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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의 씨앗은 버냉키가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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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샤워실의 바보들>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자본주의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나온 1776년까지 간다 해도 240년도 채 안 된다. 어쩌면 지금 자본주의란 체제가 흔들리지도 않고 견고하다면 말도 안 될만큼 짧은 역사다.

2007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사태를 시작으로 전 세계로 불붙은 금융위기. 이 초유의 사태는 자본주의에 대한 의구심, 경계심을 새삼 갖게 해 준 아주 '비싼' 수업이었다. 각국 정부와 통화 당국(중앙은행)이 관성대로 움직여선 안 됐다. 붙은 불을 끄기 위해 전 세계적인 초저금리, 양적완화에 나서는 공조까지 이뤄졌다.

유동성에 가려졌지만 실제론 허약하기 짝이 없었던 일부 국가 살림살이도 흉하게 드러났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은 풀 돈조차 없는 마이너스 살림살이였고 구제금융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다.

2014년 4월. 그렇다면 위기는 진화됐는가. 여기에 대해서도 아직 단언할 수 없다.

무제한적인 돈 풀기를 해 오던 미국이 지난해 5월 서서히 돈을 풀던 수도꼭지를 잠그겠다고 하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올해 초에도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우려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하게 빠져나가자 이머징 마켓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위기의 롤러코스터는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중앙은행들은 돈을 더 풀어야 할까, 아니면 이쯤에서 그동안 맘껏 푼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걱정을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리플레이션(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살려내는 것)이란 꼭지점들을 다 '쓰리쿠션'할 비법은 없다.

그래서 필요한 건 위기의 시작과 전개를 되짚어 보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을 오랫동안 관찰해 왔고, 지금은 그것에 집중하기 위해 글로벌모니터(www.globalmonitor.co.kr)란 새로운 미디어를 창간한 안근모 편집장이 쓴 <샤워실의 바보들(Fools in the Shower Room)(어바웃어북)>은 그런 책이다.

'아베노믹스'의 씨앗을 뿌린 건 다름 아닌 벤 S.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었다는 점을 상기하고, 글로벌 돈 풀기 속에서 떴다 다시 흔들리고 하는 상황이 선진국과 이머징을 왔다갔다 하며 결국 "세계 금융시장은 음양의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도 확인한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고금리를 강행했던 폴 폴커 전 연준 의장의 이런 발언을 끼워서 현재 중앙은행들이 잊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경고음을 낸다.

볼커 전 의장은 "중앙은행에 잘못된 재정정책을 지원하도록 하거나, 구조적 불균형에 대응하도록 하거나, 물가안정과 성장과 고용을 동시에 충족시키도록 하는 등의 너무 많은 요구를 하게 되면 불가피하게 일이 어긋나게 된다"고 했다. 볼커는 "인플레이션이라는 것은 아무리 신중하게 일으킨다고 하더라도 나중에는 통제하기도, 되돌리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역사의 모든 경험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책을 꼼꼼히 읽다 보면 이 말이 어째서 강조됐는 지를 알 수 있다.

'샤워실의 바보'란 표현은 사실 정부의 무능을 꼬집기 위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전 미 시카고대 교수가 쓴 말이었다. 샤워실에 바보가 들어가 샤워 꼭지를 틀었더니 찬 물이 나오자 기다리지 않고 바로 뜨거운 물이 나오도록 꼭지를 돌렸다. 그래서 뜨거운 물이 나오자 도로 찬물이 나오도록 돌렸다. 이러한 무능한 반복을 정부가 경제 정책을 펼 때도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

말하자면 반복되는 위기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과도한 수도꼭지 돌리기가 낳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물'이라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책에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모든 것을 알고 해야 하고 할 수 있다는 과신과 과욕을 갖고 있음이 길지 않은 역사지만 통시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경제를 오랫동안 들여다 봐 온 사람으로서 무수한 자료와 데이터, 책 등을 읽었지만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최근 위기의 발단과 전개, 그리고 이후까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분석한 글은 많지 않았다. 

저자는 자신이 경제학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했다고 겸손해 하지만 20년간 경제기자로 활동하며 체득했다는 논리와 기술은 명료하다. 오랜 공부와 단련이 있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화폐론> 같은 책들을 열심히 펴보는 저자의 과거(?)를 아는 사람으로서 경제를 알고자 하고, 조금 더 공부하고자 하고, 이런 주제로 논의를 펴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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