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김윤경 국제칼럼]유효한가, '삼바 마케팅'?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여의도에 있다 보니 국내 증권사들의 동향을 남들보다 빨리 알 수 있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다. 증권맨들의 전언도 있지만 증권사들이 어떤 상품에 무게 중심을 두는 지는 입간판이나 플래카드가 바뀌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최근엔 브라질 채권을 사라고들 외치고 있다. 오늘도 그런 글귀를 보면서 출근했다.

브라질? 이달 초 브라질 정부는 헤알화 가치가 너무 떨어지자 외국 자본이 자국 금융시장에 투자할 때 받았던 토빈세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채권에 한해서였다. 선물이나 옵션 같은 파생상품에 대해선 여전히 세금을 물린다.

세율이 6%나 됐던 토빈세가 폐지되니까 곧바로 여의도 증권가에선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라는 마케팅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은행에 넣어둔 돈은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이자를 받고 있으니 어디든 매력적인 투자처를 제시해야만 돈을 끌어올 수 있는데, 이 참에 브라질 정부가 보낸 러브콜이 반가웠을게다. 언론도 이에 부응한 면이 없잖다. 조세 협약에 따라 자본소득과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까지 되는 조건은 매력적이라고들 소개했다.  

금융 시장이 해당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꼭 같은 방향성을 갖는 건 아니라지만, 시장은 기대감을 선반영한다고는 하지만 브라질이라니. 여러 해 전 자원 부국인 러시아와 함께 브라질에 투자하라던 이른바 '러브 펀드', 브라질에만 투자하는 '삼바 펀드' 열풍이 불었다가 급격하게 식었던 게 떠올랐다. 초유의 금융위기로 인해 전 세계 시장이 예외없이 얼어붙었고 지난해 브라질 투자 펀드는 운용사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대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라질의 경제 성장세가 눈부셨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긴 하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재임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경제 성적표는 매우 좋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07년 6.1%, 2008년엔 5.2%를 기록했고 2009년엔 뒷걸음질을 쳤지만 2010년 다시 7.5%에 달했다.

얼마 전까지 증권사 보고서엔 브라질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내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브라질이 2014년 월드컵에 이어 2016년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하계 올림픽까지 여니 기대할 만하다는 사실이 강조됐다. 우리나라가 1988년 올림픽을 개최한 이후 경제적 위상이 크게 올랐던 것을 상기시키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토빈세 폐지를 들먹이며 증권사들의 마케팅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매력적인 투자 대상지로만 보기엔 브라질 경제가 얼마나 큰 모순을 갖고 있으며 여기서 빠져나오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가 만천하에 공개돼 버렸다.

브라질 거리 시위대의 모습(출처=인디펜던트)
상파울루 버스 요금 인상이 시발점이었다. 브라질 역시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곤 공공요금이 묶여 있다가 그것이 지나면 인상되는 전형적인 악순환 구조를 보여왔는데 당국이 2011년 이후 동결됐던 버스 요금을 20센타보(9센트) 올리려고 했다가 전국적인 반 정부 시위를 불러오고 만 것이다.

왜 버스 요금이었을까. 버스 요금이 서민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빈부격차로 세계 1위를 다투는 나라다. 중산층의 상징은 자동차를 모는 것이지만 아직은 그런 수준이 못되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런데 대중교통 요금은 비싸기로 악명이 높다. 교통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것도 아니다. 버스는 늘 손님으로 가득 차 있고 열기로 후끈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파벨라(Favela)라고 불리는 슬럼가에 살면서 기차로도 왕복이 3~4시간이나 걸리는 일터에 다녀오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을 수가 없다.

브라질의 올해 최저임금은 678헤알(약 35만원). 버스요금이 3헤알(1570원)이니 한 달에 20일만 일한다고 해도 버는 돈의 5분의 1은 꼬박 교통비로 쓰는 셈. 그걸 3.2헤알로 올리겠다는 발표에 부글부글 끓고 있던 민심이 임계치를 넘어 폭발했다. 식품이나 주택 등 다른 물가도 살인적인 상황이다. 물가 상승률은 이미 정부의 목표치 상한(6.5%)까지 치솟아 있다.

