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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슬로우비디오' 남상미 "제대로 힐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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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대개 여배우들은, 특히 젊은 여배우들은 인터뷰 한 번 할 때조차 예뻐 보이려고 안간힘을 쓴다. 보이는 모습은 물론이거니와 말 하나하나도 예쁘고 도도하게 포장하기 바쁘다. 더군다나 홍보 중인 작품 속에서 평범(?)한 모습으로 나왔다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마주한 배우 남상미(30)에게서 그런 모습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인터뷰 도중에 몇 번 귀여운(?) 의태어를 사용하는(하지만 이조차도 습관성에 가까운) 게 다일 뿐, 굳이 말을 꾸며서 하지도 않고,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려 애쓰지도 않았다. 영화 이야기는 물론, 개인적인 이야기도 망설임 없이 털어놓았다. 브라운관에서 보던 남상미는 어떤 질문에도 낮은 목소리로 재미없는 대답을 내놓을 듯했는데 프레임 밖으로 나온 그는 하이톤의 목소리로 농을 건네며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유쾌한 남상미가 자신을 쏙 빼닮은 수미로 관객을 찾는다. 내달 2일 개봉하는 영화 ‘슬로우 비디오’는 남들이 못 보는 찰나의 순간까지 보는 동체 시력의 소유자 여장부(차태현)가 대한민국 CCTV 관제센터의 에이스가 돼 화면 속 주인공들을 향해 펼치는 수상한 미션을 담은 작품이다. 극중 남상미는 여장부의 첫사랑을 닮은 수미를 연기했다.

“영화 보고 힐링 받은 기분이에요. 쉬어가는 시간이 됐죠. 지칠 만도 한데 영화 홍보가 너무 재밌겠는 거예요. 위로받은 기분이랄까. 특히나 전작인 드라마 ‘결혼의 여신’에서 감정이 격했잖아요. 아마 ‘슬로우 비디오’를 못했다면 거기서 헤어 나오기 위해 다른 걸 찾고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너무나 감사하게 이 작품과 맞물렸죠. 돈도 벌고 일도 하고 힐링도 하고 기회가 좋았어요(웃음).”

극중 남상미가 열연한 수미는 언제나 씩씩하고 누구 앞에서도 당당한 인물이다. 빛에 쫓기면서도 사채업자에게 큰소리치기 일쑤다. 거리에서 사람들 시선 아랑곳하지 않고 노래를 열창할 정도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열정적이다. 앞서 살짝 언급했듯 대중이 알던 남상미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단아한 구석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저 자체가 수미에 가까워요. 나이가 들면서 꽃이 예쁜 걸 알겠다는 거 정도 빼고?(웃음) 몇몇 작품에서 여성스럽고 참한 캐릭터를 연기했더니 다들 제가 그런 줄 알아요. 그래서 전 제 모습으로 돌아온 건데 일반 대중들은 변신처럼 느껴지시나 봐요. 수미처럼 남자도 부드럽고 젠틀한 귀공자 스타일보다는 사발면처럼 통통 튀고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는, 친근한 스타일이 더 좋아요.”

그의 이상형을 듣다 보니 자연스레 한 명의 배우가 떠올랐다. 바로 이번 영화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차태현이다. 어쩐지 그가 원하는 이성상에 가까울듯해 물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과거 이상형이었노라 털어놓았다.

“한 번도 말은 안 했는데 이상형이고 팬이었어요. 만인의 이상형이잖아요. 훈훈한 교회 오빠 느낌이죠(웃음). 얼마나 유쾌하고 재밌을까 기대도 컸고요. 근데 또 의외로 카리스마 있더라고요. 시종일관 개구지고 웃으실 줄 알았는데 몰입도도 엄청 높고 작품에 대한 태도가 진지해서 놀랐어요. 또 촬영 안 할 때 보면 너무 다정한 남편, 친구 같은 아빠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호감도가 더욱 높아졌죠.”

