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0개 도시 100여 개 행사…홍보대사 전지현·필리페
[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올해로, 프랑스와 대한민국이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으로 맺은 외교관계 140주년을 맞았다. 주한프랑스대사관은 5일 김중업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창의, 기회, 연대"를 3대 주제로 2년에 걸쳐 준비한 기념행사 계획을 공개했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수원, 전주, 부천 등 전국 20개 도시에서 100여 개 이상의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 대사는 "140주년의 시작을 부천에서 열게 됐다. 아드리앙 페뤼숑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아리엘 벡이 우정으로 참여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베르투 대사는 이번 기념행사의 의미를 문화에 국한하지 않았다. "한국과 프랑스의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문화뿐만 아니라 안보, 정치, 교육, 인적교류 등 모든 면에서 양국이 돈독해지는 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며, "거인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 양국 협력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와 한국 간 양방향 고위급 만남도 예정돼 있으며, "젊은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문화와 행사를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140주년 개막은 부천에서 시작된다. 7일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개막 연주회는 프랑스 출신 상임지휘자 아드리앙 페뤼숑이 지휘봉을 잡고 신예 피아니스트 아리엘 벡이 협연한다.

프로그램은 한국 작곡가 박성아의 '사이-시간의 틈'으로 시작해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 M.83', 드뷔시의 '바다'로 이어진다. 페뤼숑 지휘자는 "개인적으로 문화 교류에 깊이 공감한다. 인적 교류가 중요하다"며 "개막 연주를 통해 양국 간의 교류와 140주년을 녹여내고 싶다"고 말했다. 드뷔시 선정에 대해서는 "과거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솔리스트 양성원 등과의 협연, 프랑스와 한국의 오케스트라 학생들을 초청하는 연주 시간도 별도로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무대를 처음 밟는 아리엘 벡은 "특별한 행사에 초대받아 기쁘다. 한국 청중을 만나게 돼 기대가 된다"며 "라벨은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하다. 바로크적인 엄격성과 단순함이 있기에 흥미를 갖고 있는 작곡가"라고 말했다.
피에르 모르코스 주한프랑스대사관 문화협력참사관은 이번 행사의 성격을 '크로스 시즌'으로 규정했다. "한국에서 치러지는 140주년 기념 행사는 특별히 크로스 시즌으로 진행한다. 파리에서는 한국문화원이 이를 준비 중"이라며 "아비뇽 페스티벌이 한국 대중을 만나는 것처럼, 한국의 창작 연극이 프랑스에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해 동안 아티스트들의 지속 가능한 협력이 올시즌 목표"라고 설명했다.

모르코스 참사관은 양국이 모두 '문화 강국'임을 부각했다. "프랑스와 한국은 문화 강국이다. 빠르게 에너지와 수단을 활용한다. 문화부를 양국에서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만들기도 했다"며 "한국은 음악뿐만 아니라 문화 등에서 두드러지고, 프랑스도 강하다"고 했다. 특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개미'가 한국에서 K-웹툰으로 연재되고 있듯이, 한국과 문화 창작 파트너십을 맺고 지원하는 것이 140주년 교류의 목적"이라고 했다.
전시 공간으로서의 대사관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시가 열리는 김중업관은 현대 미술의 아이콘 건물"이라며 "대사관이 전시 공간이 된다. 한국과 서울에서 열려 있는 문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면도 있지만 최대한 많이 예약을 받으려 한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과의 협력도 진행 중으로, 방혜자 선생님을 주제로 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행사와 프랑스에서 거주한 한국 예술가들을 조명하는 전시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4월 9일부터 7월 19일까지 대사관저에서는 '프랑스의 한국 작가들 – 필립 티로 컬렉션'이 열린다. 남관, 박서보, 이우환, 방혜자, 이배 등 프랑스에서 활동한 한국 현대·근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프랑스 수집가 필립 티로의 소장품을 통해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다.
6월에는 가장 많은 행사가 진행된다. 6월 초 파리 퐁피두센터의 근현대미술 상설 컬렉션을 기반으로 한 '퐁피두센터 한화 개관'이 63스퀘어에서 열린다. 6월 4일에는 1886년 조약 체결 기념일에 맞춰 덕수궁에서 공식 기념식이 열린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무대에 서며, 국립박물관의 외교 선물 교류 주제 전시와 연계해 진행된다. 지난해 조수미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등급(코망되르)의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았다.
6월 한 달간은 전국에서 '페트 드 라 뮈지크' 특별 에디션도 펼쳐진다. JYP엔터테인먼트와 프랑스 국립음악센터가 함께하는 제2회 K팝 아틀리에(송라이팅 캠프), 여성 및 젠더 소수자 대상 DJ 워크숍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명예대사는 배우 전지현과 스트레이 키즈 멤버 필릭스다. 영화와 음악 분야에서 각각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두 인물로, 한국 문화의 역동성과 국제적 위상을 상징한다. 페뤼숑 지휘자는 "스트레이 키즈와 함께 협력할 기회가 생겨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행사는 연말까지 이어진다. 9월 광주비엔날레에서는 프랑스관이 운영되고, 10월 16일에는 서울에서 프랑스-한국 수교 140주년 기념 달리기대회가 열린다. 11월에는 '우먼 인 e스포츠' 캠프, 서울·인천·광주에서 디지털 아트 페스티벌 '디지털 노벰버'가 펼쳐진다. 그리고 12월, 부산에서 140주년 폐막 공연으로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