물가 상승세를 누르고 외국인 투자도 유치하는 효과를 내겠다고 브라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8.0%까지 끌어 올린 상황. 거시 경제적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미시적으로는 서민들에게 부담이 가는 정책이다. 통화정책만 보면 성장 지향적인 건 아니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열악한 교육과 의료 시설과 품질도 불만인데, 나라에선 세계적인 운동 경기를 유치했다며 이른바 '피파(FIFA) 스탠다드'에 맞춰 경기장 짓고 하는데 돈을 퍼붓고 있으니 폭발한 민심이 거리를 장악하게 된 것이다. 월드컵 경기 유치에만 133억달러, 올림픽엔 180억달러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아들이 아프면 경기장으로 데려가야 할 판"이라고. 일부는 이렇게도 외친다. "네이마르(유명 축구선수)보다 한 명의 좋은 선생님이 더 가치 있다"

브라질의 실업률은 상대적으로 낮은데 착시 효과가 있다. 경기장 등을 짓는 일시적인 건설 수요에 따른 것이다. 여전히 대학 졸업자들은 직장 찾기가 어렵다.

경제만 문제는 아니다. 만성적인 정부내 부패, 경찰의 과잉진압도 분노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번 시위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선 '브이 포 비네거(V for Vinegar)' 혹은 '샐러드 혁명(Salad Revolution)'으로 불리고 있다. 한 저널리스트가 최루탄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식초(곧잘 샐러드 드레싱에 쓰이는)를 쓰려고 병채 배낭에 넣어갔다가 폭발물을 만드려는 것으로 오해받아 연행됐던 상황을 미래 시점의 정치적 전복을 그린 영화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제목에 대입해 만든 조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출처=월스트리트저널)
룰라의 후광을 받고 지난 2011년 집권한 지우마 바나 호세프 대통령은 20여년만에 대규모 시위가 가라앉을 줄 모르자 정치개혁 국민투표 카드를 내놨다. 

그러나 당장 현실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민투표를 통해 법을 개정해 교육과 의료 등 국민들이 원하는 복지를 지원해 주기엔 서둘러도 수 년이 소요된다. 그리고 브라질의 재정은 그런 여력도 없다. 지난 분기 성장률은 0.55%였고 올해 전체로 2%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세프 대통령이 시위대에 대해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너무 피상적이라 지적받고 있다. 그는 "브라질은 민주 국가가 되기 위해 많은 투쟁을 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도 도달하기 쉽지 않았고, 지금 거리에 나와 있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도 도달하기 쉽지 않다"고 했을 뿐이다.

호세프 대통령이 너무 혼자서 머리로만 생각하려고 하고 실제 논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미디어를 통해 대중과의 접촉을 늘리지도 않고, 각료들과의 협의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게릴라 전력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고 있는데 보수층의 지지를 잃게 될까봐 두려워해서란 지적이다.

그런데 이런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라고? 

아직까지 상당수 전문가들이 시위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성장률은 당분간 저조할 것이 분명하고, 지난 금요일 달러화 대비 4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헤알화 가치는 불안해 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증시는 올들어 20%나 내렸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브라질 주가지수 추이(출처=CNN머니)

