가 '현대판 연좌제'를 만들지 않으려면 적어도 법이 보호하고 있는 영역까지 건드려서 봉인을 해제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함부로 해제된 수십 년 전의 '소년 범죄'는 결국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었다. 조진웅을 좋아하는 팬들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또 그가 참여했던 드라마는 방영을 앞두고 있으나 이미 복구할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된다. 또 조진웅처럼 10대 시절의 잘못으로 소년범의 경력을 만든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자신의 과거가 만천 하에 공개될 수도 있을 거라는 공포에 떨 것이다. 죄와 벌이 명확한 사회는 우리 모두가 원하는 사회가 아닌가. 그래서 공정한 법이 더 중요한 시절이다.   oks34@newspim.com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5.12.09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