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SK그룹이 28일 엔비디아와 AI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을 개발 초기부터 함께 설계하기로 했다.
- 이번 협력은 공급을 넘어 코디자인 파트너십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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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차세대 메모리 협력 확대…구체적 공급 계약은 향후 논의
제품 개발 초기부터 성능·사양 조율…엔비디아 핵심 메모리 파트너 입지 굳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SK그룹이 엔비디아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부터 차세대 AI 메모리 공동개발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협력에 나섰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개발 초기 단계부터 HBM을 함께 설계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면서 단순 공급업체를 넘어 AI 플랫폼 공동개발 파트너로 역할이 한 단계 진화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과 엔비디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5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추진하기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에는 SK텔레콤의 최대 2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SK하이닉스·엔비디아 간 장기 AI 메모리 협력이 포함됐다.

핵심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제품 개발 초기부터 차세대 HBM을 함께 설계하고 최적화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 엔비디아가 GPU의 구조와 요구 성능을 먼저 결정하면 SK하이닉스가 이에 맞는 HBM을 개발한 뒤, 엔비디아의 성능 검증과 인증을 거쳐 공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GPU와 HBM이 각각 개발된 뒤 제품 완성 단계에서 서로의 성능과 호환성을 맞추는 구조에 가까웠다.
앞으로는 ▶ 엔비디아가 GPU를 설계하는 초기 단계부터 SK하이닉스가 참여해 필요한 HBM의 데이터 전송 속도와 용량, 전력 효율, 적층 구조 등을 함께 조율하게 된다. GPU와 HBM 사이에서 데이터가 오가는 인터페이스와 패키징 구조도 개발 단계부터 최적화하고 엔비디아의 제품 출시 일정에 맞춰 성능 검증과 양산 준비까지 연계하는 방식이다. GPU와 HBM을 각각 개발한 뒤 완성 단계에서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두 제품이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설계 조건과 양산 가능성을 사전에 맞추는 셈이다. 이를 통해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설계 변경을 줄이고 성능 검증과 양산 승인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다만 이를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전용 HBM을 독점적으로 생산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SK하이닉스 측은 "개발 단계부터 협력한다는 것은 엔비디아 맞춤형 HBM을 독점 생산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품 개발 과정에서 양사가 긴밀하게 소통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다른 메모리 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하거나 SK하이닉스만을 공급사로 선택한다는 내용도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공급계약 경쟁에서는 SK하이닉스가 한층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제품 사양과 개발 일정을 경쟁사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이에 맞춰 HBM을 준비하면 성능 검증과 양산 승인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이미 개발 과정부터 호흡을 맞춘 제품을 다른 회사 제품으로 교체하려면 추가 검증과 설계 조정이 필요하게 된다.
이는 이른바 '고객 락인' 효과다. SK하이닉스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공급 물량이나 계약 조건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 협력이 향후 엔비디아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장기적으로는 가격 협상력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SK하이닉스의 HBM이 엔비디아 가속기의 성능과 출시 일정에 더 깊숙이 연결될수록 단순히 정해진 사양의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아니라 핵심 기술 파트너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세대 HBM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기술 완성도와 양산 능력을 갖춘 공급업체의 협상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번 협약이 곧바로 구체적인 공급 가격이나 물량 확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협약에서는 중장기적인 협력 방향을 폭넓게 논의했으며, 구체적인 고객 계약까지 논의된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아직 복수의 메모리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이 SK하이닉스의 협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향후 공급 물량과 계약 기간, 가격 조건을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단순 공급계약보다 한 단계 높은 '코디자인(Co-design)' 체제로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개발 생태계에 더 일찍, 더 깊게 들어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당장은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하는 효과가 크고 이런 관계가 장기간 이어지면 가격과 공급 조건을 협상하는 힘도 자연스럽게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