브라질 경제에 대해 알면 더 알게 될 수록 '한철 장사'에만 매달리고, '아니면 말고' 식이 여전한 증권가 마케팅엔 믿음이 가지 않는다. 언제나 '매수'만 추천하는 것에서 느끼는 공허감과 다를 바 없는 느낌. 또한 물가냐 성장이냐 진퇴양난 상황에서 움쭉달싹 못하고 있는 브라질 상황은 우리와도 크게 다를 바 없기에 더 주시하게 된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모레노, 벼랑에 선 한국축구 구할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난파선'이 된 한국 축구가 로베르토 모레노(48·스페인)에게 반등의 첫 단추를 맡겼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 선임을 승인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월부터 11월까지 6차례 A매치를 지휘한다. 이후 평가를 거쳐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선임은 단순한 '임시 감독 카드'로 보기 어렵다. 한국 축구가 모레노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대표팀 축구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한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2026.09.01 psoq1337@newspim.com 모레노는 전술과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가진 지도자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엔리케 사단의 핵심으로 스페인 대표팀과 세계 정상급 클럽의 전술 시스템을 경험했다. 선수 역할 설정과 상대 분석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짧은 기간 선수들을 파악하고 전술적 색깔을 입혀야 하는 임시 감독의 조건과 맞아떨어진다. 코칭스태프도 사실상 '모레노 사단'으로 꾸려졌다.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하신트 마그리냐,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가 합류한다.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와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까지 모두 스페인 출신이다. 다만 모레노의 감독 경력에는 분명한 약점도 있다. 수석코치로 쌓은 경력에 비해 독립적인 감독으로서의 성과는 미미하다. AS모나코에서는 6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라나다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러시아 소치에서는 2부리그 팀의 승격을 이끌었지만 다음 시즌 초반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경질됐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 2026.09.01 psoq1337@newspim.com 따라서 모레노에게도 임시 한국 사령탑 자리는 중요한 승부처다. 한국에서 성과를 낸다면 하락세였던 감독 경력을 반전시킬 수 있다.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이어갈 경우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시 증명할 기회도 얻는다. 한국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모레노의 성공은 곧 대표팀의 재출발을 의미한다. 전술이 정착되고 경기력이 개선되며 젊은 선수들의 경쟁력이 확인된다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모레노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6경기 동안 대표팀의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와 내용이다. 단순히 승수를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수 선발의 기준을 세우고 포지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전술적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psoq1337@newspim.com 2026-09-01 12:51
사진
'시총 10배 증가' 팀 쿡 시대의 종언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4시5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2026년 8월 31일은 팀 쿡이 애플(종목코드: AAPL)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내는 마지막 근무일이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그는 다음 날인 9월 1일부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오랜 기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해온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이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8일 만에 신제품 발표회라는 첫 시험대에 오르는 터너스의 데뷔 무대는 9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시총 10배 키운 팀 쿡, 그가 남긴 유산 쿡이 재임하는 동안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에서 4조 6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 7월에는 잠시 5조 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전설적인 창업자의 뒤를 이어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을 수반하는 과제임에도, 쿡은 재임 기간 주주가치를 10배 넘게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주주가치를 견인한 CEO들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인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애플] 쿡의 가장 큰 공로로 꼽히는 것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업을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아이폰은 2025년 애플 전체 매출 4,161억 달러 가운데 2,095억 달러를 차지하며 단일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책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제품군을 다양한 가격대에 걸쳐 폭넓게 확장시키고, 이와 연동된 공급망의 복잡성을 관리해낸 것이 전적으로 쿡의 공로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쿡은 애플뮤직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애플피트니스플러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아이폰과 연계된 폭넓은 제품·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서비스 부문은 이제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사업으로 자리 잡아 지난해 1,09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세 번째로 큰 부문인 웨어러블 기기 역시 35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만약 쿡이 아이폰 프랜차이즈를 서비스 부문으로까지 확장하지 못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규모와 위상의 애플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故 스티브 잡스 [사진=블룸버그] 재임 기간 내내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각의 비판론자들은 아이폰의 뒤를 이을 만한 후속 제품이 부재하다는 점을 회사의 혁신 동력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모한 애널리스트는 쿡이 물려받은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그가 각 사업 부문을 엄청나게 성장시켰으나, 아이폰이 워낙 크고 성공적이다 보니 다른 성과들을 가려버리는 측면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수년 만에 처음 선보인 신규 제품군이었던 비전 프로는 다소 아쉬운 성과에 그쳤지만, 애플은 이 헤드셋을 위해 개발한 일부 기술을 향후 출시할 스마트글라스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생성형 AI(인공지능) 도입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차세대 개선판 