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기술주 투매가 이어지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급락했지만 우량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반등에 성공하며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0.31포인트(0.53%) 오른 4만9501.30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5.09포인트(0.51%) 내린 6882.72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50.61포인트(1.51%) 하락한 2만2904.58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실적을 공개한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가 이날 17% 폭락하며 기술주 전반에 찬물을 끼얹었다. 리사 수 CEO가 "AI는 내가 상상하지 못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칩 수요 증가를 강조했음에도,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AMD발 충격은 반도체 섹터 전반으로 번졌다. 브로드컴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각각 3.83%, 9.48% 급락했고, 대장주 엔비디아 역시 3.41%의 약세를 보였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4.36% 하락했다. 이틀 전 실적을 발표한 팔란티어 역시 11.62% 내리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AI가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스노우플레이크와 데이터도그는 각각 4.59%, 3.30% 하락했다.
기술주 폭락장 속에서도 애플은 2.60% 상승하며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시장은 애플이 무리한 AI 지출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 있으면서도, 온디바이스 AI 등 실리를 챙기는 전략이 현시점에서 오히려 안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 알파벳은 1.96% 하락 마감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대 약세를 기록 중이다. 알파벳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월가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은 올해 자본지출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 미 국채 금리 혼조, 달러 강세
미국 국채 금리는 단기물 하락, 장기물 상승의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 채권 시장에서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1.5bp(1bp=0.01%포인트) 하락한 3.557%, 반면 10년물 국채 금리는 0.3bp 상승한 4.27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약 2bp 확대된 71.7bp로, 수익률 곡선은 소폭 가팔라졌다.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된 가운데, 시장은 케빈 워시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가 향후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며 관망세를 유지했다.
당초 오는 6일 발표 예정이던 1월 비농업 고용보고서는, 3일 종료된 4일간의 부분적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다음 주로 발표가 연기됐다. 지표 공백이 길어지면서 연준의 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졌다.
같은 날 발표된 다른 지표에서는 1월 미국 서비스업 경기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업들의 투입 비용이 다시 상승해, 최근 둔화하던 서비스 물가가 재차 오를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재무부는 또 2026년 2~4월 기간 1250억 달러 규모의 차환(refunding) 계획을 발표하며, 국채 발행 규모를 당분간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하는 내용이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엔화 대비 상승하며, 엔화는 4거래일 연속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일본 선거를 앞두고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의 재정·국방 지출 확대 구상이 부각되며 엔화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달러/엔 환율은 0.7% 오른 156.82엔으로 엔은 달러 대비 1월 23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엔화는 1월 30일 이후 누적 2% 이상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DXY)는 0.24% 오른 97.63을 기록했다. 호주달러는 전날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인상 이후 급등한 뒤 0.37% 하락한 0.6996달러로 되돌림을 보였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결정을 하루 앞두고 0.11% 하락한 1.1806달러에 거래됐다.
◇ 유가 3% 급등, 금 하락
미국과 이란 간 예정됐던 회담이 무산될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가 3% 뛰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93달러(3.05%) 상승한 배럴당 65.14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은 배럴당 2.13달러(3.16%) 오른 69.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6일 고위급 회담을 열어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분쟁과 중동 지역 위기 해소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협상 범위와 장소를 둘러싼 이견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결과다.
한편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광범위한 지역을 강타한 겨울 폭풍의 영향으로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350만 배럴 줄어 4억2,030만 배럴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원유 생산량은 2024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금 가격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0.3% 오른 온스당 4,950.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는 최대 3.1%까지 상승했다가 한국시간 5일 오전 3시 29분 기준 온스당 4,924.89달러로 0.3% 하락했다.
◇ 유럽증시, 이틀 연속 혼조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이틀 연속 혼조세를 보였다.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19포인트(0.03%) 오른 618.12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87.75포인트(0.85%) 상승한 1만402.34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82.66포인트(1.01%) 뛴 8262.16으로 마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15.91포인트(0.47%) 전진한 4만6636.43에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28.55포인트(0.52%) 내린 2만4652.24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6.70포인트(0.09%) 하락한 1만8102.50으로 마감했다.
이날 유럽 주요 기업들이 내놓는 실적 성적표와 향후 비즈니스 전망이 주가를 크게 흔들었다.
덴마크의 대표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0%, 6%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17.17% 폭락했다. 2026년 가이던스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5~13% 줄어들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와 중국·브라질·캐나다 등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독점 판매권 만료로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노보노디스크 폭락의 여파로 덴마크 주가지수는 6.7% 하락했고, 헬스케어 섹터도 0.3% 내렸다.
영국의 글로벌 제약·헬스케어 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새 최고경영자(CEO) 루크 미엘스가 "향후 매출 성장률을 높이고 신약 개발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6.9% 상승,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최대 은행인 스페인의 산탄데르는 미국 지역 은행인 웹스터 파이낸셜(Webster Financial)을 122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후 3.33% 하락했다.
스위스 최대 은행 UBS는 분기 이익이 전망을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산관리 사업에서 자금 유출이 있었다고 보고하면서 6.3% 하락했다.
이날 은행 섹터는 전체적으로 1.2% 내렸다.
그외 주요 섹터 중에서는 통신이 3.6% 오르며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화학 업종도 4.8% 상승하며 2022년 3월 이후 최대 일일 급등 기록을 썼다. 기술주와 미디어주는 이날 각각 2.5%, 0.7%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