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열·강성묵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부문별 분업구조 제도화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청라 시대'의 문을 열었다.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점 소재지를 서울특별시에서 인천광역시 청라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4대 금융지주 중 서울 도심을 떠나 지방 도시로 법적 본점을 옮기는 첫 사례로 국내 금융권 지형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는 24일 서울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 감소, 정관 개정,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등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014년부터 청라국제도시 내 24만6671㎡ 부지에 데이터센터, 인재개발원, 헤드쿼터 등을 한데 모으는 '하나드림타운' 사업을 추진해왔다. 청라 1단계 사업으로 2017년 통합 데이터센터를 구축했고, 2019년에는 2단계 사업으로 연수 시설인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완성했다.
현재 신사옥 공사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 건물은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2만8474㎡ 규모로 2026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 건물이 완공되면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하나증권·하나카드·하나생명·하나손해보험 6개 계열사의 조직이 이전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본사 이전을 계기로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디지털 역량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청라를 아시아 금융의 글로벌·디지털 전진기지로 육성하며, 대규모 부지에 세운 통합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디지털 대응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청라에는 우선 지주 헤드쿼터와 글로벌, IT, ESG, 인재 개발 등의 분야가 결집하며, 은행과 증권 등은 기존처럼 서울에 본점을 두게 된다.
하나금융의 이전을 계기로 인천 청라가 새로운 금융 허브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현재 청라에는 국제금융단지와 국제업무지구 개발도 주목받고 있으며, 사업비만 2조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의 정관 변경 통과는 하나금융이 수십 년간 뿌리내린 서울 을지로 시대를 마감하고, 인천 청라에서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써 내려가는 공식적인 출발점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의 또 다른 핵심은 3인 부회장 체제의 공식화다. 이승열·강성묵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지난해 말 인사에서 확정된 부문별 분업 구조가 제도적으로 완성됐다. 지속성장, 투자·생산적금융, 신사업·미래가치 등으로 역할을 나눈 세 부회장이 각자 의사결정과 성과에 책임을 지는 구조로, 함 회장은 그룹 차원의 전략과 신사업에 집중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구조를 두고 실행력 강화와 함께 차기 회장 승계 구도의 출발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부회장들이 독립적으로 성과를 검증받는 체계인 만큼 향후 경영 성과가 자연스럽게 차기 리더십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사외이사 6명도 선임됐다. 사외이사 9명 중 임기가 만료된 8명 중 7명을 재선임하고, 이강원 사외이사만 교체해 변화보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선택했다.
유일하게 새로 사외이사로 선임된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과 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을 지낸 금융소비자 정책 분야 전문가로, 금융당국이 지주 이사회에 소비자 보호 전문가를 포함해야 한다는 기조에 화답한 인선으로 평가된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