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 학교가 머릿니 주의 이메일을 보내 학부모가 대응했다.
- 미국 머릿니 감염은 연 600만~1200만건으로 추산됐다.
- 전문 제거업체가 불황에도 수요를 얻으며 성장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뉴욕살롱>은 미국 생활 12년 차 특파원이 일상에서 만나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월가의 숫자부터 장바구니 물가, 학교와 일터, 문화까지 뉴스의 안과 밖에 있는 미국을 들여다봅니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이메일이 왔다. 머릿니(lice)가 여러 건 확인됐으니 주의해달라는 교장 명의의 안내문이었다.
한국에서 머릿니는 오래된 이야기다. 참빗으로 머리를 훑던 시절, 초등학교에서 전교생 머리에 가루약을 뿌리던 시절의 단어다. 이런 현상은 1990년대를 지나며 드물어졌다.
미국에서는 아니다. 지금도 매년 가을이면 학교에서 안내문이 돌고, 학부모 단체 채팅방이 바빠진다. 올해도 교장의 안내 이메일이 돌자 채팅방에 "Good luck!(행운을 빌어)", "And it all begins…(또 시작이네)"라는 말이 올라왔다. 겪어본 사람들의 인사였다.
◆ "아동 머릿니, 연 600만에서 1200만 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11세 아동 사이에서 연간 600만~1200만 건의 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추정치의 폭이 두 배나 되는 건 신고 의무도 공식 집계도 없어서다.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르지만 규모는 수백만 단위다.
학교 머릿니 안내문에는 제거 방법이 상세히 적혀 있다. 참빗과 전용 샴푸, 분무기, 수건, 비닐봉지, 돋보기를 준비하라고 한다. 밝은 곳에 자리를 잡되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도록 책이나 영화, 비디오 게임을 준비하라는 당부도 있다. 머리를 작은 구역으로 나눠 두피부터 끝까지 빗어 내리고, 2주간 살아 있는 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며칠에 한 번씩 반복하라고 돼 있다. 집 안도 손봐야 한다. 지난 24시간 안에 닿은 것은 모두 세탁하거나 14일간 비닐봉지에 넣고, 빗은 섭씨 54도 물에 5~10분 담그고, 카시트도 청소하라는 내용이다. 하루가 꼬박 드는 일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다음이다. 미국에서는 이 일을 대신해주는 산업이 만들어졌다. 전문 제거 업체가 전국에 있다. 미용실처럼 생긴 매장에서 기술자가 특수 빗으로 머리를 훑고 약제를 쓴다. 뉴저지의 한 업체는 시간당 160달러를 받았다. 한국 돈으로 22만원 선이다. 머리가 길거나 숱이 많으면 시간이 더 걸린다.
프랜차이즈도 여럿이다. 라이스리프터스는 2009년 가정 방문 서비스로 출발해 2011년 프랜차이즈로 전환했고, 첫해에 지점이 13개로 늘었다. 가맹비는 3만5000달러, 로열티는 매출의 5%다. 다른 업체는 4만 달러를 받는다.
실제로 수요가 늘고 있는지 뉴저지 티넥의 머릿니 치료 업체에 전화를 걸어봤다. 이 업체 관계자는 최근 2년 사이 문의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명확한 답은 없었다. 다만 "장사가 잘되니 불만은 없다"고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시장 규모를 40억 달러(약 5조4000억원)로 내세운다. 시장조사기관 GM인사이트가 집계한 미국 머릿니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4억1270만 달러였다. 약국 치료제가 20달러 안팎이고 업체 시술이 최대 200달러이니, 치료제를 사던 가정이 모두 업체를 찾는다면 계산상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지만 40억 달러는 지금의 규모라기보다 업계가 그리는 가능성에 가깝다. 감염 건수조차 세지 못하는 분야에서 시장 규모만 정확할 리는 없다.

◆ 불황에도 강하다…수요를 받치는 것들
머릿니 치료 업계는 한 가지 표현을 공통적으로 쓴다. 불황에 강하다는 것이다. 머릿니는 미룰 수 없으니 경기와 무관하게 수요가 있다는 논리다.
약국에서 파는 제품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배경이다. 약제에 내성을 가진 개체가 48개 주에서 보고됐다. 업계는 이를 '슈퍼 라이스'라고 부른다.
티넥 업체 관계자는 머릿니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도 설명했다. 학교에서 한 반에 머릿니가 나오면 그 반 학생 전원의 가정에 주의를 당부하지만, 실제로 모든 가정이 확인하고 처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 집이 끝내도 다른 집에서 남아 있으면 교실에서 다시 돌기 시작한다. 그렇게 한 반에서 몇 차례씩 되풀이된다고 했다.
학교 정책도 수요를 받친다. 미 소아과학회(AAP)와 CDC는 머릿니가 발견돼도 아이를 조퇴시키지 말라고 권고한다. 질병을 옮기지 않으니 건강 위험이 아니고 결석이 학업에 손해라는 이유다.
다만 운영은 학군이 정한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치료 후 24시간이 지나면 간호사를 만난 뒤 교실에 돌아가게 하고, 알이 남아 있으면 추가 치료를 위해 집으로 돌려보낸다. 알이 부화해 다른 아이와 교직원에게 옮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안내문은 설명한다. AAP 등이 폐기를 권고한 '노 니트(no-nit·알이 하나라도 남으면 등교 불가)'에 가까운 방식이다. 하루 안에 확실히 끝내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싶은 부모들은 전문 업체를 찾게 된다.
한국에서 머릿니는 참빗과 함께 기억 속으로 물러났다. 이곳에서는 아직 현재형이고, 참빗이 하던 일에 시급이 매겨졌다. 가을마다 안내문이 돌고, 그 메일에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문장이 들어 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