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올해 콘텐츠 예산을 1조6177억원으로 늘리고, 5개년 동안 문화예술 인재 양성에 1조원을 투입했다.
- 문예진흥기금 개편으로 소액다건 단년도 지원을 줄이고 다년·집중 지원을 확대해 창작주체 등 장기 사업을 키우고 있다.
- 다년·집중 지원과 산업화 전략이 검증된 소수 예술가 쏠림을 키워 신진·실험예술이 배제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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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K컬처' 목표를 400조원으로, 수출 목표를 1100억 달러로 올려 잡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콘텐츠 산업의 매출 성장 속도는 더디고, 전체 투자 순위에서는 20위권 밖으로 밀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5년간 51조원, 2030년까지 10조원으로 불어나는 콘텐츠 정책금융은 과연 필요한 곳으로 흐르고 있는지 짚어봤다.
글 싣는 순서
[프롤로그] 51조 '문화강국' 프로젝트...K콘텐츠 펀드·OTT·예술, 어떻게?
[K성장 ①] 400조 청사진 속 K컬처, 현장 체감 왜 다른가
[K성장 ②] K콘텐츠 펀드 7318억의 명암...역대 최대 콘텐츠 펀드의 역설
[K성장 ③] OTT 특화 399억으로 넷플릭스에 맞설 수 있나
[K성장 ④·끝] 산업화 그늘의 순수예술, 창작의 시간을 묻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올해 콘텐츠 부문 예산이 1조6177억원으로 전년보다 27% 급증하며 전 부문 최고 증가율을 기록하는 동안, 문화예술 부문도 2조6654억원으로 2830억원(11.9%) 늘어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창작 기반에도 돈이 흘렀다. 하지만 '검증된 소수로의 쏠림'이 창작 지원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먼저 5개년 계획에서 문화예술 인재 양성과 지원 확대에는 총 1조11억원이 투입된다. 순수예술 청년 창작자를 겨냥한 'K-아트' 청년창작자 지원에 180억원이 새로 배정됐고, 예술인 복지금고 50억원, 예술산업 금융지원(융자 200억원·보증 50억원)이 모두 신규로 편성됐다. 여기에 청년문화예술패스 361억원, 통합문화이용권 2915억원이다.
K-아트 청년창작자 지원은 39세 이하 창작자를 대상으로 올해부터 2027년까지 2년간 지원하는 다년 방식이며, 문체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17개 광역문화재단이 국비 60~70%, 지방비 30~40%를 매칭한다. 순수예술의 원천 창작 IP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 대목에서 문예진흥기금이 개편되고 있다. 소액다건 지원, 유사·중복 사업, 기관별 분절적 지원체계가 문제로 지적돼 왔고, 방향은 집중 육성과 다년 포괄 지원의 확대다. 그 과정에서 창작의과정, 공연예술전문인력지원, 신나는예술여행 같은 유사·중복성이 높은 사업이 정비 대상에 올랐다. 대신 창작주체와 창작산실 같은 다년지원 사업을 키우고, 전담심의제를 도입해 연중 관리 체계로 전환한다.

공연계는 "1년짜리 단발 지원을 여러 건 뿌리는 방식으로는 안정적 창작이 어렵고, 유사·중복 사업을 정비해 재원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오랫동안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다년·집중 지원은 필연적으로 문턱을 높인다. 창작주체 같은 다년지원 사업은 활동 이력과 선정 실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경력이 짧은 신진 예술인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소액·단건 지원이 줄면 실험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초기 창작이 밀려날 수도 있다. 문예진흥기금 공모에는 매년 4000건 넘는 신청이 몰릴 만큼 수요가 재원을 크게 웃돈다. 한정된 재원을 소수에 집중하는 구조에서는 탈락의 폭도 그만큼 커진다.
콘텐츠 정책펀드가 검증된 소수 IP로 쏠리고, OTT가 검증된 대작으로 쏠리듯, 창작 지원도 검증된 소수 예술가로 좁혀질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개편의 열쇠는 '다년지원'이라는 방향에 있다. 400조원 선언과 맞물려 문체부는 영화·게임·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전 분야를 단년도 지원에서 다년도 지원 체계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분과 회의에서 반복된 목소리가 "좋은 콘텐츠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였다. 실제로 최휘영 장관은 애니메이션 분과 회의에서 "애니메이션도 다년도 지원이 필요한 분야"라고 밝혔다.

최 장관은 정부 출범 1주년 간담회에서 기초 예술에 대한 투자를 약속하며 장르별 성장 패키지를 마련하고, 청년 예술인 '10만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창작 안전망 강화와 예술인 권리 보호도 함께 제시됐다. 실효성 논란이 불거진 예술활동증명제도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내년까지 개선 방안을 손보겠다고 했다. 청년예술인 예술활동 적립계좌처럼 24개월 저축에 정부가 1인 최대 240만원을 매칭하는 생계형 지원도 이어진다.
결국 예술 인재 정책은 두 갈래로 요약된다. 하나는 산업화다. 콘텐츠 예산 27% 증액이 보여주듯 창작을 산업 성장의 출발점으로 놓는 흐름이다. 다른 하나는 창작의 시간이다. 단발 공모의 한계를 넘어 다년지원으로, 소액다건에서 집중 육성으로 지원 구조를 바꾸려는 것이다.
정부의 방향은 지원금을 배분하고 집행을 감독하는 '공모 사업 관리 행정'에서, 산업 전체의 성장 구조를 설계하는 '콘텐츠 성장 정책'으로 옮기는 것이다. 하지만 어긋나면, 검증된 소수만 살아남고 신진과 실험은 사라지는 생태계가 될 수도 있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