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과 이란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엇갈린 메시지가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했다.
-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에 최대 7차례 상반된 메시지를 쏟아내며 이란의 불신을 초래하고 협상 테이블에서 멀어지게 했다.
- 미국 대표단의 파키스탄행 무기한 연기 후 휴전 연장을 발표한 것은 외교적 망신을 덮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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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파키스탄 파견 연기 덮으려는 외교 망신…트럼프 진퇴양난"
WP·WSJ "시간 버는 이란에 주도권 내줘…백악관, 치킨게임 속 딜레마"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이 파키스탄의 막판 중재에도 불구하고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엇갈린 메시지가 외교적 신뢰를 흔들며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 대표단의 파키스탄행이 무기한 연기되며 2차 대면 회담 성사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무기한 휴전 연장'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를 두고 외교적 체면을 구긴 결과라는 뼈아픈 평가가 나온다.
◆ 하루 7번 말 바꾼 '1인 왓츠앱' 트럼프…이란 불신 최고조
영국 가디언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위협과 자화자찬이 뒤섞인 '혼선 발언'이 오히려 이란을 협상 테이블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에도 수차례(최대 7차례) 소셜미디어와 인터뷰를 통해 상반된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격에 나설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바로 두 문장 뒤에 "이란이 내일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이는 식의 발언을 이어갔다. 또 이란을 향해 "훌륭한 나라"라고 치켜세우다가도 곧바로 "피에 굶주린 나라"라고 매도하는 등 극단적인 표현을 오갔다.
이러한 오락가락 행보에 대해 가나 주재 이란 외교 공관은 "지난 24시간 동안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감사하고, 위협하고, 중국을 비난했다가 칭찬하고, 봉쇄 성공을 선언했다가 다시 합의를 약속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일종의 1인 왓츠앱(WhatsApp) 그룹 같다"고 강도 높게 조롱했다.
이란 측 반발도 한층 거세졌다.
이란 협상 수석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트럼프가 "협상 테이블을 항복의 장으로 바꾸거나 새로운 전쟁 도발을 정당화하려 한다"며 "위협의 그늘 아래서는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란의 주파키스탄 대사 레자 아미리 모가담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구절까지 끌어다 쓰며 "거대한 문명을 가진 나라는 위협과 강압 하에서 협상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진실"이라고 맞받아쳤다.
가디언은 이런 상황이 결과적으로 이란이 향후 어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미국의 변덕을 막을 수 있는 '불가역적 보장 장치'를 요구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파키스탄 파견 연기…'망신' 가리기용 휴전 연장?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당초 JD 밴스 부통령과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까지 포함된 미국 협상단은 2차 대면 회담을 위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란이 불참 의사를 굳히면서 대표단 파견이 무기한 연기됐고, 백악관은 "추가 정책 회의"를 이유로 들며 상황을 수습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내부 분열을 거론하며 "이란이 통일된 제안을 낼 때까지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 바버라 슬레이빈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연장 발표가 "미국이 부통령을 파견할 준비까지 마쳤지만 이란이 응하지 않은 상황에서 빚어진 '외교적 망신'을 덮기 위한 조치"라고 직격했다.
슬레이빈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명백히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라며 "이번 전쟁은 처음부터 그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통해 새로운 협상 지렛대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최대 압박 전략에서 벗어나 "이란에 일정한 유화적 제스처를 통해 진지한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시간 버는 이란 vs 치킨게임 백악관
WP는 트럼프의 이 같은 입장 번복이 결과적으로 이란에 주도권을 넘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수잔 말로니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시간을 무기로 활용하면서도 출구 전략을 모색할 의향이 있는 이란의 모습"이라며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추가 양보를 시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악관 역시 딜레마에 빠졌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밴스 부통령, 국가안보팀, 쿠슈너, 위트코프 등과 연쇄 회의를 열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 내부가 강경파와 온건파로 분열돼 있으며, 협상 권한과 이행 능력 자체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 재개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국내 여론이 악화된 장기 군사 충돌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백악관은 결국 "이란이 구체적인 제안을 제시할 때까지 압박을 유지하되 협상 여지는 남기는 방식"의 고강도 치킨게임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같은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은 글로벌 경제의 핵심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불안을 키우고 있다.
협상 불확실성과 해협 통행 제한 장기화 우려가 번지면서 국제 유가는 급변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전 세계 원유 시장에는 당분간 긴장감이 지속될 전망이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