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김윤경 국제칼럼]'업그레이드 강박', 목표점은 어디인가

기사입력 : 2013년03월12일 10:20

최종수정 : 2013년03월12일 10:22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언제가부터, 라고 얘기하곤 지만 사실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 강박'에 시달리게 된 시점 말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면서부터다. 지난 세기 말 비약할 때는 감탄스럽고 눈부셨던 정보기술(IT)의 발전 속도가 이제는 현기증을 일으키고 도피 본능을 자극할 정도다. 

삶의 형태는 자꾸 변하고 있다. 빨리 적응, 다시 말해 업그레이드해봤자 끝나는 것도 아니니 지친다. 러닝머신 위에 오를 땐 "건강해 지겠지"하며 좋아했는데 속도는 자꾸 올라가기만 하고 내려올 수는 없으니 두려워지는 형국이랄까.

전방위에서 업그레이드 강박이 오지만 나에게 가장 큰 부분은 당연히 직업과 연계돼 있는 정보에 대한 업그레이드 강박이다. 초(秒)가 더 세분화된 단위가 대중적으로 쓰이게 된다면 아마 그 단위로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은 새로운 정보, 혹은 바뀌는 정보들을 계속 확인하지 않으면 자칫하다간 바보가 되고만다. 뉴스만 보기만도 힘든데 자주 SNS를 해야 놓치는 곁 정보들도 얻을 수 있고, 나 역시 소셜 네트워크 공간의 친구들에게 새 정보를 주지 않으면 가치가 없어질까봐 열심히 정보를 꾸려 올리게 된다. 그러면서도 새 정보가 나왔을까봐 걱정을 한다.

생활에 필요한 기기들도 점점 고도의 기술을 장착하며 업그레이되거나 아예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면서 업그레이드 강박증을 부른다.

TV만 봐도 그렇다. 처음 수백만원대의 PDP TV가 나오고 "벽에다 고화질 디스플레이의 TV를 걸어두고 보라"고 업체들이 마케팅할 때 사람들은 "뭐 몇 백만원씩 주면서 저런 것까지 살 필요가 있냐"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기술의 빠른 발전 결과 지금 브라운관 TV를 고수하는 사람들을 찾기가 어렵다. 대학 시절 "타자만 칠 건데 뭣하러 PC를 사냐"면서 결코 싸지도 않았던 D전자의 워드 프로세서를 구입했던 나 역시 지금 생각하면 매우 어리석어 보인다. 워드 프로세서는 2~3년도 채 되지 않아 PC와 노트북에 밀려났다.

하긴 1984년 스티브 잡스도 매킨토시를 출시하면서 그 묵직한 것을 "가방 안에 넣고 다닐 수 있다"며 포터블(portable) 컴퓨터라고 자랑했다. 그 자신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까지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저항(?)하다가 작년 초에야 아이패드를 손에 넣은 나는 지금 이게 무겁고 트렌디하지 않다고 불만스러워 하며 아이패드 미니를 곁눈질하는 중이다.  

이제 컴퓨터도 안경처럼 쓰거나 시계처럼 차고 다닐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다. 구글 글래스와 애플의 아이워치 구상을 보면 스마트폰과 함께 쓰이다가 사용자들이 더 편하게 쓰는 쪽이 적자생존하게 되거나 공존하게 될 것이다. 구글 글래스는 획기적이다. 아직은 "과연 내가 쓰고 다니게 될까?"라며 고개를 갸웃하지만 시제품에 이어 본제품이 출시될 땐 구글이 사용자들의 이런 의구심을 지우는 노력을 했을 것이고, 사용하다 보면 손에 쥐고 다녀야 하고 손가락을 사용해 '굳이' 터치해서 입력해야 하는 스마트폰에 비해 훨씬 우월한 컴퓨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도 볼 수 있는 증강현실(AV)의 예(출처=thenextweb.com)
긍정적인 면만 보면 그렇다. 하지만 가상현실(Virtual Reality)도 아직 버거운데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 과연 급속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사용자가 현실 세계의 감각에서 차단돼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의 공간에 몰입해 체험하는 것이 가상현실이라면, 증강현실은 구글글래스처럼 컴퓨터가 재현하는 가상의 정보공간을 현실 상황에 맞춰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구글글래스를 쓰고 한 상점을 본다면 그 상점에 대한 제품과 가격 등 상세한 정보들이 글래스 안의 디스플레이에 뜨고, 친구가 근처에 오면 그것을 알려주고, 지하철을 타러 걸어들어갈 때 내가 타려고 하는 지하철이 오고 있는 지, 지연되고 있는 지 등을 알 수 있는 식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증강현실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악의적인 정보가 범람하게 될 수도 있고 사생활 침해 논란도 예상이 가능하다.

시애틀에 있는 '5 포인트 카페'란 술집이 아직 시판되지도 않은 구글글래스를 쓰는 소님은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건 이런 우려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구글글래스를 쓰지 않은 손님들의 행동이 구글글래스를 쓴 사람에 의해 비밀리에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힐 수도 있고 이것이 인터넷에 올라갈 수 있다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구글은 이에 대해 "아직 구글글래스는 초기 단계"라면서 "휴대폰 등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고 시간이 흐르면 이에 걸맞는 행동과 사회적 규범들이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어쩐지 찜찜해지는 기분은 지울 수가 없다.

구글이 소개한 `말하는 신발`(출처=ZDNet)
구글은 지난 9일(현지시간)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디지털 콘텐츠 컨퍼런스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말하는 신발(talking shoe)'도 선보였다. 역시 '입는 컴퓨터'의 일환으로 지도 프로그램이 장착돼 있어 이걸 신은 사람이 지금 어디에 있는 지,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 지를 파악한다. 

귀찮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일정 시간 한 곳에 계속 앉아있으면 "따분하다"는 메시지를 보내 사용자가 움직이도록 유도하기도 하니 말이다. 구글은 '말하는 신발'은 개발 단계에 있는 것으로 시판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 글래스' 역시 한 때는 '컨셉'일 뿐이라고 말했던 걸 보면 팔리는 제품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기사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3D 기술의 발전으로 영화 '아바타'가 히트를 쳤고 그 기술이 안방까지 진출했으며 이미 차세대 해상도의 4K TV가 전자업체들이 경쟁 분야가 되고 있는데 누가 초고해상도의 4K TV를 필요로 할 것인가라고

개인적으로도 과연 인간의 눈이 어느 정도의 해상도까지를 필요로 할 것인지, 어느 정도까지 기술이면 더 우월한 것이란 판단이 들 지 의문이다. 반도체의 발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어디까지 최소화(Scaling-down)를 지향해 생산성 향상에 매달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기술의 고도화가 가능하려면 대규모 자본이 버텨줘야만 한다. 그 결과 우후죽순 같았던 반도체 업체들은 많이 망하거나 흡수통합됐다. 첨단 공법들은 계속 나노의 세계 속에서 업그레이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어쩌면 반도체가 아닌 다른 것에서 대안을 찾으며 반도체란 단어 자체가 박물관으로 가는 결과도 나오지 않을까. 물론 상상이다.

기술의 발전을 외면하고 훌훌 털고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히피적 구상을 말하자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인간은 점점 기술의 발전으로부터 소외되고 수동화하고 있다는 사실 만큼은 자각하자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어리석은 생각일 지도 모른다. '영리한 생물체' 인간은 초고속의 발전 속에서도 분명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살아가는 해법을 찾아낼 것 같으니.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