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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국제칼럼] 이머징 위기가 미국 때문인가

기사입력 : 2014년02월03일 10:43

최종수정 : 2014년06월23일 15:30

라잔 RBI 총재"국제공조 깨졌다"며 美 비난...인도-터키 등은 펀더멘털 취약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아르헨티나와 터키에 이어 동유럽 국가들까지, 이머징 마켓이 흔들리고 있다. 외신은 물론 국내 언론들까지도 이를 '미국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다.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아예 직설을 했다. 라잔 RBI 총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에 있어 국제 공조가 깨졌다"고 지적했다.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 총재(출처=비즈니스인사이더)
라잔 총재는 지난 2008년 말 이머징 마켓이 전 세계 경제를 위기에서 끄집어내는 데 역할했던 것을 상기하면서 "선진국들이 이 시점에서 손을 씻어 버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일(양적완화 축소)을 할테니 여기에 따르라고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라잔 총재는 같은 날 인도 뭄바이의 한 대학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한 자리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미국은 자신들의 정책이 다른 나라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방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란 얘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달 100억달러를 줄인데 이어 이달부터 100억달러가 더 줄어드니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는 월 650억달러로 줄어들게 된다.

그렇다면 연준이 과연 이머징 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비난받아야 할 것인가. 아직은 뭐라 단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라잔 총재의 과거와 다른 발언은 확실히 주목을 끈다.

우선 라잔 총재가 유명해진 건 지난 2005년 잭슨홀 회의에서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의 확장적 통화정책에 대해 "무분별한 통화 확대가 자산가격 버블을 형성하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발언했고,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위기를 제대로 예측했다는 것 때문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전경.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00억달러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했다.(출처=포브스)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연 5.25%에서 0~0.25% 수준까지 신속히 낮췄고 세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를 통해 3조달러의 돈을 풀었다. 약 5년의 기간동안 확장적 통화 정책이 지속됐다.

경제 성장률로 본다면 미국 경제는 많이 회복됐다. 2011년 2분기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국내총생산(GDP) 증가폭을 회복했고,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3.2%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6.7%로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그만 둘 수도 있는 기준(포워드 가이던스)으로 제시한 실업률 6.5%는 곧 도달 가능해 보인다. 

이제는 서브 프라임 위기를 가져왔던 것처럼 연준의 오랜 통화 팽창 정책을 되돌이킬, 혹은 되돌이킬 것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왔다는 얘기다.

또한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일 때 라잔은 경제학계에서 벌어지는 단선적 논쟁도 비판하는 쪽이었다.

특히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대표적인 케인지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재정긴축을 주장한 카르멘 라인하트 및 케네스 로고프 두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 오류를 두고 끈덕지게 비판한 것을 두고 "경제학에서 인신공격성 비판이 많은 것은 경제학이 자연과학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 논쟁을 무의미하게 평가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라잔 총재는 당시 "경제학적 모델에서는 잘 작동하는 이론이라도 현실에서는 다른 요인들이 개입하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전혀 다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런 것들이 대중들에게 왜곡된 지식을 가져오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랬던 그가 일국의 통화정책 수장이 되니 스타일이 확실히 달라졌다. 인도 시장의 불안을 가져오는 미국의 정책 결정을 비난하고 있는 것. 그러면서 5년여간 지속된 미국의 통화 확장으로 인해 야기될 부작용에 대해선 입을 닫고 있다. 라잔의 과거 주장대로라면 이머징 마켓의 불안을 막기 위해 돈이 계속 더 들어가선 안된다. 나중에 더 크게 터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출처=이코노믹타임스)
그리고 인도나 터키 등의 경우 오히려 경제 체질(펀더멘털)의 취약성이 두드러지는 나라다. 

RBI는 오는 3월 말로 끝나는 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을 만큼 물가가 불안하다. 경상수지 적자는 3월 말로 끝나는 회계연도 500억달러를 조금 밑돌 전망이다. 직전 회계연도 경상수지 적자 880억달러에 비해선 훨씬 줄어드는 것이지만 여전히 GDP의 5%에 육박할 만큼이다. 

경상수지 적자는 루피화 약세를 불러오는 배경이 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이머징 마켓에서의 자금 유출 때문만 루피화 가치 하락을 불러오는게 아니란 얘기다. 또한 루피화 약세는 수입가격 상승 압력이 되어 인도의 고질적 문제인 CPI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악순환의 고리가 이미 내부적으로도 만들어져 있다.

연준 이사 출신의 랜달 크로즈너 시카고대 교수는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이머징 마켓 불안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비난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크로즈너 교수는 "지금 타격을 받고 있는 이머징 국가들은 대개 경상수지 적자가 엄청나며 재정적자도 크고 인플레이션도 엄청난 나라들"이라면서 "지금 금융 시장이 충격을 받는 이유는 자신들의 국내 정책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연준의 잘못을 얘기하는 건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들의 공조에 대한 환상도 없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싶지만 위기엔 계속 연준을 부르는 소리만 들려온다.

포브스에 게재된 한 칼럼에서는 "위기를 맞을 때 중앙은행들이 공조하는 것이 더 이상 단순한 답이 아니다"면서도 1914년 이전 금본위제 시절 영란은행(BOE)이 그랬듯 연준이 동급최강의 존재로서 시범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실리기도 했다. 칼럼의 제목은 '왜 연준은 홀로 테이퍼링을 해선 안되는가(Why The Fed Should Not Taper Alone)'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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