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헌법119조와 상생②] '재벌 딸 베이커리 전쟁'과 ' 동네 빵집의 몰락'

기사입력 : 2012년01월31일 11:13

최종수정 : 2012년02월01일 11:22

'골목상권' 침해 논란 가열…해당기업 여론 '눈치보기'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헌법119조2항)"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과 헌법119조에 담긴 경제민주화 가치를 조명해 본다.<편집자주>


[뉴스핌=손희정 기자]   호텔신라가 자회사 보나비가 운영하는 카페 베이커리 '아티제'를 전격 철수한다는 발표에 다른 대기업들도 자사가 운영하는 베이커리와 카페 사업의 진퇴를 놓고 '가시방석'에 올랐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04년 오픈한 이래 지금까지 운영해온 카페·베이커리 사업인 ‘아티제’를 전격 철수하기로 했다. 또한 2007년 홈플러스와 함께 설립한 ‘아티제 블랑제리’ 지분도 처분한다.

아티제는 현재 2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2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호텔신라 전체 매출의 1.4%에 불과해 매출로 이익을 환산하긴 어려운 수치다.

◇롯데와 신세계 등 대기업들 행방에 주목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 장선윤 블리스사장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은 롯데백화점 본점 등 대형 점포에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12개 점포에 입점했으나 현재 7개 매장만이 운영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계열사 블리스가 운영하고 있는 포숑은 현재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과 잠실점, 영등포점, 노원점, 부산 본점, 대구점, 분당점을 통해 영업 중이며, 장 사장이  70%, 롯데쇼핑이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총 5개 점포가 줄면서 사업규모가 축소된 만큼 앞으로 추가 철수될 매장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재벌가 빵전쟁’으로 화제를 모았던 호텔신라가 아티제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경쟁사 대표 격인 롯데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롯데 측은 포숑이 백화점 내 입점돼 있는 만큼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 롯데는 이날 오후 '포숑'철수를 공식 발표했다)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2대 주주로서 지분 40%를 가진 조선호텔 베이커리는 빵집 브랜드 ‘데이앤데이’와 ‘달로와요’, 카페 ‘베키아에누보’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96년 선보인 데이앤데이는 이마트 118개 매장에 입점, 1999년 문을 연 달로와요는 신세계 백화점 본점과 강남점 등 10개 점포에 입점해 있다. 카페 ‘베키아에누보’는 본점과 강남점 등 백화점 내 들어선 매장과 도산점, 서래마을점 등 로드숍을 포함해 총 6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데이앤데이와 달로와요는 백화점 점포 내에만 입점돼 있어 골목상권 침해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란 분석이지만 카페 베키아에누보의 경우 청담점까지 모두 3개 점포가 로드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단독 매장을 확장시켜 나아갈 경우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로드숍 형태로 운영중인 곳은 도산점과 청담, 서래마을점 등 3개 점포로 백화점 내 입점 점포나 로드숍 모두 확장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당분간 현 매장 상태로 유지될 것을 예고했다.

◇한화유통·코오롱FnC도 카페·베이커리 사업 나서

한화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국내 카페 '빈즈앤베리즈'는 철수여부는 유동적이다. 고심하고 있다. 전 매장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는 빈즈앤베리즈는 지난 2006년 서울 여의도 63빌딩 1층에 1호점을 오픈한데 이어 신촌과 강남지역 등에서 전국 29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동네상권 중심이 아닌 사옥 주변 상권에 위치해 있는 만큼 대기업이 소상공인들의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하기에는 확장해석이라는 주장이다.

철수 결정을 내린 아티제의 27개 매장수와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다. 한화측도 내부적으로 카페사업 운영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한화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카페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해 매출액으로 따지기도 힘들다"며 " 카페사업 철수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페사업으로 이익볼 만큼의 규모도 아닌데 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괜히 성실히 일하는 바리스타 직원들에게 불이익이 생길까 염려된다”며 조심스레 언급했다. 

이와 함께 음료사업을 하고 있는 매일유업도 카페사업에 진출해 있다.  매일유업은 카페 ‘폴 바셋’을 지난 2009년 9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1호점 오픈한 데 이어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등 현재 총 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일유업 측은 폴 바셋은 모두 직영으로 운영 중이며, 제품의 퀄리티를 중요시하는 만큼 무리한 확장이나 가맹사업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매일유업은 그 동안 커피음료 등 식음료사업을 꾸준히 전개해 온 만큼 카페 외식사업은 연장선상에 있는 사업”이라며 “최근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침해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오롱FnC는 외식프랜차이즈 자회사인 스위트밀을 통해 일본 슈크림빵 브랜드 '비어드파파의 가맹사업을 하고 있다.

스위트밀은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FnC와 일본 외식 전문기업 무기노호사가 각각 77%, 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스위트밀이 운영하고 있는 비어드 파파는 현재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코오롱 계열사 사업장 내 입점 등 총 37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매장 규모는 37개 매장으로 추후 매장 확장이나 철수와 관련해서는 내부적 사안인 만큼 정확한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카페와 베이커리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기존에 형성돼 있는 안정적인 유통망을 이용해 손쉽게 시장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신사업을 개척해야하는 위험 부담이 적고, 또한 수익을 얻기도 쉽다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에 따라 중소업자들의 입지를 좁혀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논란이 계속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

하지만 대기업이 중소기업 상인들의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고 주장하기엔 모호한 측면이 많다. 베이커리 사업의 경우 서민시장의 주요 소비품으로 분류되고 있어 대기업들의 진출이 동반성장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상권 환경이나 주요 소비층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실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들이 매장 내 또는 사옥 근처 중심으로 매장을 형성하고 있어 골목상권 침해가 아니라는 입장은 기준이 애매하다”며 “골목상권이라 함은 인근 주거지가 아닌 소상공인들의 모든 영역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에서 베이커리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소상공인들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라며 “사업이라는 것은 확장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우려 된다”고 덧붙였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관련해 “예전에는 상권들이 서로 팔아주는 상도덕이 유지됐지만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상권들이 넓어지면서 지역경제가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분당에서 25평규모의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52)씨는  “ 정부는 소상공인처럼 약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특화 전략이 필요한데 대기업들 때문에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동반성장, 공정화를 구호로만 외치지 말고 제도적으로 자영업자들이 최소한 생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우리로서는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