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12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13일 차로 접어든 가운데, 수세에 몰린 이란이 페르시아만 일대의 원유 시설과 유조선을 겨냥한 전방위 타격에 나섰다. 글로벌 원유 물동량의 핵심 목줄인 중동 해역이 전장으로 변하면서, 전 세계적인 '오일 쇼크'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 바다로 번진 전쟁… 유조선 피격·항구 화재 속출
12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전날(11일) 이라크, 바레인, 오만 등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의 석유 인프라와 해상 수송로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
가장 큰 피해는 이라크 영해에서 발생했다. 이란 수중 드론의 공격으로 외국 선적 유조선 2척이 피격되어 최소 1명이 숨지고 선원 38명이 구조됐다. 이란은 해당 공격이 자국 수중 드론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어 바레인 북부 무하라크주의 유류 시설과 오만 포트의 연료 탱크가 이란 드론에 피격되어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특히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를 담당하는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는 상선 3척이 투사체에 맞는 등 민간 선박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주요 7개국(G7) 정상은 화상 회의를 열고, 해상 안보 확보를 위한 다국적 선박 호위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 걸프 국가로 쏟아진 미사일·드론… 전선 확대 우려
이란의 공격은 원유 시설을 넘어 주변 걸프 국가들의 영토 깊숙한 곳까지 확대됐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는 동부 유전 지대에서 이란발 무인기 20여 대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경제 허브인 크릭 하버 인근 건물에 드론이 추락해 화재가 발생했으며, 쿠웨이트와 이라크 쿠르드 지역 에르빌 공항에서도 공습 피해와 연기가 포착되는 등 교전 범위가 전방위로 넓어지는 양상이다.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직접 타격도 격화되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합동으로 이스라엘 중북부를 향해 '새로운 미사일 물결'을 발사했으며, 이스라엘 전역에 공습경보가 울렸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군은 12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과 라믈렛 알 바이다 해안을 대규모 보복 공습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최소 8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 사상 최대 비축유 방출과 트럼프의 엇갈린 메시지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하자 국제사회는 긴급 처방에 나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은 역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축유 방출에 합의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1억 7,2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즉각 승인했다.
그러나 전략비축유 방출 소식에도 유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고, 미국 내 전쟁 피로감은 깊어지고 있다. 미 국방부가 개전 첫 6일간 최소 110억 달러(약 14조 6,000억 원)를 지출했다는 소식과 함께, 어린이 168명이 희생된 이란 초등학교 폭발 사고가 미군의 오폭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기 종식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켄터키주 연설에서 뚜렷한 근거 없이 "우리가 이겼다"고 주장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던 본인의 기존 발언과 배치되는 것으로, 공화당 내에서조차 행정부의 메시지 혼선이 전략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이란, "전쟁 배상금·재침략 방지 보장하라" 휴전 조건 제시
전황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이란은 구체적인 휴전 조건을 내걸며 서방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정당한 권리 인정 ▲전쟁 배상금 지불 ▲재침략 방지를 위한 국제적 보장 등 세 가지 종전 조건을 공식화했다.
이는 이란이 러시아 및 파키스탄 지도자들과 회담한 직후 나온 입장으로, 특히 이스라엘의 재공습을 차단하기 위한 '미국의 분명한 확약'을 핵심 조건으로 중재국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