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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가시' 장혁, 언제나 현장이 즐거운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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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강소연 기자] 장혁(38)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는 꽤 진중한 배우다. (관계자들이 증언하는) 촬영장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인터뷰에서도 그의 진지하고 열정적인 성격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물론 수다쟁이란 별명에 걸맞게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지만, 결코 가볍거나 헛된 말은 없다. 그리고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자신만의 확고한 방향이 있다.

“또 찾는다기보다 그냥 그 역할에 제 이미지가 얼추 맞아서겠죠.” 감독들이 다시 러브콜을 보내는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장혁이 멋쩍게 웃었다. 전작 ‘감기’(2013)에서도 영화 ‘영어완전정복’(2003)의 김성수 감독과 의기투합하더니 이번엔 영화 ‘화산고’(2001) 때 호흡을 맞췄던 김태균 감독과 두 번째 작업했다.

김태균 감독과 함께한 영화 ‘가시’는 평범한 일상을 살던 남자 준기(장혁)와 겁 없는 소녀 영은(조보아)의 사랑이란 이름의 잔혹한 집착을 그린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장혁에게는 영화 ‘오감도’(2009) 이후에 오랜만에 선보이는 로맨스(물론 정확히는 서스펜스 멜로지만) 장르이기도 하다.

“멜로라서 선택한 건 아니에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저를 비롯한 30대 남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 좋았어요. 일상에서 정해진 포지션에서 벗어나 설렘을 느끼는 역할이 흥미로웠죠. 또 장르적으로는 아직 스릴러 멜로가 없어서 도전해보고 싶었고요.”

극중 장혁이 연기한 준기는 한순간의 설렘으로 인해 위기에 빠진 남자다. 영화는 준기와 영은의 어긋난 사랑을 통해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찍으면서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죠. 근데 잘 모르겠어요(웃음). 제 생각엔 뭔가 남으면 사랑인 듯해요. 사랑이란 게 긍정적으로 시작해서 긍정적으로 지속될 수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갈 수도 있는 거죠. 결국, 사랑은 미움과 비슷한 양면성을 갖고 있어요. 사랑이 없다면 무관심이 남겠죠.”

충무로 대표 액션 배우로 정평이 나 있는 장혁은 이번 작품에서 액션대신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급변하는 준기의 심리상태를 치밀하고 세세하게 연결했다. 동시에 선우선, 조보아와 베드신에도 도전, 그간 보여준 적 없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전 액션보다 감정연기가 편해요. 보통 드라마와 액션이 따로라고 생각하는데 액션도 드라마 안에서 자기 캐릭터를 표현하는 거예요.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죠. 베드신도 마찬가지예요. 드라마 안에서의 감정표현인 거죠. 베드신만 따로 놓고 보면 부담이 가고 힘든 건 당연해요. 그런데 그 안에 지금까지 흘러왔던 감정이 있으니 감정이 위주가 돼서 가는 거죠.”

연기를 시작한 건 뭣 모르던 스무 살 때였는데 어느새 그는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데뷔 후 군대에 있었던 2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현장에서 보냈을 만큼 현장을 사랑한다는 장혁. 그를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게 하는 이유이자 반듯하게 서게 하는 힘은 역시 가족과 운동이다.

“저는 배우 말고 다른 건 할 생각이 없어요. 아직도 현장에 있는 자체만으로 너무 감사하죠. 물론 제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첫 번째는 이유는 제 가족이 있기 때문이에요. 결혼생활도 정말~ 정말 아주 행복해요. 행복하지 않다면 많이 흔들렸겠죠. 그리고 저의 또 다른 모티브는 운동이고요. 이제 운동은 몸이 좋아지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제 자존심이 됐죠.”

일 욕심 많은 그답게 이미 차기작도 정해졌다. 고려 말기, 조선 개국을 위해 살아온 남자와 복수를 위해 그의 첩이 된 기녀의 운명적 이야기를 그린 영화 ‘순수의 시대’. 장혁은 이방원을 맡아 새로운 연기 변신에 도전할 예정이다.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그는 “이번엔 왕족”이라며 웃었다.

“데뷔했을 때만 해도 40대 배우의 롤은 한정돼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다 깨졌잖아요. 선배들이 닦아놓고 터주시니까 후배들은 편하게 가는 거죠. 배우로서 어떻게 가느냐는 고민은 있겠지만, 최소한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한 걱정은 없잖아요.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이 열려있는 거죠. 물론 저 역시 선배들이 만든 길을 따라가면서 또 새롭게 닦아가야겠죠. 물론 40대가 돼서도 지금처럼 현장이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제가 중독된 거요? 당연히 운동과 촬영장이죠.”

장혁은 영화 속 사랑은 ‘중독’이라고 칭했다. 그럼 스스로는 요즘 무엇에 중독됐느냐고 물었더니 대번에 운동과 촬영장을 꼽는다. 역시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장혁다운 대답이었다.

“아무래도 운동에 중독됐겠죠. 연기 생활보다 더 오래 한 게 운동이에요. 어찌 보면 사람에 따라서 커피나 담배에 중독된 사람도 있잖아요. 못 끊고 있으니까. 우리가 생활 패턴 안에서 중독된 게 참 많아요.

저 같은 경우엔 운동 외에 현장에도 중독됐죠. 태어나서 지금까지 반을 현장에 있었어요. 그렇다고 현장이 익숙하진 않아요. 늘 처음 가는 기분이죠. 현장의 설렘도 늘 비슷하고요. 물론 제가 말하는 설렘은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건 아니죠. 극도의 짜증과 분노가 나타나는 곳도 현장이고 말로 할 수 없는 행복감이 있는 곳도 현장이죠. 

어떤 현장도 마찬가지예요. 지금까지 현장을 몇 군데 다녔다는 건 단지 숫자에 불과해요. 정말 힘들 땐 다시는 안 와야지 싶다가도 떨어져 있으면 또 가게 되죠. 그게 어떻게 보면 하나의 중독이 아닐까 합니다. 매번 똑같은 곳이 아니라 누구와 어떤 캐릭터로 어떤 작품을 만드는가에 따라서 너무 다른 것도 흥미롭죠.”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강소연 기자 (kang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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