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성철 아침미소목장 대표가 21일 목장 운영 철학과 성장 비결을 설명했다.
- 목장은 위기 속 체험형 6차 산업으로 전환해 프리미엄 유제품을 개발했다.
- 동물복지와 무료 개방을 실천하며 해외 11개국 수출과 100년 목장을 추진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피땀으로 빚은 집념의 프리미엄 유제품
생명존중 철학이 일군 나눔의 쉼터
부자(父子)가 함께 그리는 세계화의 꿈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시골 출신인 내게 논밭길을 걸으며 맡았던 소똥 냄새는 고향의 기억을 불러오는 정겨운 향수다."
지난 21일 제주시 한라산 자락의 산록도로를 따라 올라 아침미소목장에 들어서자, 흙내음과 축사 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코끝을 스쳤다.

곧이어 마주한 이성철 아침미소목장 대표의 모습은 그 구수한 향수만큼이나 정겹고 선해 보였다. 이성철 대표는 지난 1975년 부친이었던 고(故) 이창숙 선대 회장이 터를 잡았던 목장을 이어받아, 연간 35만 명 이상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이자 대한민국 대표 6차 산업의 모범 사례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숱한 풍파 속에서도 창업주의 신념을 굳건히 지켜내며 8만 평의 드넓은 목장을 성공적으로 확장해 온 비결을 이성철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다.
◆ 폐업 위기 딛고 자격증·연구 집념…피땀으로 빚어낸 프리미엄 유제품
이성철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여긴 것이 아침미소목장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목장의 존립 자체를 흔들었던 치명적인 시련이었다고 얘기할 때는, 당시의 고뇌가 스치는 듯 수심이 비치기도 했다.
이성철 대표는 한 달에 수백만 원씩 적자가 누적되며 목장을 매각하려 고뇌하던 나날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이 대표는 포기하는 대신 "위기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단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1차 산업에만 매달리던 구조를 체험 목장으로 과감히 개혁했다.

이어 "아버님에게 물려받은 직후 시작하려고 했던 게 관광 목장이었다"며 "그 얘기가 나올 때만 해도 대한민국에 관광 목적의 목장은 딱 한 군데뿐이었는데, 제가 추진하려던 구상을 그쪽에서 먼저 실행에 옮겼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결과적으로 관광 사업이 잘되지 않았고, 오히려 그게 제게는 커다란 전환의 계기가 됐다"며 "관광 목장을 고집하지 않고 체험 목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체험 목장으로 돌아선 덕분에 존폐 위기 속에서 기회를 얻었고, 6차 산업으로 재도약하는 결정적 계기가 돼 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6차 산업 기업으로 완전히 발돋움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도 강조했다. 6차 산업은 1차 생산에 가공(2차)과 체험·관광(3차)까지 결합한 것이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도전으로 꼽힌다.
사업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부인인 양혜숙 공동대표와 함께 유가공사 자격증을 직접 취득한 것은 물론, 대형 식품기업들과의 협업 과정에서 혹독한 위생 교육과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몸으로 부딪치며 체득했다.
이러한 수십 년간의 집념과 연구는 목장에서 직접 시식한 다양한 유제품에서 완벽하게 증명됐다. 바삭한 쿠키 사이에 풍부한 크림이 들어간 랑그드샤는 고소함의 진수를 보여주었고, 묵직하면서도 크리미한 카이막과 깊은 향을 품은 라떼는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인위적인 당분을 첨가하지 않은 플레인 요구르트는 혀 끝에 감도는 원유 본연의 고소함과 상큼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맛을 본 손님들이 설탕을 탔냐고 물어볼 정도"라며 자부심을 내비친 이 대표의 말처럼, 시중의 가공 유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진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정직하고 건강한 맛이 감동을 선사했다.
◆ "젖소가 행복해야 진짜 우유"…생명존중과 나눔으로 가꾼 8만 평 초지
맛있는 유제품을 맛본 뒤 이어진 본격적인 목장 탐방은 아침미소목장만의 남다른 생명존중 행보를 실감케 했다. 필자가 방문했던 당시에는 푸른 초지 위에 방목된 젖소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없었는데, 이는 젖소들의 컨디션과 스트레스, 기후 조건 등을 세심하게 고려해 안쪽 축사에서 휴식을 취하게 한 목장 측의 배려 때문이었다.
"젖소가 행복해야 진짜 좋은 우유가 나온다"는 슬로건 아래, 아침미소목장은 국내 유일의 '자유방목 동물복지 인증' 젖소 목장이라는 타이틀을 지켜가고 있다. 수입 건초 대신 직접 재배한 유기농 풀을 먹이며 저탄소 친환경 사육을 고집하는 모습에서 미생물 하나, 소 한 마리를 대하는 진심 어린 태도가 느껴졌다.

약 8만 평에 달하는 이 넓고 아름다운 초지 공간을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에게나 전면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는 점도 놀라웠다. 제주 지역 사회와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부담 없는 쉼터를 제공하겠다는 이성철 대표의 나눔 철학 덕분에, 주말이면 수많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찾아와 자연을 즐긴다.
초지 한쪽에는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공간에서 양과 거위 같은 동물들이 여유롭게 노닐고 있어, 아이들에게 생생한 교감과 잊지 못할 생태 교육의 기회를 선사하고 있었다. 입장료 수익에 연연하기보다 사람이 모이고 행복을 얻어가는 공간으로 목장을 가꾸어낸 혜안이 빛나는 대목이었다.
◆ 100년 목장을 향한 부자(父子)의 청사진…가업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이성철 대표는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귀농한 차남 이원신 총괄이사와 함께 목장을 경영하며, 단순히 가업을 이어받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형 농업으로의 도약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목장의 원유와 수제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급 카페 브랜드 '틴크레스트(TINCREST)'를 론칭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으로의 외연 확장을 적극 타진 중이다.
1975년 제주 언덕길의 자그마한 축사에서 출발했던 아침미소목장은 이제 홍콩 등 해외 11개국으로 유제품을 수출하고, 전국 유통망과 편의점에서도 사랑받는 제주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우리는 내년이 아니라 100년 뒤를 바라보며 매일 아침을 준비한다"는 이성철 대표의 말처럼, 땀방울로 일궈낸 정직한 노동과 철학은 대한민국 농업이 나아갈 지속 가능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