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개방을 통한 중국 사회의 급격한 성장은 차기 5세대 지도부를 기점으로 그 동안 발생한 각종 제약과 문제점을 극복하고 이른바 'G2' 로서의 명실상부한 위상을 갖추기 위한 도정에 들어선다. 중국은 향후 10년간 내수 주도의 경제 성장과 산업 고도화, 위안화의 국제화를 통한 금융시장 개방과 허브화, 국제사회의 소프트파워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나 기업도 이 같은 변화를 주시하고 면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진핑 시대'로의 전환의 특징을 살펴본다. <편집자 註>
[뉴스핌=우동환 기자] 중국 정부가 오는 11월에 열리는 제 18차 공산당 당대회를 통해 앞으로 10년간 중국을 이끌 새 지도부를 선출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고 있는 시진핑 부주석의 외교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외교정책은 빛을 감추고 힘을 기른다는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에서 평화롭게 힘을 기른다는 후진타오의 '화평굴기(和平屈起)'로 이어져 왔다.
이후 급속도로 커진 경제적 위상을 고려해 거침없이 상대를 압도하는 '돌돌핍인(咄咄逼人)' 전략이 주된 외교 노선이 되고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시진핑 부주석은 대외적으로 패권을 추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를 중심으로 영토 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드러나는 중국의 행보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 시진핑 외교정책 "패권 추구? NO"
지난 7월 시진핑 부주석은 국립 칭화대학에서 열린 세계평화포럼에 참석해 연설을 통해 중국이 앞으로 기존 대외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선진국이 되더라도 패권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시 부주석은 중국이 경제발전과 세계평화를 비롯해 인류의 발전을 추구할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부주석의 이같은 발언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토 분쟁으로 미국과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또한 시 부주석은 지난달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뒤 21일 난닝에서 열린 중국-아세안 투자 서밋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기존의 외교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부주석은 "중국은 항상 우호를 통해 다른 국가와 교류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영토 문제와 관련해 주변국과 협상을 통해 서로의 입장 차이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항모 `라오닝`, 출처=AP/뉴시스> |
◆ 커지는 자신감, 외교 분쟁 늘어
시진핑 부주석 온건한 외교정책과는 다르게 최근 중국은 팽창하고 있는 경제력을 기반으로 외부와의 분쟁에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미국에 맞서 군사?외교적으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또한 이런 모습을 최근 고조되고 있는 영토 분쟁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최근 중국은 남중국해에 위치한 난사군도(스프래틀리 군도)와 황옌다오(스카보러섬)에 대한 영유권을 둘러싸고 필리피과 대치하고 있다.
이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 외교부는 난사군도에 학교를 설립한 필리핀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며 대응의 강도를 높였다.
중국은 필리핀과 영토 분쟁을 의식해 지난 5월부터 필리핀 여행을 제한하는 한편 수입되는 농수산물에 대해 검역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대해 필리핀 정부는 미국과의 군사 훈련을 통해 중국에 맞서는 모습이다.
필리핀 정부는 오는 8일부터 분쟁 도서 인근에서 미군과 합동으로 상륙훈련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훈련에서 미군은 상륙함인 보험 리처드호를 비롯해 핵잠수함 등을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영토 분쟁은 최근 일본과의 갈등에서 방점을 찍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국이 정권교체기를 맞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통해 힘겨루기에 나서고 있다.
◆ 중국 경제력을 무기로 외교 압박
앞서 지난 2010년 중국은 자국 선박이 댜오위다오에 집입해 일본 순시선에 선장이 나포된 사건이 불거지자 희토류의 수출 제한이라는 카드로 일본 정부를 굴복시킨 바 있다.
최근 다시 불거진 댜오위다오 분쟁에서도 중국은 경제 제재 카드를 내세워 일본을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은 희소 자원에 대한 수출 제한과 더불어 일본에 대한 농산물 수출 제한,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등 다양한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중국 수출에 의존도가 높은 일본으로서는 중국의 압박에 대해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다만 중국의 위협에 맞서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일본은 서태평양 해상에서 미국 해병대와 함께 도서탈환 훈련에 들어가는 등 무력 시위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경제력을 바탕으로 증강된 군사력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지나 9월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취역시키고 운행에 들어간 상태.
비록 편재기 운영 등에서는 경험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항공모함의 취역으로 주변국과 미국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미국과 일본의 댜오위다오 해상 훈련에 맞서 중국 핵잠수함이 미국 항공모함에 핵미사일을 조준했다는 관측도 나오는 등 군사력을 바탕으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시진핑 부주석 역시 지난달 미국의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과 회동에서 일본의 댜오위다오의 매입 행동에 대해 웃기는 짓이라고 폄하하면서 미국에 영토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는 의도를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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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