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직항 많은 중국 항공사, 여객 싹쓸이
중동 도시 국제 항공 허브 기능 상실 우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수많은 항로가 끊기면서 중국-유럽(중유럽) 노선의 수요가 폭증하고 티켓 가격도 치솟고 있다고 중국 매체 제일재경이 3일 보도했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동 노선 중단과 동시에 중국-유럽 항공 노선 여객 수요가 급증하며 항공권 요금이 폭등했고, 조만간 운항할 항공편 상당수가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중국-유럽 여객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를 반영하는 결과로 보인다.
제일재경은 항공업계 관계자를 인용, 국제 대도시인 두바이마저 전쟁으로 인해 속수무책의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중국-유럽 직항권 구매 경쟁이 가열되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밤, 중동 내 여러 미군 기지가 공격받으면서 카타르와 UAE 등은 전국 영공 폐쇄를 선언했다. 이로 인해 해당 국가의 거점 항공사인 카타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항공은 모든 운항을 중단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국내 항공사들도 중동행 노선을 대거 취소했다. 항공 여행 정보 플랫폼 '항려종횡(航旅纵横)'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3월 3일~9일 사이 중국 본토와 이란을 오가는 중국 국적사 항공편은 모두 취소됐다.

UAE 노선의 경우 약 40편, 사우디아라비아 노선은 약 10편이 지난 2월 동기 대비 추가로 취소됐다.
이로 인해 귀국 예정자뿐만 아니라 중동 여행, 출장, 경유를 계획했던 여행객들까지 현지에서 발이 묶이는 상황이 됐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운항 재개 시점을 계속 미루다가 3월 2일 밤 기존 예약자 우선 배정 방침 하에 소량의 운항 재개를 밝혔다.
중동 전쟁이 촉발한 중국-유럽 직항권 확보 전쟁은 에미레이트나 카타르항공을 통해 유럽으로 가려던 환승객들이 직항 노선으로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중국-유럽 여객 항공 시장에 직항 위주의 중국 항공사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경쟁 구도 변화가 일어났다고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밝혔다.
중동 항공사들은 팬데믹 이후 중국 노선을 빠르게 회복하며 중국발 유럽·아프리카·미주행 환승객을 끌어모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해 왔다.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허브 공항을 구축한 결과, 중국발 중동 항공사 이용객의 약 80%가 환승객으로 채워졌다.
이번 중동 사태로 중동 항공사들이 멈춰 서자, 직항 노선이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선택지가 되었다. 현재 중국-유럽 직항 시장은 팬데믹 전과 달리 중국계 항공사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 민항 업계 전문가는 "중국 항공사는 러시아 영공을 통과할 수 있어 유럽 항공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고, 중국 항공사들이 중국-유럽 노선에서 압도적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항공사들은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로 인해 러시아 영공을 우회해야 해 비행시간과 연료비 부담으로 가격 경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3월 3일 아부다비가 다시 공격받으면서 긴급 경보가 발령됐고, 이로 인해 중동 허브 공항들의 운항이 난항에 처했으며 중동 여행 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중국발 이란행 항공권 예약은 3월 3일~9일 사이 전면 취소로 '0'건을 기록했고, UAE 행도 대폭 감소했다. 항공 업계는 전쟁이 길어지면 걸프 지역의 국제 허브로서의 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 항공사들은 2025년부터 '일대일로' 국가인 중동과 아프리카 노선을 확대해 왔으나, 이번 사태로 이 노선들의 향후 확장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거 안전 문제가 있었던 태국이 중국 유커의 최대 인기 여행지가 된 것처럼 중동 지역 운항 노선도 전쟁의 기간에 따라 회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