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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지원 장기안심주택 확대…주거복지 확대에도 전세사기 대응책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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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임대' 서울시 장기안심주택, 2012년 이후 전세사기 이슈 없어
전세금반환보증 가입 안돼 사고 발생시 세입자 피해 '빌라왕' 사태와 같을 수도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서울시가 무주택 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하는 보증금 지원형 장기안심주택을 둘러싸고 전세사기 리스크 대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까다로운 지원 심사 절차를 통해 전세사기 가능성을 상당 부분 낮췄다는 평가를 받지만, 사고 발생 시 실질적인 대응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장기안심주택 사업이 시행된 지 13년에 이르는 동안 이른바 '빌라왕 사태'와 같은 대규모 전세사기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비교적 안전한 사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 입장에서는 최근 잇따른 전세사기 피해 경험으로 인해 불안감을 쉽게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장기안심주택은 공공임대주택이 아닌 민간 임대주택을 활용하는 방식인 데다, 대상 주택이 사실상 빌라 등 다세대·다가구주택에 집중돼 있어 정확한 시세 파악이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여기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만약 사고가 발생할 경우,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구제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17일 부동산시장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공급하는 보증금 지원형 장기안심주택 사업과 관련해, 향후 전세사기 발생 가능성에 대비한 추가적인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보증금 지원형 장기안심주택은 서울시 내 전세보증금 4억9000만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보증금의 30% 범위에서 최대 6000만원까지 서울시가 세입자에게 저리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최근 이 사업을 통해 6000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낸 바 있다.

서울시는 해당 사업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돼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12년 시작된 보증금 지원형 장기안심주택은 현재까지 전세사기 관련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 시행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지금까지 특기할 만한 전세사기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특히 집값 하락 이후 전세사기가 급증했던 2023년 이후에도 관련 피해 사례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공급 물량이 확대되는 만큼, 향후 리스크 관리 체계를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도 구조적으로 전세사기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이 사업은 민간임대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다. 명칭은 '장기안심주택'이지만 이름과 달리 이는 공공임대주택이 아니다. 보증금 지원형 장기안심주택사업은 무주택 서울시민이 전세를 들 민간 전셋집을 찾아 서울시에 보증금 지원을 신청하면 서울시가 심사를 거쳐 보증금 지원을 결정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서울시는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에서 전세사기 위험성은 극히 낮다고 설명하고 있다. 임차인이 신청한 임대주택에 대한 지원을 결정할 때 시행하는 심사에서 전세사기 위험성이 있는 주택을 최대한 걸러낸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선순위 근저당 등을 살펴 위험성이 있는 물건은 제외하고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기준에 따라 지원여부를 결정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기안심주택은 전세금 반환보증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지만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없는 주택은 지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다"며 "서울시는 물론 전문가그룹인 서울보증보험에서도 심사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사기 우려가 있는 주택은 아예 장기안심주택사업 대상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서울시의 지원 심사가 강도 높게 이뤄지지만 낮은 확률이라도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이에 대한 해결책은 완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대인의 향후 신용 변동에 따라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게 되면 역시 보증금을 모두 찾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지원 상한 전세금이 4억9000만원 이하인 점을 볼 때 장기안심주택 지원 대상 주택은 빌라가 될 수밖에 없다.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거래가 많지 않아 정확한 매매 및 전세 시세를 알기 어렵다. 규모는 비슷해도 방·거실·화장실 등 주택 구성이나 구조 및 입지, 건축연한 등이 모두 달라 주변 시세도 참조하는 수준으로 이를 적용하기 어렵다.  

또 문재인 정부시절 아파트 공시가격은 큰폭으로 올랐지만 빌라는 '현실화율'이 높지 않아 공시가격도 실거래가와 비교해볼 수준이 아니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이야기다. 이에 따라 '빌라왕' 수준처럼 대규모 전세사기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전세사기가 발생하게 되면 경매시 보증금 손해 위험성은 다른 전세사기 사례와 다르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더욱이 장기안심주택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지 않다. 서울시는 통상 임차인이 부담하는 민간임대주택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 법적으로도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임차인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증보험 가입을 강제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다만 서울시가 '후원'한 청년안심주택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사례 역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했음에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제도적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가 임차인을 대신해 보증보험에 가입해주는 방안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경우 법적으로 '이중지원'에 해당할 소지가 있어 불가능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아울러 장기안심주택 심사 과정에서 보증 대상 역시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전액이 아니라 서울시가 지원하는 금액으로 한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장기안심주택 사업을 통해 지원하는 최대 6000만원의 보증금에 대해서만 서울보증보험(SGI)의 반환보증에 가입한다. 즉 보증보험의 심사 대상이 세입자 보증금 전체가 아니라, 서울시 지원금 최대 6000만원을 온전히 회수할 수 있는지 여부에 국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장기안심주택 지원금이 전체 임대보증금의 약 30% 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약 70%에 달하는 세입자 자산에 대한 보호가 100% 확실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장기안심주택에서 전세사기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하지만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지금으로선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서울시의 심사는 강도 높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전체의 1~2%라도 전세사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데 이들 당사자에겐 100%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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