이제 본인도 차태현처럼 다정한 남편이자 내 아이에게 친구 같은 아빠를 만들어야 할 때가 아니냐고 묻자 남상미는 금세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의 결혼은 부모님의 숙원이란다. 하나뿐인 딸을 닮은 예쁜 외손자가 보고 싶으신 모양이다. 물론 그 역시 좋은 아내, 그리고 조카들처럼 귀여운 아이들의 엄마가 되고 싶다. 

“시집 가아죠. 전 빨리하고 싶어요. 어렸을 때는 ‘내 일을 싫어한다면 안 할 수도 있다’고 할 정도로 현모양처가 꿈이었죠. 근데 주변에 현모양처를 지양하던 많은 이들이 결혼 후 꿈의 노선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며 약간 현실을 보긴 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버릴 수 없는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죠. 아이들도 아주 예쁘고요. 제가 아이들을 또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남상미는 올해로 만 서른에 접어들었다. 누구나 많은 고민과 생각이 있을 수밖에 없는 시기. 그 역시 여배우로서, 또 한 명의 여자로서 많은 변화를 겪어가는 중이다. 그렇게 끊임없이 자신에게 답해가며 그는 자신을 채워나가고 있다.

“살아감에 있어 겁이 좀 많아진 거 같아요. 원래 예전에는 혼자서 여행도 잘 다니고 했는데 요즘엔 어떤 동기나 의미가 많이 필요해지더라고요. 용기가 조금씩 사라지는 기분이랄까. 할 수 있을 때 많이 할 걸 그랬다는 후회도 많이 했고요. 그래서 내가 적성에 맞아서 하는 건지, 좋아서 하는 건지, 할 수 없어서 하고 있는 건지 자문도 많이 했었죠. 물론 자문의 답은 좋아해서 하는 거였고요(웃음).”

좋아서 하는 일이라 그런 걸까. 남상미는 데뷔 11년 차인 지금도 여전히 연기 욕심으로 가득했다. 하고 싶은 장르도 역할도 무궁무진하다. 워낙에 반듯하고 지적인 이미지가 있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에 그가 “저 그렇게 단아하거나 여성스럽지 않다”며 개구쟁이처럼 활짝 웃었다.

“이 말을 진짜 많이 했는데 저 악녀 역할 정말 하고 싶어요. 좀 뭐랄까 비딱한 시선을 갖고 세상을 왜곡되게 보는 그런 친구, 슬픔인지 악함인지, 우울함인지 고독함인지 모르겠는 그런 역할이요.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그 역할을 하면서 저의 가능성도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이죠. 액션도 자신 있고요. 다치고 이런 거에 대해서 두려움이 있거든요. 관계자분들이 좀 보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술주정 신? 원래 술 마시면 기분이 업돼요”

이번 영화에서 남상미는 러닝타임 내내 부스스한 머리에 화장기 없는 말간 얼굴로 등장한다. 게다가 귀여운 술주정도 해가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모습이 아닌 조금은 흐트러진 그의 낯선 모습은 오히려 호감도를 상승시킨다.  

“원래 애교가 많은 스타일은 아니에요. 오히려 무뚝뚝하죠(웃음). 근데 제가 또 술을 마시면 되게 많이 웃어요. 술을 좀 먹기 시작한다 싶으면 기분이 좋아지죠. 아무것도 아닌 거에 리액션도 좋고요. 

원래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타입이긴 한데 일 때문에 어쩌다 받으면 술을 가끔 마셔요. 술 약속 생기면 ‘아싸~ 오늘 괜찮아’ 이런 스타일로 바뀌죠(웃음). 그러고 싹 잊어요. 근데 정말 최고로 잘 느는 게 술인 듯해요. 소주 반병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한 병 반 두 병은 거뜬히 먹거든요.

근데 이게 스물아홉까진 괜찮았는데 딱 서른이 되는 해 3월에 누워있는데 속이 아픈 거예요. 왜 아프지 생각을 해봤는데 전날 술을 먹었더라고요. 이게 속 쓰림이구나 했죠(웃음). 나이를 먹으니 몸이 바로 티가 나더라고요. 붓기도 잘 안 빠져서 속상해요(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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