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수도권 3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가 3년 새 6.7배 늘었다.
- 정부는 초고가 1주택 과세 기준을 두고 개편을 검토했다.
- 전문가들은 형평성보다 거래위축 등 부작용을 우려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일률 과세 땐 관망세·조세저항 등 우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수도권에서 3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급증하면서 초고가 주택 과세 기준을 둘러싼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준선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거래 위축과 고가 주택 쏠림 등 시장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강남 밖으로 번진 '30억 클럽'…과세 대상 급증할까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초고가 1주택에 일반 1주택보다 무거운 보유 부담을 지우자는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기준선 설정부터 시장 영향까지 따져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30억원 이상에 거래된 아파트는 최근 1년간 3246건으로 3년 전 같은 기간 484건보다 6.7배 늘었다.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30억원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2%에서 4.4%로 두 배로 높아졌다.
고가 거래는 더 높은 가격대에서도 빠르게 늘었다. 40억원 이상 거래는 188건에서 1157건으로 6.2배 증가했고 50억원 이상 거래도 78건에서 520건으로 6배 넘게 확대됐다. 초고가 주택을 소수의 예외적인 자산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거래 저변이 넓어진 셈이다.
지역도 강남권 밖으로 확산했다. 3년 전 서울의 30억원 이상 거래 476건 가운데 강남3구와 용산구가 440건으로 92%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용산구가 43건에서 247건, 영등포구가 14건에서 115건, 양천구가 4건에서 83건으로 늘었다. 성동구는 8건에서 58건, 광진구는 3건에서 24건으로 증가했다.
3년 전 30억원 이상 거래가 없었던 강동구와 동작구에서도 각각 10건과 8건이 신고됐다. 경기에서는 성남 분당·판교 8건이 전부였던 거래가 최근 79건으로 9.9배 늘었다. 성남시 56건에 이어 과천시 16건, 수원 광교 7건이 새로 등장했다.
이 같은 '30억 클럽'이 서울 주요 지역과 경기 상급지까지 번진 상황에서 정부는 초고가 1주택의 보유 부담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100억원대 주택에도 실거주 1주택 감면을 똑같이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문제를 제기했다. 초고가 기준으로 30억원이 거론되자 이는 다소 가혹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30억원을 기준으로 삼으면 불과 3년 전보다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지역이 크게 늘어난다. 기준을 40억~50억원으로 높여도 해당 가격대 거래가 같은 기간 6배 이상 증가한 만큼 정책 적용 범위가 예상보다 넓어질 수 있다. 기준선 하나가 세 부담과 시장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의미다.
◆ 같은 고가주택도 성격 달라…일률적 보유세 한계
현행 종합부동산세는 주택 수에 따라 세율을 달리 적용한다. 이 때문에 자산 가치가 낮은 주택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초고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낼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가구 1주택자는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로 세 부담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어 이런 혜택이 '똘똘한 한 채' 수요를 키웠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면 단기적으로 강남권에서 나타나는 거래 둔화와 매수 관망세가 한강벨트 일부 지역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매수자들이 과세 기준과 보유 부담이 구체화될 때까지 의사결정을 미루면서 가격이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도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초고가 주택의 과세 형평성을 바로잡더라도 가격만으로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면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세 기준과 세율뿐 아니라 주택의 성격과 보유 목적, 실제 처분 방식까지 함께 살피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가 서울 아파트 거래가격 상위 1%를 초과하는 주택을 분석한 결과 비슷한 가격의 고가주택이라도 매수 목적에 따라 세금에 반응하는 방식이 달랐다. 예컨대 압구정동이나 대치동의 고가 노후주택은 재건축 이후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재 성격이 강하다. 신축 고급주택은 주거환경과 사생활 보호 등 거주 만족을 구매하는 사용재에 가까울 수 있다.
연구진은 자본이득을 기대하고 노후주택을 사는 수요에는 거래세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실거주한 소유자 입장에선 보유세를 높이면 조세저항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유선종 건국대 교수는 "보유세 강화는 거래 없이 장기간 거주한 실소유자에게 조세저항 우려를 낳을 수 있다"며 "부동산 세금의 효과도 거래 목적에 따라 달리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세 강화가 오히려 고가 우량주택 선호를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석희 한국부동산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패널의 2010~2020년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17년 이후 취득세·종부세·양도소득세가 강화되자 시장에 매물을 내놓는 대신 가족에게 증여하는 움직임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주택을 무조건 파는 대신 가격이 높고 선호도가 높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는 남겨두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과세 강화가 매물 확대와 가격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