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 중간선거 이후 5일부터 투자자들이 AI 관련주를 대거 매도했다.
- 반AI 공약 당선자 증가로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 중단 가능성이 제기됐다.
-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나스닥100지수는 각각 12%, 6.4%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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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압승에 데이터센터 '급제동' 우려…엔비디아 시총 4,400억 달러 증발
텍사스 주지사 교체 충격…美 2028년 AI 컴퓨팅 용량 3분의 1 '흔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투자자들은 수개월간 인공지능(AI) 투자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위협하는 각종 리스크를 걱정해왔다. 그리고 이번 주, 마침내 패닉 버튼을 눌렀다.
AI 투자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 공포는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이후 본격화됐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과반을 확보했으며, 전국 곳곳의 주의회와 주지사 자리도 차지했다. 당선자 상당수가 반(反)AI 공약을 내걸었던 만큼, 여러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개발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 같은 인식이 확산되자 5일부터 투자자들이 앞다퉈 시장을 빠져나가며, 수천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AI 투자와 연관된 종목을 가리지 않고 내다 팔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 폭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6.4% 하락했다. 두 지수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 3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AI 대표주인 엔비디아(NVDA)는 9% 넘게 급락하며 하락장을 주도했고, 시가총액 4,400억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엔비디아와 AMD(AMD) 등 반도체 기업은 물론 알파벳(GOOG), 아마존(AMZN) 같은 대형 AI 투자 기업 주식을 보유한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의 피터 투즈 사장은 "투자자들이 데이터센터 공급업체의 성장 전제에 의문을 품고 광범위하게 발을 빼고 있다"며 "선거 결과가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이들 기업의 성장 전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결고리를 쉽게 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AI 투자에 대한 우려는 올해 내내 커져왔다. 금리 상승, 인프라 구축 자금 마련을 위한 부채 증가, 그리고 갈수록 거세지는 데이터센터 개발 반대 여론 때문이다. AI 투자는 S&P500지수 상승의 핵심 동력이었으며, 고유가와 높은 인플레이션, 이란 전쟁에 따른 리스크 등 거시경제 악재로부터 지수를 지탱하는 방패 역할을 해왔다.
물론 정부 정책이 대체로 더디게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데이터센터 개발 억제와 AI 규제 움직임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이번 매도세는 강세장의 핵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공포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아이언사이즈 매크로이코노믹스의 배리 냅 매니징 파트너는 "경제가 엔진 하나로만 돌아가는 느낌인데, 그 엔진마저 예전만큼 빠르게 돌지 않을 뿐 아니라 선거 결과 때문에 더 느려질 수도 있다"며 "지금은 어떤 자산도 매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UBS 전략가들의 추산에 따르면, 2028년 미국에서 가동될 예정인 컴퓨팅 용량의 약 3분의 1이 현재 위험에 처해 있다. 그중 대부분은 텍사스주에 계획된 데이터센터다. 텍사스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 승인 중단을 공약한 지나 이노호사가 공화당의 그레그 애벗을 꺾고,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 후보가 됐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압박을 받던 AI 관련주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AI 투자의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의 경우,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로 1년 전 32배 이상에서 크게 낮아졌다. 미국 시가총액 2위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AVGO)의 예상 PER도 지난해 12월 고점인 42배에서 15배로 떨어졌다.
냅 파트너는 "사람들은 데이터센터가 앞으로 수년간 계속될 새로운 현실인 것처럼 행동했다"며 "데이터센터를 앞으로 2~3년만 더 짓고 이후 반도체 성장세가 점차 둔화된다면, 그에 대해 얼마의 가격을 치러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매도세는 특히 AI 관련 종목 중에서도 위험도가 높은 분야에서 거셌다. AI 컴퓨팅 서비스 업체 코어위브(CRWV)는 이번 주에만 20% 급락해 2025년 6월 고점 대비 75% 넘게 떨어졌으며, 2025년 3월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가와 불과 몇 달러 차이로 좁혀졌다. 부채 부담이 큰 네오클라우드 업체 네비우스(NBIS) 그룹도 5일 하루 15% 하락하며 6월 고점 대비 낙폭이 58%로 확대됐다.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AI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규제·감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서기를 주저하고 있다.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의 투즈 사장은 "규제 전망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락이 과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낙폭이 지나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상황이 어느 정도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매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개발 둔화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FT), 메타 플랫폼스(META)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이다. 최근 이들 기업의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한 것은 영업현금흐름을 웃도는 설비투자에 대해 투자자들이 얼마나 비판적인지를 보여줬다.
이들 4개 기업과 애플(AAPL)의 주가는 4일 급등하며 합산 시가총액이 8,000억 달러 이상 늘었으나, 5일 전반적인 매도세 속에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투즈 사장은 "이들 기업이 지출을 줄이면 차입 규모가 줄고 현금흐름이 개선될 수도 있다"면서도 "동시에 성장이 둔화될 수도 있다. 지금은 너무나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