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

속보

더보기

[스타톡] 하정우 "'군도' 속 내 역할은 코미디죠"

기사입력 : 2014년07월24일 10:50

최종수정 : 2014년07월24일 10:50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배우 하정우(36·김성훈)는 눈빛만으로도 관객의 감정을 움직일 줄 아는 영리한 배우다. 동시에 독특함과 신선함을 가진 재능 있는 감독이자 전시회는 물론, 영화 시나리오 북 표지까지 직접 그리는 꽤 능력 있는 화가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를 어떤 사람이라고 단정 지어 생각하기가 더욱 조심스러웠다.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군도) 개봉을 앞두고 하정우를 만났다. 인터뷰 장소에 먼저 도착해있던 그는 눈이 마주치자 살짝 고개를 숙였다. 빡빡한 일정 탓에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데 얼마 후 마주앉은 하정우는 금세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인터뷰를 위해 피로는 잠시 잊은 듯 밝은 모습이었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하정우 특유의 유쾌함과 말발(?)은 빛을 발했다. 덕분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즐거운 시간이 이어졌다.

하정우가 ‘군도’로 윤종빈 감독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2005), ‘비스티 보이즈’(2008),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에 이어 네 번째다. 23일 개봉하는 ‘군도’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이다.

“영화는 의도한 대로 잘 나왔다고 생각해요. 물론 드라마적인 대서사시를 기대했다면 간극을 느낄 수는 있죠.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긴 부끄럽지만, ‘군도’는 분명 오락영화고 오락영화로서 가치와 미덕은 있다고 확신해요. 사실 러닝타임이 좀 길잖아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짧게 느껴지더라고요.”

극중 하정우는 최하층 천민인 백정 출신 돌무치를 열연했다. 돌덩이 같은 몸과 장사의 힘을 가진 돌무치는 군도에 합류한 후 쌍칼을 휘두르는 군도의 에이스, 도치로 거듭나는 인물이다. 하정우는 순진한 돌무치가 군도의 신 도치로 거듭나는 과정을 실감 나게 그리며 1인 2역에 가까운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판타지적 성향을 띠는 영화와 맞게 돌무치와 도치 역시 동화나 전설 속에 나오는 느낌이길 바랐어요. 전 원래 인물을 디자인할 때 다른 캐릭터를 모델링해서 제 식으로 표현해요. 이번엔 영화 ‘핸콕’의 존 핸콕(윌 스미스)과 ‘캐리비안의 해적’ 잭 스패로우(조니 뎁)를 생각했죠. 과거 개그맨 윤택 씨가 했던 맞은 후 한참 뒤에 통증을 느끼는 개그도 접목했고요. 여기에 지능은 조금 모자라지만 강렬한 영화 ‘잭’의 잭 포웰(로빈 윌리엄스), 멍하고 텅빈 눈빛의 ‘12 몽키즈’ 제프리 고인스(브래드 피트)도 떠올렸죠. 걸음걸이는 가수 레이 찰스, 스티비 원더를 생각하며 리듬을 줬고요. 전체적으로 조윤과 완전히 대비될 수 있도록 했어요.”

자신이 모델링한 캐릭터를 줄줄 읊는 그의 말에 수긍이 간 건 확실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를 보는 동안은 단 한 번도 떠올린 적 없던 캐릭터들이었다. 도치와 돌무치가 하정우만의 캐릭터로 완전히 다시 태어난 탓(?)이다. 물론 이는 그의 연기가 얼마나 완벽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영화가 베일을 벗은 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더 많이 받은 이는 상대역 강동원이었다. 그간 윤종빈 감독 영화에서 하정우가 부각됐던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인간적으로 섭섭할 법도 한데 그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원래 윤 감독 작품의 캐릭터 특징이 다 두 번째 롤이 더 도드라져요. 전작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죠. 전 작품에 대한 믿음과 윤 감독에 대한 신뢰가 아주 컸어요. 반면 도치는 그간 제가 보여줬던 묵직한 인물과 달리 가볍고 코믹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됐다는 점에서 끌렸어요. 도치는 영화의 코미디 담당이죠. 그래서 저를 시원하게 낮췄고요. 더군다나 전 처음부터 배우 하정우로 이 팀에 들어간다기보다 윤 감독을 도와서 전체적으로 서포트하고 싶었어요. 캐릭터도 재밌고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이 작품에 일조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했죠.”

