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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기술'에 밀린 트럼프, '확장판' 아브라함 협정으로 성과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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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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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이란전 종식 뒤 중동 평화를 위한 '확장판 아브라함 협정' 구상을 내놨다
  • 전문가들은 이란과의 불리한 협상을 '위대한 성과'로 포장하려는 시도이자 현실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 미·이란 모두 체면을 세울 서사를 찾으며 협상을 이어가지만 긴장 고조 가능성 속에 합의 도출 여부는 불투명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5일 제시한 '아브라함 협정' 확장판은 이란 전쟁 종식 이후 중동 지역의 영구적 평화 안착에 필요한 큰 그림일 수 있다.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이고, 이란까지 아우르는 트럼프의 구상은 일견 위대하고 원대해 보인다.

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란과 대화에서 몇 가지 양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불완전한 성과를 위대한 성공 사례로 포장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외신들에선 트럼프의 구상을 두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위대한 승리에 걸맞은 서사가 필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 이란측 '협상의 기술'이 트럼프에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기드온 라흐만은 이란전쟁 발발 이후 트럼프의 충동적 의사결정과 좌충우돌식 일처리, 그로 인해 전 세계가 떠안게 된 비용을 반복해서 비판해왔다. 현지시간 25일의 칼럼도 그 연장선이다.

그는 '협상의 기술( The Art of the Deal)'의 저자이자, 자칭 협상의 달인이라는 트럼프가 '협상의 기술'에서 이란에 밀리고 있다고 했다.

1987년 발간된 트럼프의 '협상의 기술'은 "거래에서 최악은 필사적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기회를 엿볼 테고 결국 당신은 끝장나게 된다. 최선책은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협상하는 것이다"라고 기술했다.

라흐만에 따르면 트럼프는 그 원칙에 반하는 조바심을 (이번 전쟁에서) 반복적으로 보였다. 지난달 5일 "빌어먹을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 미치광이들아. 그렇지 않으면 지옥행이 될 것이다"는 글을 올리기 전, 트럼프는 자신의 책을 다시 숙독했어야 했다고 라흐만은 꼬집었다.

한 문명을 지워버릴 정도의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위협을 "트럼프 대통령이 실행에 옮기지도 못한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고 라흐만은 덧붙였다.

이어 "이 칼럼을 쓰는 현 시점에서 미국은 이란을 전쟁 이전보다 더 높은 위치에 올려놓는 합의에 응할 참"이라며 이란이 언제든 봉쇄할 수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단계적 제재 완화와 자산동결 해제 등에 응하려 한다고 짚었다.

라흐만은 "트럼프가 쉼 없이 비난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 2015년 이란 핵협정보다 현재 그는 여러 면에서 더 불리해 보이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을 별 생각없이 감행한 대가를 치르는 중이라는 이야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5월 15일(현지시간) 중국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 D.C. 백악관으로 돌아오며 손짓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확장판' 아브라함 협정 의 용도

공화당내 강경파의 심기도 불편하다. 더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고, 협상을 서두르다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은 자칫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라늄 농축도 지속할 수 있는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내 우려와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트럼프도 현지시간 25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위대한 합의가 아니면 합의는 아예 없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나아가 중동 주요국이 모두 참여하는 '확장판' *아브라함 협정을 제안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미국의 적극적 중재로 2020년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일부 아랍 국가(UAE, 바레인 모르코 등)들의 관계 정상화·평화 협정이다. 아브라함'은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이 공통 조상으로 인정하는 예언자로, 유대인과 아랍인 모두의 뿌리를 상징한다.

우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해야 한다" 했다. 파키스탄과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의 협정 참여도 요구했다. 장기적으로는 "이란 역시 이 협정에 참여하는" 구상을 내비쳤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인 나와 이란이 합의를 맺는다면, 이란 역시 이 비할 데 없는 세계적 연합의 일원이 되는 것은 큰 영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5일자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는 '몇가지 사안(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및 휴전 연장 등)에서 양보로 비칠 수 있는 이란과의 합의를, '확장판 아브라함 협정'이라는 서사를 띄워 '중동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위대한 성과물'로 포장하려는 것 같다.

트럼프가 반복적으로 강조했듯 이란과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는 '위대한 것'이어야 한다. 엄밀하게는 어떤 종류의 합의가 도출되든 그것은 위대한 것으로 포장돼야 한다. 새로운 중동 질서로 선전될 수 있는 일명 '그랜드' 아브라함 협정은 '위대한 승리의 서사'에 어울리는 재료일 수 있다.

아브라함 협정을 중동 전역으로 확대해 '궁극적으로 이스라엘의 안보와 안녕에 이바지하겠다'는 구상은 현재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스라엘 내 주전파들을 달래는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

물론 '그랜드' 아브라함 협정의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냉정한 평가다. 지구상에서 이스라엘을 지우는 것을 신의 뜻으로 여기는 이란의 신정체제가 '아브라함 협정'에 동참하기 위해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완전히 리셋할 각오로 더 맹렬한 군사작전을 펼치거나, 상당한 반대급부를 제공해야 한다. '현실성보다는 위대해져 보이려는 트럼프의 시도'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 비대한 자아들의 충돌

자아가 비대하기로는 이란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현지시간 23일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황제에 굴복한 로마 황제들을 담은 부조 사진과 함께 "로마인 생각에는 로마가 이론의 여지 없이 세계의 중심이었지만 이란인은 그 환상을 산산조각 냈다"는 글을 올렸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이란이 외부 세력(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승리했다는 맥락의 게시물이다.

미국과 이란 모두 이 전쟁을 어떻게든 끝내고 싶은 게 솔직한 바람일 테지만, 각자의 승리에 부합하는 스토리를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 장관은 26일 인도 자이푸르 국제공항 전용기 안에서 이란과 협상이 며칠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초기 합의문의 구체적인 문구를 놓고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이루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 좋은 합의를 하거나 아니면 합의를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라고 했다.

그 과정에선 25일 미군의 이란 남부(기뢰부설 선박과 미사일 발사대를 겨냥한) 공격과 이란의 응사처럼 긴장이 고조되는 장면도 연출될 수 있다. 아직은 양측 모두 판을 깨겠다는 생각보다 막판 진통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상황은 유동적이다. 트럼프는 이란이 합의를 맺지 않으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파괴적 공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여전히 으름장을 놓고 있다.

2월 28일 이전이라면 이란의 인적이 드문 산악지대에 한바탕 공습을 퍼붓는 식의 약속대련(통제된 군사충돌)으로 트럼프가 체면을 세우면서 합의에 이르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터라 이 또한 쉽지는 않다 - 우발적 대형사고로 비화할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 전쟁 재개 여부는 어디까지나 트럼프에게 달렸는데, 그가 다시 호기롭게 공격의 방아쇠를 당기기에는 원유시장과 미국 국채시장 무엇보다 미국 내 여론이 녹록지 않다. 그래서 양측 모두 어떻게든 나름의 명분을 만들어 합의의 첫 관문(양해각서, MOU)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 내 여전히 높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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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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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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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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