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검·경 합수본이 9일 선거용지 부족 사태 수사에 착수해 선관위에 대한 강제수사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 수사 초점은 투표용지 110% 예산 확보 후 50%만 인쇄한 선관위 의사결정의 적법성과 대응 지연 책임 규명에 맞춰졌다고 했다.
- 법조계는 투표방해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입증되면 직무유기 등 형사처벌 가능성이 있지만 단순 행정착오로 볼 여지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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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적 고의 인정될 수도"…"수사 상황 지켜봐야"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9일 구성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강제수사 등 본격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수사의 핵심은 투표지 관리 과정에서의 위법 여부뿐 아니라, 선관위 관계자들이 결과를 예견하고도, 이를 용인했는지에 대한 '미필적 고의' 입증에 맞춰질 전망이다. 법조계는 합수본이 고의성을 명확히 입증할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이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합수본을 서울중앙지검에 설치하기로 했다.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본부장을 맡으며, 검찰에서 12명, 경찰에서 15명이 파견된다. 검찰에서는 김태훈 3차장을 비롯해 김형원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과 검사 4명, 수사관 6명이 합류한다. 대검은 합수본 출범 이전에도 경찰과 협력해 신속히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 선관위, 110% 예산 확보하고 50%만 인쇄…'의사결정' 적법성 쟁점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일부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하게 되면서 참정권 침해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곳은 서울 송파구 투표소 20곳을 포함해 서울이 42곳, 경기 23곳, 인천 11곳, 대구 4곳, 부산 3곳, 울산 2곳, 충북 1곳, 전북 1곳, 전남 2곳, 경남 2곳이었다.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사태는 국민주권의 근간을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라며 검·경 합수본을 통해 책임 소재와 사건 전모를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이후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시민단체 간부를 전날 소환 조사했으며, 선거 종사자들의 대화방 자료를 확보하는 등 초동 수사에 주력했다.
향후 합수본 수사의 초점은 선관위의 투표용지 수급 계획 수립 과정과 의사결정 구조, 현장 대응 경위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앙선관위가 유권자의 110%에 달하는 투표용지 예산을 확보하고도 실제 인쇄 지침을 50% 수준으로 대폭 낮춘 배경이 핵심 규명 대상이다.
선관위는 2022년 6·1 지방선거 이후 남은 투표용지의 회수와 폐기에 예산이 낭비되고, 유출 시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여론을 의식해 이번 선거부터 인쇄량을 기존 60%에서 50%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상황에서 선관위의 행정이 지나치게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용지를 공급한 인쇄업체를 특정했으며, 투표하지 못한 시민들과 현장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당일 투표소 현장에서 용지 부족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선관위의 대응이 늦었다는 점 역시 주요 수사 대상이다. 이에 따라 사태 대응에 최종 책임이 있는 선관위 수뇌부를 겨냥한 강제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 '단순 예측 실패' vs '의식적 방임'…법조계 형사처벌 전망 엇갈려
현재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적용된 주요 혐의는 형법상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이다. 전날 고발인 조사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추가된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본은 향후 수사를 통해 드러나는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 법조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직무유기가 성립하려면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고의로 직무를 방임하거나 포기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결국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의식적으로 자신들의 직무를 방임·포기했다는 점이 인정되는지가 관건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직무유기에 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경우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선관위가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세웠던 계획 자체가 굉장히 불합리하고, 투표용지가 부족할 것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인데도 무책임하게 (선거를) 진행했다면 형사처벌 가능성도 있다"며 "투표용지가 부족할 것이 분명히 예상되는데도 '일단 있어보자'는 정도로 일관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 판례상 단순한 행정 착오나 정책적 오판, 업무 태만 등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실제 유죄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선관위 관계자들이 선거 당일 아예 출근을 안 했거나 업무를 아예 안 봤다면 모를까, 적절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지 못했다는 정도로 직무유기가 성립하긴 어렵다"며 "향후 합수본 수사를 통해 추가적인 사실관계를 밝혀내고 법률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