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현대차그룹이 6일 서울서 체험형 과학전시를 열었다.
- 2032년 GBC 과학관 콘텐츠를 시험하는 자리다.
- 오감 체험 12종으로 과학을 놀이처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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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지고 부수는 '핸즈온' 방식…어른들을 위한 '칵테일 과학' 눈길
"기술의 뿌리는 호기심"…2032년 GBC 체험형 과학관의 '미리보기'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하얀 연기를 뿜는 용기와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장치, 움직이는 발판 위에서 균형을 잡는 체험물까지. 서울 강남구 현대 모터스튜디오가 자동차 전시장이 아닌 과학 실험실로 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032년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에 들어설 체험형 과학관의 콘텐츠를 미리 시험하기 시작했다. 약 300개의 전시물을 갖출 GBC 과학관에 어떤 콘텐츠를 넣을지 방문객 반응을 살피고 한국형 과학관 모델을 찾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베드'다.
6일 찾은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체험형 과학관 익스플로라토리움과 공동 기획한 '해브 펀 위드 사이언스(Have Fun with Science)'가 열리고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고양에서 첫 팝업 전시를 연 데 이어 이번에는 물리·화학·인간의 감각까지 영역을 넓혔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일방적으로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기존 전시 방식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전시물을 직접 만지고 움직이며 원리를 발견하는 '핸즈온(Hands-on)' 방식이 적용됐다. 설명문을 읽고 이해하는 것보다 직접 경험하면서 스스로 질문하도록 유도한다.
◆ 균형 잡고 빛으로 그림 그리고…오감으로 만나는 과학
전시장에 들어서면 움직이는 발판 위에서 균형을 잡는 '아슬아슬 균형 잡기(Find Your Balance)'가 눈길을 끈다.
기다란 발판 위에 올라 몸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며 균형을 유지하는 체험이다. 평소 무심코 사용하는 균형 감각에 어떤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는지 몸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옆에는 바람으로 모래언덕을 만드는 '바람이 빚어내는 풍경(Wind-Carved Landscape)'이 마련됐다. 둥근 전시물 안에서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모래 지형이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자연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지는 사막의 지형을 눈앞에서 살펴보는 셈이다.

빛과 감각을 활용한 전시도 인상적이다. '라이트 페인팅'은 빛을 자유롭게 움직이면 그 궤적이 화면에 남는 방식이다. 움직임의 속도와 방향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고, 자신이 만든 그림을 사진 형태로 남길 수도 있다.
후각을 이용한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내 후각은 얼마나 정확할까?(The Nose Knows)'에서는 여러 향을 맡고 같은 냄새를 찾아보며 평소 쉽게 지나쳤던 감각을 다시 살펴볼 수 있다.

한쪽에 마련된 창작 공간에는 색색의 펜과 배터리, 전선, 각종 생활용품이 가득했다.
'드로잉 머신' 체험에서는 참가자가 직접 움직이는 그림 기계를 만들 수 있다. 주어진 기계를 조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전시에는 이 밖에도 도미노 블록의 연쇄 작용으로 에너지의 전달을 살펴보는 '릴레이 놀이',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블록을 옮기는 '팀워크 게임' 등 총 12종의 체험물이 마련됐다. 어린이는 물론 성인도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 칵테일도 과학 실험으로…어른들도 즐기는 체험 공간
이번 전시는 어린이만을 위한 과학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다. 성인 방문객을 겨냥한 체험도 별도로 준비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사이언스 오브 칵테일'이다. 재료가 섞이면서 나타나는 색과 형태의 변화를 통해 칵테일 속 과학 원리를 살펴볼 수 있다. 현장에서 선보인 시연에서는 용기 주변으로 연기가 쏟아지고 색이 달라지는 듯한 시각적 효과가 더해져 이목을 끌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자기기를 직접 분해해 내부 구조를 살펴보는 '테이크 어파트(Take Apart)'도 마련됐다. 완성된 제품을 사용하는 데 익숙한 방문객들이 기계가 작동하는 원리를 거꾸로 추적해 볼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이날 저녁에는 성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특별 프로그램 '스핀 더 나이트(Spin the Night)'도 열린다. 현대차그룹은 과학을 학습의 대상이 아닌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적 경험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 2032년 GBC 과학관의 출발점…300개 전시물 준비
이번 전시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팝업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은 2032년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에 약 300개의 전시물을 갖춘 체험형 과학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 방문객에게 어떤 콘텐츠가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한 사전 실험 성격을 갖는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첫 번째 팝업 전시를 진행했다. 당시에는 사회과학 분야에 집중했다면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물리학과 화학, 인간의 감각 등으로 체험 범위를 넓혔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지성원 현대차그룹 HMG브랜드경험담당 부사장은 "과학은 우리가 왜 하는가에 집중하고, 기술은 어떻게 구현할까를 고민한다"며 "과학을 시작점으로 접근한다면 훨씬 더 창의적인 질문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앤 리처드슨 익스플로라토리움 최고경험책임자도 "사람들에게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상을 직접 경험하게 하고 스스로 관찰하고 질문하며 발견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전시에서 수집한 방문객 반응을 향후 GBC 과학관 콘텐츠 제작에 반영할 계획이다. 익스플로라토리움에서 제작한 전시물을 국내에 그대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인의 문화와 정서에 맞게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생산하고 판매하던 기업이 과학관 건립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술의 결과물인 자동차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그 기술을 탄생시키는 호기심과 탐구의 과정을 공유하겠다는 취지다.
오는 12월 15일까지 운영되는 이번 전시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멤버십 가입 시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2032년 선보일 과학관의 모습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그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첫 단서들은 서울 한복판에 펼쳐져 있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