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강소연 기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동차와 보험회사, 그리고 신용카드 광고 속 주인공을 두루 도맡았다. 그리고 그 광고 속에서는 기업 CEO와 전문직, 다정한 아빠 등 주로 신뢰감을 주는 인물을 연기했다.
누군고 하니, 배우 최민(40) 이야기다. 말끔한 CF 속 이미지 덕에 시청자들은 그의 첫인상이 수트 차림의 도시 남자라고 거의 규정한다. 그도 그럴 것이, 최민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도 정의사회 구현에 힘쓰는 형사, 박사, 군인 등 바른 생활 사나이였다. 꾸준히 FM(Field Manual) 스타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간 세월이 어느덧 12년이다.
실제로 마주한 최민. 생각대로 '차가운 남자' 이미지가 강했다. 홍콩배우를 연상시키는 선 굵은 외모에 수트 차림의 8등신 비율이 강인한 매력을 풍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최민은 경남 고성에서 태어난 촌놈이다. 학교를 마치면 곧장 친구들과 연싸움을 하며 산과 들을 뛰놀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외할머니와 함께 툇마루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자신의 호연지기가 있다면 ‘자연’이 아니었겠냐며 어린시절을 떠올렸다.
“미디어에 드러난 이미지 때문에 저를 차가운 도시 남자로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실은 완전 다르답니다(웃음). 물론 그런 이미지가 박힌 것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지만 사실 저는 시골에서 태어나서 쭉 자란 촌놈이예요. 어린 시절은 자연 속에서 살았죠. 늘 제 곁에는 산과 바다, 강이 있었고 곧 제 터전이었어요. 지금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삶과는 정반대였죠. 그랬던 저의 어렸을 적 생활이 지금 좋은 밑거름이 됐고요.”
그는 시골에서 다진 풍부한 감성과 체력을 벗삼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배우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연기 유학길에 오르기 위해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성문종합영어책을 달달 외웠고 학교 수업시간에도 집중, 또 집중이었다. 회화 학원도 다니며 오직 연기만을 생각했다. 아쉽게도 유학의 길은 접어야 했지만 영어 회화만큼은 지금도 외국 여행을 다니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수준이다.
“고등학교 때 영어, 국어, 국사공부는 무조건 했어요. 국어와 국사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영어는 제가 외국에 나가기 전 충분히 닦아놔야 할 부분이라 크게 투자했죠. 저는 목표도 분명했어요. 뉴욕 액터 스쿨에 입학하는 것이었죠.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배우들도 그 쪽 출신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아쉽게 여러 상황들로 가지는 못했지만 배우 생활을 하다보니 공교롭게도 도움이 되네요. 지금 연습중인 작품에서 영어 대사가 엄청 많거든요. 어릴 때 영어 공부해둔 덕을 톡톡히 보고 있죠.”
최민은 주로 사극에서 선 굵은 연기를 펼쳤다. SBS ‘뿌리 깊은 나무’ MBC ‘불의 여신 정이’ ‘구암 허준’ 등에 출연해 칼 솜씨, 승마 등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그중에서도 가장 애정이 깃든 작품으로 2010년 MBC 드라마넷에서 방영한 ‘별순검 시즌3’를 꼽았다. 당시 13회에 특별 출연한 그는 명성황후를 사랑했던 호위 무사 역할을 맡았다. 최민은 당시 연기한 캐릭터를 ‘진정한 남자’라고 평가했다.
“이상하게 사극이 편해요. 특유의 대사 톤도 익숙하고요. 제가 학창시절 국사 공부를 하다가 외웠던 단어가 대사에 나오면 더 반갑고 친숙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사극과 깊은 인연이 많아요. ‘뿌리 깊은 나무’도 애정이 깃든 작품이지만 그중 ‘별순검’은 제가 연기하면서도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예요. 내 사람, 내 여자를 지키기 위해 명성황후 사건을 파헤치고 복수하는 인물이었죠. 의리 있는 뜨거운 남자라는 느낌이 강해서인지 그 역할이 꽤 오래 기억나요.”
최민은 지금까지 배우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그로 인해 세상을 구경하며 만족했다. 그리고는 평온한 미소와 함께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사랑은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하고 사회적 의무와 책임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위할 줄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자신의 배우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역사관, 국가관, 이성관 등 관점은 아주 중요하죠. 배우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떤 관점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인가. 이 시대의 배우로 살아가는데 사회의 혜택을 많이 받잖아요. 배우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요. 이런 인지도가 권력일 수 있어요. 지금 저를 있게 해준 많은 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습니다."
[장소 협찬=여의도 플라워]
진짜 사나이 출연, 욕심나는데요? 최민은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의 중후한 인물을 주로 연기했다. 또래 배우들과 다른 특별한 분위기가 그에게는 있어서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실제로 알고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친구들과 사극톤으로 개그를 나누는 만담꾼이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민에게 있어 특별한 이력은 해병대 출신이라는 것. 어렸을적 조회시간을 이끄는 연대장도 맡아 최대 1000명을 인솔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병력 통솔도 익숙하다"고 말했다. 해병대 출신인 최민이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에 출연한다면 어떨까. "저는 '그것이 알고싶다'와 같이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좋아해요. 과거 그림, 문화를 소개하는 교양프로그램을 맡은 적도 있고요. 어렸을 적 웅변을 해서인지 말하거나 사람들 앞에 서는 것에 두려움은 없어요. 이런 점이 바탕이 돼서 일까요? 결혼식 사회나 행사 진행도 꽤 했죠. 예능프로그램이요? 제 성향이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오락프로그램 출연에 거부감은 없어요. 진짜사나이도 재미있을 듯한데요? 뜨거운 사나이들의 이야기잖아요." |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r·강소연 기자 (kang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