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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불멸의 연기마스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기사입력 : 2014년08월06일 10:52

최종수정 : 2014년08월06일 11:04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사진=AP/뉴시스]
[뉴스핌=김세혁 기자]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배우의 호불호를 떠나 어지간한 영화팬은 다 인정하는 연기파. 꾹 다문 입에서 느껴지는 우직함처럼 느릿느릿 여유 있지만 언제든 폭발할 줄 아는 연기 마스터. 이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그의 몸짓을 담은 영화 '모스트 원티드 맨'이 국내 개봉을 앞두면서 고인의 연기와 인생이 새삼 조명 받고 있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배우 경력은 1991년 영화 '트리플 보기 온 파 파이브 홀'이 시작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7년 전인 1984년 이미 지역 연극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3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남보다 잘생기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단역 조연 가리지 않고 열심히 연기했다. 알 파치노의 퇴역장교 연기가 빛을 발했던 1992년작 ‘여인의 향기’에 그가 등장한다는 걸 기억하는 영화팬이 드물 만큼 초기 그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하지만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끈기는 결국 승리했다. ‘겟어웨이’(1994) ‘남자가 사랑할 때’(1994) ‘트위스터’(1996) 등 굵직한 작품에서 조연과 단역으로 꾸준히 얼굴을 들이민 그는 ‘부기나이트’(1997)에서 당당히 주연을 맡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999년작 ‘매그놀리아’에서는 톰 크루즈 등 당대 최고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기대를 모은 그는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쌓은 폭넓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력으로 마니아를 거느리기 시작했다.

‘카포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높이 비상했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화려한 커리어와 달리 다소 우울하고 고독했던 그의 47년을 고인의 특급 유작을 중심으로 돌아봤다.
  

트루먼 카포티를 열연한 '카포티' [사진=영화 '카포티' 스틸]
■카포티(Capote, 2005) 감독 베넷 밀러
연기 잘하는 조연급으로 인정받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비로소 날아오른 작품은 ‘카포티’였다.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만난 살인마의 결정적 실수를 냉정하게 포착하는 영리한 작가 트루먼 카포티(실제인물)를 열연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그리고 정상이고 비정상인지 모를 신들린 연기로 이듬해 78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정상급 배우로 우뚝 섰다.
이 영화는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팬은 물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만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천재작가가 위험한 살인마와 마주하며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스릴러와 드라마적 감성을 만끽할 수 있다.
 
에단 호크(오른쪽)와 형제로 출연했던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사진=영화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스틸]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 2007) 감독 시드니 루멧
‘카포티’와 견줄 만한 역작. 2년 늦게 국내에 소개된 이 영화에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구제불능 인간의 전형을 보여줬다. 여담이지만,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이런 역할이 정말 어울린다.
에단 호크와 사고뭉치 형제지간을 열연한 이 작품에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코너에 몰린 나머지 위험천만한 계획을 세우는 벼랑 끝 인간의 심리를 보여주며 변신을 거듭했다. ‘카포티’에서 날 선 연기가 빛을 발했다면,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에선 한층 거칠면서도 정제된 연기가 팬들을 매료시켰다. 2011년 세상을 떠난 시드니 루멧 감독이 83세 때 만든 젊은 문제아 형제의 이야기는 객석을 무겁게 짓누르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신드롬을 낳았다.
 
연기의 신 메릴 스트립(왼쪽)과 함께 했던 '다우트' [사진=영화 '다우트' 스틸]
■다우트(Doubt, 2008) 감독 존 패트릭 샌리
한 무리가 오랜 시간 견고하게 쌓아올린 관습이 얼마나 무서운 폭력으로 돌변할 수 있는지 고찰한 작품. 정확히 말하면 이 영화는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홀로 빛났다기보다 배우들의 연기대결이 정말 볼만했다. ‘연기의 신’이라는 메릴 스트립과 안정적인 연기의 달인 에이미 아담스 등 배우들이 주고받는 ‘합’이 무척 인상적인 영화가 바로 ‘다우트’다.
의욕 충만한 플린 신부를 열연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엄격한 학교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알로이시스 수녀(메릴 스트립)와 대립하는 과정이 스릴 넘치게 펼쳐진다.

호아킨 피닉스와 더불어 전율의 연기를 선보였던 '마스터' [사진=영화 '마스터' 스틸]
■마스터(The Master, 2012) 폴 토머스 앤더슨
2차 세계대전 후 방황하는 사내와 그의 조력자 사이에 벌어진 심리적 균열을 그린 영화. 전쟁이 끝난 뒤 후유증으로 술에 절어 살아가던 프레디(호아킨 피닉스)와 그의 심리를 파헤치려는 랭케스터(필립 세이모어 호프만)가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2시간 넘게 팽팽하게 이어진다.
두 연기파가 맞부딪히며 내는 파열음은 인간의 심리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무한 공감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마스터라 여겼던 랭케스터 역시 불완전한 인간이라 깨달은 프레디와 그를 억압하려는 랭케스터 사이에 벌어지는 심리전이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와 함께 흥미롭게 펼쳐진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뿐 아니라 호아킨 피닉스의 물오른 연기가 무척이나 인상 깊은 작품이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쓸쓸한 말년과 닮은 영화 '모스트 원티드 맨'의 주인공 군터 [사진=영화 '모스트 원티드 맨' 스틸]
■모스트 원티드 맨(A most wanted man, 2014) 감독 안톤 코르빈
알려진 대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유작이다. 이 영화는 독일 정보부 비밀조직을 이끄는 베테랑 스파이 출신 군터(필립 세이모어 호프만)가 무슬림 청년 이사의 상속을 둘러싼 비밀을 캐는 이야기다. 시종 어두운 분위기를 끌고 가는 이 작품에서 우리는 연기 인생을 갈무리하는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마지막을 만나볼 수 있다. 첩보 스릴러 치고는 지나치게 지루한 면이 없지 않지만, 마지막까지 선인지 악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묵직한 포커페이스 하나는 볼만하다. 시종 담배를 입에 물고 스카치를 들이켜는 군터를 보노라면 약물에 다시 손을 대며 힘들어했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말년이 떠올라 안타깝다.
 

연기만큼 파란만장했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인생

지난 2월2일(현지시간),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세상을 떠났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팔에 주사기를 꽂은 채 발견된 그의 사인은 약물과다복용에 의한 부작용(쇼크). 아직 보여줄 게 많았던 연기 마스터는 그렇게 쓸쓸하게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영화 ‘카포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연기파인 그는 이후 세 차례나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5년 공개될 ‘헝거 게임’ 시리즈 최신작에오 이름을 올린 상태였기에 팬들의 충격은 컸다.

10대부터 연기를 시작, 단역과 조연을 가리지 않았던 고인은 오랜 무명생활에 많은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약물에 손을 댔던 그는 22세 때 재활시설을 찾았고 이후 23년간 약물을 멀리하며 연기에 전념했다. 그의 집념은 다양한 걸작에서 빛을 발했고, 그에게 화려한 경력을 선물했다.

사석에선 무척 쾌활했던 고인은 평생 결혼하지 않았다. 디자이너 미미 오도넬과 사이에 자녀가 셋 있지만 끝내 결혼은 하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았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연기를 위해 외로운 인생을 선택했다. 혹자는 그가 스트레스와 외로움에 약물에 다시 손을 댔다고 말하지만, 그가 23년간 끊은 약물에 다시 빠진 계기는 어이없게도 잘못된 약 처방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사진=신화사/뉴시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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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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