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가유산위원회가 16일 세운4구역 유적 보존 현장을 조사했다
- 위원회는 세 차례 심의를 미루며 승인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 주민들은 매달 20억원 넘는 금융비용을 호소하며 신속 심의를 촉구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세계유산영향평가 소송까지
현장조사 뒤에도 결론 없어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이 유적 보존 심의와 세계유산영향평가라는 두 갈래 갈등에 묶였다. 국가유산위원회가 세 차례 결론을 미룬 끝에 현장조사까지 마쳤지만 아직 승인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 주민들은 사업 지연으로 매달 20억원이 넘는 금융비용이 든다며 조속한 심의를 요구하고 있다.

◆ 유적 보존 위치 살핀 국가유산위…심의 결론은 아직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가유산위원회 매장유산분과 위원 11명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을 방문해 유적 보존 위치와 방법을 조사했다. 위원회가 현장 확인을 이유로 심의를 보류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장조사는 마쳤지만 보존방안의 승인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세운4구역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시행하는 도심 재개발사업이다. 종로구 예지동 일대에 업무시설과 오피스텔, 판매시설 등을 조성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정비계획을 변경해 건축물 높이를 종로변 최고 98.7m, 청계천변 최고 141.9m로 높였다. 종로구는 올해 6월 이를 반영한 사업시행계획 변경을 인가했다.
사업 부지에서는 SH가 2022~2024년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선시대 마을 입구의 시설인 이문(里門)과 배수로, 건물터 등이 발견됐다. SH는 유적 일부를 이전·복원하고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 전시공간을 마련하는 보존방안을 위원회에 제출했다. 서울시와 SH는 올해 6월 인가받은 사업시행계획을 기준으로 이 보존방안을 심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위원회는 보존방안에 대한 결론을 세 차례 미룬 바 있다. 2024년 1월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봤고, 올해 8월에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이 확정된 뒤 재심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9월에는 유적을 보존할 위치와 방법을 현장에서 확인하겠다며 다시 보류했다.
서울시와 SH는 6월 변경인가까지 받은 사업의 유적 보존 심의가 계속 늦어지는 데 반발하고 있다. 위원회 심의와 국가유산청장의 발굴조사 완료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서다.
주민대표회의 또한 조사 당일 입장문을 내고 위원회에 신속한 심의를 요청했다. 이미 두 차례 현장조사를 거쳤고 유적의 안전성도 확인됐다는 주장이다. 보완이 필요하다면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업 지연에 따른 부담도 호소했다. 이들은 "누적 채무가 약 8000억원이고 매달 금융비용으로 20억원 넘게 나간다"며 "재개발을 위해 세입자를 이주시킨 뒤 임대수입도 끊겼다"고 했다. 이어 "매장유산 심의를 세계유산영향평가의 인질로 삼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 "한 달 늦으면 20억원 더"…종묘 영향평가 놓고 법정 공방
매장유산 보존방안과 별개로 종묘 경관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에 들어설 건축물이 종묘의 세계유산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SH에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계획을 보완·조정하라고 명령했다. 서울시는 "세운4구역이 종묘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밖에 있어 평가를 강제할 수 없다"며 맞섰다.
이견은 국정감사에서도 드러났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보존과 개발의 균형점을 갖고 같이 하자는 것"이라며 영향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조남준 전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세운4구역이 영향평가 대상 구역 밖에 있다고 판단한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 15일 종묘 현장점검에서도 양측은 거리를 뒀다. 강성필 서울시 도시공간기획관은 "세운4구역은 종묘에서 약 180~200m 떨어져 있어 유산지구로서의 범역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보호구역 밖에서 이뤄지는 사업이라도 세계유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 평가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주민들은 매장유산 보존방안 심의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각각 판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자는 사업 부지에서 발견된 유적을 어떻게 보존할지 결정하는 절차이고, 후자는 건축물이 종묘의 세계유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는 절차라는 이유를 제시했다. 국가유산청은 종묘에 미칠 영향을 검증하지 않은 채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양측의 판단 차이는 법정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SH가 국가유산청의 세계유산영향평가 이행명령에 반발해 제기한 행정소송은 오는 21일 시작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운4구역은)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받았지만 매장유산 보존방안에 대한 위원회 재심의와 영향평가 갈등이 모두 남아 있는 현장"이라며 "조사를 마친 뒤에도 심의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서 내년 상반기 착공 목표를 지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