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헌재가 27일 병역기피자 해직 의무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 병무청 일방 판단만으로 해직돼 소명절차가 없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
- 해당 조항은 2028년 2월 29일까지 적용되며 국회가 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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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병역을 기피하고 있는 근로자를 고용주가 의무적으로 해직하도록 한 현행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병역의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병역기피자를 해직할 필요성 자체는 인정되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당사자가 소명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절차조차 두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직장을 잃게 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취지다.
헌재는 27일 양심적 병역거부자 A씨가 병역법 제76조를 상대로 낸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5명 헌법불합치, 2명 단순위헌, 2명 기각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전씨는 병역법 제76조 전체를 대상으로 헌법소원을 청구했지만, 헌재는 이 가운데 전씨에게 실제 적용된 제76조 제1항 제2호의 '고용주는 징집·소집을 기피하고 있는 사람이 재직 중인 경우에는 해직해야 한다'는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해 위헌 여부를 판단했다.
해당 조항은 오는 2028년 2월 29일까지 계속 적용된다. 국회가 그때까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조항은 2028년 3월 1일부터 효력을 잃는다.
청구인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현역 입영을 거부해 과거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대체역 편입 절차를 세 차례 안내받고도 신청하지 않은 채 현역 입영에도 응하지 않아 다시 기소됐고, 1·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현재 대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청구인이 회사에 근무하던 2023년 8월 인천병무지청장은 회사 측에 병역기피자는 임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회사는 이를 이유로 청구인을 해고했다. 이에 청구인은 병역법 제76조가 고용주로 하여금 '징집·소집을 기피하고 있는 사람(병역기피자)'을 해직하도록 규정해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다수의견은 병역기피자 해직 제도의 목적과 필요성 자체는 인정했다. 병역의무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해 병역자원을 확보하고 병역부담의 형평성을 유지하는 것은 정당한 입법목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해직에 앞서 병역기피 여부를 다툴 수 있는 절차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헌재는 병역기피죄가 성립하려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이나 소집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정돼야 하는데,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는 개인의 구체적인 사정을 토대로 판단해야 하는 불확정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무청이 병역기피자라고 판단해 고용주에게 해직을 통보하면 고용주는 형사처벌 가능성 때문에 사실상 이를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임에도, 당사자가 의견이나 자료를 제출해 병무청의 판단을 다툴 기회가 없다고 봤다.
헌재는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하였는지 여부를 다투는 병역의무자에게 의견 및 자료를 제출하고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병무청의 일방적 판단과 조치에 의해 해직을 당하게 한다"며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즉시 효력을 없애면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한 사람까지 해직할 법적 근거가 사라지는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김복형·마은혁 재판관은 한발 더 나아가 해직 제도 자체가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미 병역기피에 대한 형사처벌과 인적사항 공개, 국외여행 제한 등의 제재가 존재하는데도 공공·민간 영역을 가리지 않고 취업을 막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봤다.
반면 정정미·조한창 재판관은 병역부담의 형평성과 병역의무 이행의 실효성을 고려하면 현행 제도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며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