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김여정은 9일 이재명 정부의 의료장비 지원을 비난했다
- 전날에 이어 이를 정치적 도발로 규정하며 대남 단절을 재확인했다
- 한국을 외면하고 무시하겠다고 밝혀 관계 개선 가능성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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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반 위임" 내세워 적대 강조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이 9일 이재명 정부의 대북 의료장비 지원 구상을 거칠게 비난하며 "한국을 외면하고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의료장비 지원을 '정치적 도발'로 규정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입장을 내고 대남 단절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김여정은 이날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서면 입장에서 "'선의'로 포장된 악의만큼 추악한 것은 없다"며 한국의 의료장비 지원 추진을 비난했다.
그는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과 의료장비 지원 구상을 함께 거론하며 "우리 국가에 대한 체질적인 대결 악습이 부어낸 동전의 양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두 사안의 목적이 북한의 "존위와 영상을 어떻게 하든 깎아내리려는 흉심"에 있다고 강변했다.
북한이 지뢰 폭발 사건을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해온 데 이어 인도적 지원까지 같은 맥락의 대북 적대행위로 묶어 대남 비방공세를 펼치고 나선 것이다.
김여정은 이재명 정부가 인도주의 지원을 내세워 국제사회에 한국의 '선의적인 태도와 노력'과 북한의 '거부적인 입장'을 대비시키려 한다는 취지의 비난도 쏟아냈다.
한국이 긴장 고조의 책임을 북한에 돌리기 위해 지원 구상을 활용하고 있다는 억지 논리다.
그는 "'이렇게 선의를 가지고 할 바는 다하는데 보다시피 긴장 격화는 서울의 책임이 아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뢰 폭발 사건과 의료지원 구상을 각각 '피해자'와 '천사'의 모습을 연출하려는 시도로 표현하며 "제1부에서는 '피해자'의 허상을 만들어내더니 제2부에서는 급작스레 난데없는 '인도주의'를 떠들며 '천사'로 둔갑"했다고 비난했다.
김여정은 한국을 향해 "하나는 얻었을지 몰라도 둘, 셋, 열을 더 잃은 꼴"이라며 "섶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든 꼴, 불난 데 기름을 끼얹은 꼴"이라고 주장했다.
입장문 말미에는 "국가수반의 위임에 의하여 그리고 조선인민의 총의에 따라 우리가 앞으로 더욱 분명히 한국의 인간쓰레기들을 외면하고 무시할 것이라는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번 입장이 개인 차원의 반응이 아니라 오빠인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뜻에 따른 것임을 강조한 대목이다.
김여정은 앞서 8일에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 정부의 대북 의료장비 지원 추진을 비난했다.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에 의료장비 지원을 위한 제재 면제를 요청한 사실을 거론하며 "우리 국가에 대한 모독이고 변종된 정치적 도발이며 우리의 국법을 거스르는 엄중한 주권 침해행위"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을 통해 평양 인근 강동군병원에 약 93억원 규모의 의료장비를 지원하기 위한 제재 면제 승인을 지난 5월 받았다.
지원 구상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와 X선 장비, 구급차 등이 포함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북한과 실제 지원에 관한 협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정부가 대북지원에 연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김여정의 입장문은 북한이 군사·안보 사안과 인도적 협력을 싸잡아 대남 적대 구도 안에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여정은 8일 "가장 적대적인 한국의 정체성과 조한관계의 적대적 성격은 결코 변할 수 없다"고 강조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한국을 외면하고 무시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인도적 지원을 계기로 남북 간 접점을 마련하려는 구상에도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사회를 겨냥한 책임 공방의 성격도 드러난다. 북한은 한국이 '지원하는 남측'과 '거부하는 북측'을 대비시키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원 거부의 이유를 한국의 정치적 의도에 돌리고 있다.
대화와 협력 거부가 북한의 일방적 선택이 아니라 한국의 적대행위 때문이라는 논리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입장 발표에는 새로운 군사 조치나 구체적인 보복 지침이 담기지 않았다.
현 단계에서는 추가 행동의 예고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존 대남 단절 기조를 강화하고, 인도적 지원을 통한 관계 개선 가능성을 차단하는 정치적 메시지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해석된다.

yj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