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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시대에 바란다③] 美·中간 중견국가 전략 추진하라

기사입력 : 2013년01월09일 15:26

최종수정 : 2013년01월09일 15:52

외교안보분야…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대한민국의 첫 여성대통령 '박근혜 시대'가 시작됐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사회양극화 심화, 북한·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동북아 주변국가의 권력교체기 속에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난제를 안고 있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꾸는 많은 국민들의 각별한 기대를 받고 있다. 뉴스핌은 정치와 경제, 외교안보, 남북관계, 사회복지 분야의 전문가들이 박근혜 정부에 기대하는 바람과 과제는 무엇인지 등을 수렴해 새 정부에 이정표를 제시하는 [박근혜 시대에 바란다]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주]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6번째 정부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맞닥뜨릴 국제환경은 1990년대 초 냉전해체 시기, 1998년 IMF 관리체제 시기, 2003년 테러와의 전쟁 시기 및 2008년 국제금융위기 시기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기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4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조합이며, 북한은 가장 강력한 안보 위협 국가다. 중국은 막강해진 경제력을 배경으로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를 내세우며 전통적 ‘패권국’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 5세대 지도부의 수장 시진핑(習近平)의 첫 마디는 ‘중화민족부흥(中華民族復興)’으로 ‘패권지향’을 숨기지 않았다.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의 미국은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정책으로 중국의 도전에 응전하고 있으나 이미 ‘제국(empire)’의 힘을 가진 나라는 아니다. 지난해 5월 푸틴의 3기 정부를 시작한 러시아는 냉전시기의 소련은 아니지만 ‘강한 러시아’를 기치로 내세우고 있으며, 3년여 만에 정권을 되찾은 일본의 자민당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부는 ‘일본을 되찾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김정일의 사망으로 예기치 않게 조기에 최고권력자가 된 북한의 김정은은 ‘핵보유국’의 유산 위에서 장거리로켓(미사일)의 발사 성공으로 권력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미국을 정점으로 한 전통적인 동북아 위계질서는 미‧중 G2의 병립 구조로 변하고 있다. 미‧중은 지역문제를 넘어 세계문제를 논의하는 전략대화의 파트너이다. 양국의 경제적 상호의존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심화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새로운 세계질서 형성의 리더로서의 위치를 내놓지는 않았다.

특히 중국의 영향력 부상은 동북아지역의 전략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미‧중 간 협력과 갈등의 혼재 양상을 나타내면서 동시에 중국과 주변국 간 마찰을 유발하고 있다. 중국의 공세적 외교정책은 계속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과 충돌할 경우 한반도 안보환경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세계경제는 유럽의 재정위기 지속, 미국의 경제회복 불투명, 중국의 경제성장률 약화 등 위기 상황의 탈피에 부정적인 요소들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상호의존 심화 속에서도 각국의 경제 활력을 위한 경쟁은 강화될 전망이다.

물론 한국의 국력성장도 만만치는 않다. 한국은 세계 8위의 무역대국이자 세계 7번째의 20-50국가다.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으로서 당당한 중견국의 위치에 올랐다. 그러나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의 안보 위협에 항시 노출되어 있으며, GDP의 100%가 넘는 높은 무역의존도는 세계경제의 파고에 한국 경제가 심각한 영향을 받도록 만든다. 또 신자유주의경제에 대한 지나친 노출로 경제․사회적 양극화가 더욱 확대되었다.

◆ 국민행복 시대를 열기 위한 정책의 우선순위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운영지침은 ‘국민행복’이다. 국민행복의 시대를 열기 위한 정책은 국내정책에 국한되지 않는다. 외교안보정책 또한 국내정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정책의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첫째, 세계경제는 저성장의 상황에 있다. 한국 경제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의 확대재생산 없는 양극화의 완화와 복지의 확대는 국민행복의 길이 아니다. 지속적인 성장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살 길은 내수시장의 확대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재화와 용역을 꾸준히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다. 무역총액 1조 달러가 수출 1조 달러, 2조 달러가 되도록 해외수출시장의 양적 확대와 질적 향상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외교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국제사회에서 중견국가로서 한국의 역할을 더욱 증대하고 이미지를 신장시켜야 한다.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다. 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국가다. 한류(韓流)의 확산은 이러한 한국의 성장을 배경으로 한다. 한국의 근대화는 서구문화의 한국적 수용을 가져왔고, 이것이 지구화, 정보화의 흐름과 함께 역으로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싸이(Psy)의 ‘강남스타일’의 세계적 수용은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것이 아니다. 바로 한국적 소프트파워의 누적된 결실이다.

한국인 유엔사무총장과 세계은행총재를 배출했다고 자랑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받은 것 이상으로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길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또 역할의 확대에 부응하여 한국이 세계인에게 수용되도록 하는 공공외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셋째, 북핵문제 등 북한으로부터 비롯되는 안보위협을 근본에서부터 해결하도록 접근할 필요가 있다. 북핵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또 미국에게 한국이 중요한 것처럼 중국에게 북한은 포기하기 어려운 매우 유용한 전략적 자산이다. 한국은 동북아지역에서 미·중 간 전략적 재조정의 흐름을 냉철하게 파악하여 두 강대국의 이익교환이 한국의 국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강한 중견국가 전략을 강구‧추진해야 한다.

미‧중 양국의 국력이 한국의 국력을 압도하지만 어느 나라도 한국을 무시하고 상대방에 대한 전략을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다. 한국은 미·중과의 관계를 강화해나가면서 양자 경쟁구도에서 구조의 공간(niche)을 활용하는 가교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 두 나라와 일본, 러시아를 함께 연계하는 네트워크전략을 구사함으로써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과 북핵문제 해결을 동아시아 평화와 다자안보 틀의 발전과 함께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중요한 과제가 있지만, 이 세 가지의 과제를 충실히 수행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국민행복시대’ 공약은 5년 후 외교안보 분야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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