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철도 관제사들이 27일 3조2교대 개편을 요구했다.
- 과중 업무와 피로 누적으로 대형사고 위험을 지적했다.
- 국토부는 인력 증원과 시스템 자동화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국토부 "사고 우려 없어, 인원은 늘려갈 것"
정부 해명에도 관제사 분노 여전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철도 안전의 최전선에 있는 관제사들이 과중한 업무 부담과 부족한 휴식 시간 등을 이유로 교대 체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근무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과 함께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다만 관계 부처 간 입장 차이와 예산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단기간 내 제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한계 다다른 야간근무…집단행동 나선 관제사들
27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근로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철도 관제사들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번 갈등은 한 커뮤니티에 철도교통관제사 A씨가 과중한 3조2교대 근무로 관제 인력의 피로가 누적돼 대형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확대됐다. A씨는 관제사의 작은 실수에 수백 명의 생명이 달려있으나 밤샘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으로 대형 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교통공사와 부산교통공사에서는 4조2교대 체계를 도입해 운영함에도 코레일 관제사들은 여전히 3조2교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는 "매일 수면 장애를 달고 사는 것은 기본이고, 새벽 3~4시쯤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헛것이 보일 정도로 걸어 다니는 좀비나 다름 없다"며 "초인적인 집중력이 요구되는 직업인 만큼 맑은 정신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철도관제사들이 4조2교대 도입을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코레일 노사는 4조2교대 도입에 합의해 전면 시행을 추진했지만, 재정경제부(전 기획재정부)와 국토부의 정원 및 예산 승인을 받지 못한 채 진행해 논란이 일었다. 결국 정부로부터 인력 충원 없는 교대제 개편은 철도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시정명령을 받았다. 인력 확보의 벽을 넘지 못해 다시 3조2교대로 복귀한 셈이다.
관제사들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4조2교대로의 전환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이달 13일 국가철도관제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코레일 본사 노사상생처에 설립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관제노조는 현행 3조2교대에서 4조2교대의 전환과 식사 시간 외 휴게시간 보장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지난 24일에는 일부 관제사들과 국토부 간 간담회도 열렸다. 국토부가 관제사들과 공식적으로 마주 앉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 국토부 "인력 증원은 천천히…시스템 자동화로 안전 추구"
국토부는 사태 해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철도 관제사의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4조2교대 전환을 재정당국 등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 중이다.
현재 코레일 철도교통관제센터에서 실제 교대 근무하는 관제사 374명은 3조2교대로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4조2교대 전환을 위해서는 약 125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 단계적 전환 방안을 검토한다. 인력이 대규모로 증원돼야 하는 사안인 만큼 단번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체 8개 권역 중 1개 권역에서는 현재 4조2교대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업무가 과중하다는 관제사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철도 관제가 열차집중제어시스템 기반으로 자동 제어되는 구조라 인적 오류에 따른 사고 위험은 매우 낮다고 반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사전에 입력된 열차 운행계획에 따라 시스템이 자동으로 운행 진로를 설정해 제어하며, 이례 상황 발생 시에만 2인 이상 공동 관제를 실시한다"며 "위험한 진로는 시스템을 통해 원천적으로 설정이 제한돼 2006년 개통 이후 관제사 과실로 인한 중대 철도사고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야간 휴게시간에 대해서도 저녁 7시부터 익일 아침 9시까지의 근무 중 5시간은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레일 역시 4조2교대 전환을 위해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관제실 정기 간담회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있으며, 관제 분야의 4조2교대 도입에 필요한 정원과 예산 확보를 정부에 계속 요구해 왔다"면서도 "공기업 특성상 인력 충원과 예산 확충의 최종 결정권은 국토부와 재경부에 있어 자체 조치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현장 덮친 무임노동 논란…근본 대책 마련 목소리
정부와 사측의 입장 표명에도 일선 관제사들의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관제사들은 인력 충원 전이라도 출근 일수 조정이나 근무 패턴 변경 등 국토부 재량으로 우선 조치할 수 있는 개선안을 제안했지만 한 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야간근무 시 5시간의 휴게시간이 주어지긴 하지만, 공식적인 인수인계 시간이 없어 휴게시간을 쪼개 쓰거나 사고 발생 시 비상대기 형태로 쓰이는 탓에 실질적인 보장이 안 된다는 것이다.
관제사들은 타 소속과 달리 '산업재해법' 시행 이후에도 사고 발생 시 소속장이 책임지지 않고 오롯이 관제사 개인만 처벌받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결원이 생겨 대체근무에 들어가면 최대 38시간을 회사에 머물게 되지만, 최소한의 피로도 관리를 위한 안전장치도 없는 실정이다.
시스템 자동화로 대형 참사 우려가 없다는 국토부 설명과 일선 현장의 목소리도 엇갈린다. 2024년 10월 한 신입 관제사가 로컬관제의 작업 승인 요청을 받고 마지막 열차 운행 종료 여부를 착각해 승인을 내주는 상황이 발생했다. 현장에 50~60명의 작업자가 투입된 가운데, 진입 중이던 열차 기관사가 이를 발견하고 비상제동을 체결해 참사를 막은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제사는 "국토부에서는 시스템적으로 완벽하다고 얘기하지만 관제사의 실수 하나가 언제든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열차집중제어시스템은 원천적으로 진로 설정 오류에 의한 충돌이나 탈선 등 중대 철도 사고로 이어질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며 "최근 관제사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오해를 풀었으며, 4조2교대 외에도 추가적인 처우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관제사들의 묵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종합적인 처우 개선 방안이 동반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흥철 충남대 자치행정학 박사는 "승진 우대나 근무 환경 개선 등의 부분에 있어서도 관제 분야 근무 선호도는 부정적인 경향이 있다"며 "근무 처우 개선 만이 근본 해결 방안이 아니며, 관제사의 책임 사고 시 관제사 구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