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3% 위해 자본시장 개혁 필요, AI 매개 각 분야 혁신 준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코스피 5000은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8개월 만에 코스피 5000을 달성한 이후 시장의 향방과 관련해 "지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자본시장 개혁을 통해 대한민국 성장 동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코스피 5000을 계기로 '정책'의 시간에서 '시장'의 시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오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미원빌딩에서 열린 뉴스핌TV 인터뷰에서 "자본시장이 얼마나 더 오를지에 대해서는 굳이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대신 우리 경제가 가진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국가 경제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PBR 1.6, 아직 정상화와는 거리 멀다"
오 위원장은 코스피 5000 달성 이후에도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코스피 지수가 5000에 도달하면서 시장 전체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약 0.9에서 1.6 수준까지 올라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신흥국 시장 평균 PBR이 2.2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어 "1.6과 2.2 사이의 격차가 바로 한국 자본시장의 잠재력"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10년 걸렸다…우리는 더 오래 가야"
오 위원장은 일본의 사례를 들어 장기적인 정책 일관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2014년부터 밸류업 정책을 추진한 이후 10년 동안 니케이 지수가 3배 이상 상승했다"며 "대한민국은 디스카운트가 더 심한 시장이기 때문에 정상화와 프리미엄 시장으로 가려면 최소 5년, 10년을 보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5000은 단기 성과가 아니라 장기 정책 기조의 출발선"이라며 "정책적으로는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정책의 시간이 아니라 시장의 시간"
오 위원장은 향후 자본시장 성장은 정치나 정책보다 시장 참여자들의 태도 변화에 달려 있다고 봤다. 그는 "이제는 정책과 정치의 시간이 아니라 시장의 시간"이라며 "경영진의 인식 변화, 장기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비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 등 제도 개편을 통해 자본시장 개혁의 토대는 마련됐지만, 이후의 성장은 시장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가치주는 M&A로 평가받아야 한다"
기업 가치 회복의 핵심으로는 정상적인 시장 작동을 꼽았다. 오 위원장은 "기업이 수익을 못 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영역"이라면서도 "저PBR인 가치주라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M&A(인수합병)가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주가가 평가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사의 충실 의무를 강조했다. "이사 충실 의무의 핵심은 모든 의사 결정에서 주주 전체, 주주의 비례적 이익 관점에서 판단하고 필요하면 설명하라는 것"이라며 "이사가 거수기가 아니라 모든 주주의 입장에서 판단하게 되면 저평가된 가치주의 PBR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 |
"주주 이익 침해하면 전 재산 책임"
오 위원장은 충실 의무를 위반한 이사에 대해서는 강한 경고 메시지도 던졌다. 그는 "오너 입장에서 주주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하고 충실 의무를 위반하면, 회사 규모가 클수록 주주 손해도 커진다"며 "이 경우 이사는 전 재산으로도 책임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충분한 정보에 기초해 합리적으로 숙고했고, 그 판단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면 경영 판단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며 "문제는 배후 조정자의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편법 경영권 방어는 오래 못 간다"
경영권 보호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오 위원장은 "경영권은 결국 주주들의 지지를 통해 보호되는 것"이라며 "그 지지는 경영 실적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데 편법을 써서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시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그런 방식이 오래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범죄엔 공권력이 메스 들어야"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한 집행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정책과 정치의 역할은 제도 개선이지만, 명백한 범죄 행위에는 국가 공권력이 개입해야 한다"며 "주가조작이나 시세조정에 대해 수익과 원금을 몰수하도록 한 2021년 법 개정 이후 아직 상징적인 사례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처벌 사례가 나오면 시장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잠재성장률 3%…자본시장 개혁이 핵심"
오 위원장은 자본시장 개혁을 경제 전반의 성장 전략과 연결 지었다. 그는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3%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현 정부의 가장 큰 과제"라며 "이를 위한 6대 구조개혁 중 하나가 자본시장 개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제조업 경쟁력이 강한 나라"라며 "여기에 AI(인공지능)를 매개로 산업 전반의 구조개혁과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첫 예산부터 R&D 투자를 대폭 늘린 것도 이런 맥락"이라며 "국가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면, 상장 여부를 떠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