시리(Siri)의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그럼에도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애플은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AI발 밸류에이션 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완벽주의자 터너스는 누구인가 바통을 이어받는 존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의 일원으로 입사한 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에는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애플 입사 전에는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3월 맥북 네오 공개 행사 등 주요 제품 발표 무대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존재감을 넓혀왔지만, 최근 몇 년간 회사를 유심히 지켜본 이들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대중에게는 낯선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 좌)와 차기 CEO로 취임 예정인 존 터너스 [사진=블룸버그] 터너스는 애플이 추구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그대로 체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24년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이 맡았던 첫 애플 제품인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의 후면 나사 홈 개수를 두고 협력업체와 벌였던 실랑이를 소개한 바 있다. 협력업체가 제시한 나사는 홈이 35개였지만 터너스는 애플이 원하는 25개를 끝내 고수했다는 일화로, 사소해 보이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품을 대하는 자신의 원칙이라는 취지였다. 애플 측은 맥 라인업을 역대 최고 인기 제품군으로 끌어올리고 아이폰17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에어팟을 개선하는 데 터너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 개발을 주도했고, 애플워치 울트라3에 적용된 3D 프린팅 티타늄 소재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 17 프로 [사진=블룸버그] 지난 4월 발표된 이번 경영권 승계는 애플이 기기 사업이라는 본업에 다시 힘을 싣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급망과 영업, 재무에 밝았던 쿡과 달리 터너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외부 영입 인사가 아니라 회사 내부를 25년 가까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경영권 교체기에 흔히 발생하는 운영·전략적 실수의 위험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만큼 더딘 전환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터너스는 AI가 촉발한 기술업계의 대격변 한복판에서 애플을 이끌게 됐다. 아이폰을 뒤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마트글라스나 AI 핀 등 AI 기반 신제품에 사활을 건 경쟁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애플 역시 소비자 전자업계에서의 지배력을 이어가려면 이 분야에서 자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정교한 가격 전략과 흠잡을 데 없는 실행력, 실질적인 파급력을 갖춘 제품 로드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9월 9일 데뷔 무대, 관전 포인트는 '폴더블 아이폰' 터너스 신임 CEO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온다. 애플은 9월 9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연다. 이미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눈길을 끌 만한 제품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은 구체적인 제품 라인업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신형 아이폰과 업그레이드된 애플워치는 물론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포함해 최대 8종에 달하는 기기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8월 26일(현지시간) 내달 9일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애플 웹사이트] 가장 유력한 라인업은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를 포함한 아이폰18 시리즈다. 더 낮은 발열과 긴 사용 시간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형 2나노미터(nm) A20 프로 칩과 배터리 효율 개선·프라이버시 강화·혼잡한 데이터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할 C2 칩이 함께 탑재될 전망이다. 더 빠른 칩과 개선된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 적용되며 최소한 대형 모델에는 기계식 조리개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이폰 에어 2세대와 일반형 아이폰18은 이번 행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연중 판매를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이들 제품과 보급형 아이폰18e, 신형 맥, 아이패드의 출시를 내년 봄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의 진짜 관심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에 쏠려 있다. '아이폰 폴드' 혹은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가능성이 있는 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아이폰X(아이폰 텐)과 3D 안면인식 도입 이후 최대 변화로 꼽힐 만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터너스가 이 제품 개발을 직접 주도해왔으며, 그의 취임 시점 자체가 출시에 맞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접었을 때는 여권 크기의 일반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다가 펼치면 책처럼 바깥쪽으로 열리며 태블릿 크기의 화면이 드러나는 구조로,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5.3인치 외부 화면과 펼치면 나타나는 7.8인치 내부 화면 등 두 개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유출 정보에 따르면 페이스 ID 대신 터치 ID를 탑재하고,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초박형 디자인으로 데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러 매체 보도와 시장조사업체 IDC의 나빌라 포팔 수석 리서치 디렉터에 따르면 예상 소비자가격은 2,000~2,500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팔 디렉터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상당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는데, 최상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이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가 판매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애플에 새로운 마진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DC는 애플이 출시 첫해에만 1,000만 대 이상을 출하하며 침체가 예상되던 폴더블 시장 전체를 구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힘입어 올해 폴더블 부문이 12.6% 성장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18%로 가속화될 것으로 IDC는 전망했으며, 2027년까지 애플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의 40%, 1,700만 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2026-09-01 00:0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