하정우의 말처럼 그는 이 작품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고 캐릭터를 위해 많은 고충도 겪었다. 익히 잘 알려진 (매일 면도를 해야 하는) 민머리 분장은 물론이거니와 태양과의 싸움(?)에서도 이겨야 했다. 게다가 호쾌하게 쌍칼을 내지르기 위해 수많은 연습을 거듭했고 오프닝과 엔딩 시퀀스를 위해 승마도 배웠다.

“민머리로 촬영하면서 태양열의 놀랍고 신비로운 힘을 느꼈어요(웃음). 머리카락이 있고 없고 차이가 어마어마했죠. 저장된 열이 밤까지 뿜더라니까요. 쌍칼 돌리는 건 차에 가지고 다니면서 시간 나는 대로 연습했고 말은 알다시피 제가 공포증이 있어서 심리 치료를 병행했어요. 마구간 가서 교감 나누면서 ‘얘들은 귀요미 아가들’이라 생각했죠(웃음). 근데 말 타고 14시간 동안 촬영하니까 허벅지가 시퍼렇게 멍이 든 거예요. 2주 동안 못 걸었어요. 아니다~ 고생한 이야기는 재미없으니까 그만해야겠다(웃음).”

힘들었던 이야기는 그만하자던 그는 이내 앞으로 이어갈 희망찬(?) 일정에 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매해 새로운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는 하정우는 ‘군도’ 개봉을 앞둔 지금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직접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허삼관 매혈기’의 촬영이 전라남도 순천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 어디 그뿐이랴. ‘허삼관 매혈기’ 촬영이 끝나는 오는 10월부터는 최동훈 감독의 신작 ‘암살’에 합류할 예정이다. 듣기만 해도 빠듯한 일정에 힘들겠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그는 “젊은 나이에 열심히 일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호탕하게 웃었다.

“힘들다기 보다 재밌어요. 지금 ‘허삼관 매혈기’는 특히나 제가 연기하고 제가 커트하는 거라 더 재밌죠. 하지원 씨도 엄청 재밌어하고요. 스태프들 역시 제가 감독과 연기를 동시에 하는 것에 이제 익숙해졌죠. 아무튼, 조만간 저의 작품 세계를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감독 하정우에 대해서 지금은 살짝 기대치를 낮추겠어요. 그리고 혜성처럼 내년 구정에 등장할 겁니다(웃음).”

 

하정우가 들려주는 ‘군도’ 뒷 이야기

하정우는 인터뷰하는 동안 촬영장에서 있었던 추억을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워낙에 친한 사이기도 했고 힘들었던 지방 촬영이 많았던 탓에 확실히 남모를 재미가 있었던 모양이다. 

“(조)진웅이 형이나 (마)동석이 형은 원래 가까이 지내는 친한 형들이라 편했어요. 금산 역의 김재영 씨도 그렇고요. 그런데 한 장소에서 오래 찍는 게 아니라 계속 이곳저곳 지방을 옮겨 다녔거든요. 그러니까 술을 마실 시간도 없더라고요. 이동 경로랑 스케줄이 워낙에 빡빡해서 배우들이 스케줄이 안 맞는 거예요. 그래도 오랜만에 만났으니 술은 한잔 해야겠고…. 그래서 장소 이동하는 도중에 (조)진웅이 형 차에서 맥주 사서 마셨죠. 옆으로 앉아서 한 방향 바라보면서 이야기하는 거예요(웃음).

(강)동원이랑 붙는 신은 제가 그나마 많았잖아요. 굉장히 상남자 스타일이더라고요. 우리 중에 유일하게 말을 안 무서워하는 배우였어요. 그런 그가 가진 반전 매력이라 함은 맛집에 대해서 엄청나게 많이 안다는 거? 매번 오늘은 광주 왔으니까 떡갈비 먹자, 하동이니 산채 정식 먹자고 했죠. 그래서 나중엔 제가 촬영 끝나면 물었어요. ‘동원아, 우리 오늘은 뭐 먹어?’(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사진
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