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화끈한 타격으로 대승을 거뒀지만, 불펜진의 실점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C조 조별리그 체코와의 첫 경기에서 11-4로 승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타선의 폭발력이 돋보였고 경기 내용 역시 대부분 한국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경기 후반 불펜에서 나온 실점은 향후 경기를 앞두고 과제로 남았다.

타격에서는 말 그대로 완벽에 가까웠다. 대표팀은 대회 전 평가전부터 이어온 타격감을 그대로 본 무대에서도 이어갔다. 장타가 잇따라 터지며 상대 마운드를 압도했다.
문보경(LG)은 1회말 만루 상황에서 선제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단숨에 한국 쪽으로 끌어왔다. 여기에 '한국계 빅리거' 셰이 위트컴(휴스턴)은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과시했고,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도 경기 후반 쐐기 솔로포를 날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같은 장타 퍼레이드에 힘입어 한국은 체코 마운드를 완전히 무너뜨렸고, 결국 11득점을 올리는 화력을 선보였다. 이 승리로 한국은 2009년 대회 대만전(9-0 승) 이후 무려 17년 만에 WBC 첫 경기 승리를 거두는 의미 있는 결과도 얻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투수 소형준(kt)이 제 몫을 해냈다. 소형준은 3이닝 동안 4안타를 허용했지만 2삼진과 1볼넷을 기록하며 무실점으로 체코 타선을 막아냈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는 위기도 있었지만 특유의 땅볼 유도 능력으로 실점을 막아냈고, 투구 수 역시 42개로 관리하며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베테랑 노경은(SSG) 역시 위기 상황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노경은은 마르틴 체르벤카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시작했지만 이후 마레크 흘룹과 마르틴 무지크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보이테흐 멘시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윌리엄 에스칼라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당초 선발 투수 뒤를 이어 마운드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우주(한화)는 아쉬운 투구를 남겼다.
한국이 6-0으로 앞선 5회초 마운드에 오른 정우주는 첫 타자에게 시속 148.5km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마르틴 체르빈카에게 안타까지 맞으며 순식간에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메이저리거 테린 바브라에게 정우주는 다시 시속 149km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바브라는 이 공을 그대로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렸고, 순식간에 점수 차가 줄어들었다. 빠른 공의 구속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후 한국 불펜은 다시 안정감을 찾았다. 6회부터 8회까지는 박영현(kt), 조병현(SSG), 김영규(NC)가 차례로 등판해 1이닝씩을 책임지며 체코 타선을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그러나 마지막 이닝에서도 실점이 나오면서 아쉬움이 남았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유영찬(LG)이 안타와 볼넷을 각각 하나씩 내주며 1점을 허용한 것이다.
유영찬은 앞서 3일 열린 오릭스와의 WBC 공식 평가전에서도 8회 등판해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는 동안 2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하면 2경기 연속 실점이다.
결국 한국 투수진은 이번 경기에서 체코 타선에 홈런 1개를 포함해 총 9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특히 다음 상대가 강력한 타선을 보유한 일본이라는 점에서 불펜 안정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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