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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윤계상 "긍정에너지 가득한 진짜 저로 돌아왔어요"

기사입력 : 2014년10월23일 13:40

최종수정 : 2014년10월23일 14:47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국민 그룹으로 사랑받던 god를 홀로 떠나 배우로 전향한 지 정확히 10년, 많은 게 변했다. 그리고 많은 일이 있었다. ‘배신자’라고 욕도 먹었고 가수 출신 배우라는 따가운 시선도 받았다. 하지만 이 악물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연기가 절실했고 가수 활동만큼이나 가슴이 뛴 일이었다.

그렇게 배우 윤계상(36)은 조심스럽게, 또 간절하게 스스로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하지만 지나치게 완전한 변신을 꿈꾼 탓이었을까. 스크린 속 윤계상은 줄곧 어둡고 무거웠다. 그리고 그 느낌을 안은 채 2년의 세월이 흘렀다. 다행히 다시 관객 앞에 돌아온 그는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린, 10년 전 모습이었다. 신작 ‘레드카펫’ 속 윤계상은 밝고 에너지 넘쳤으며 가장 윤계상다웠다. 직접 마주한 그 역시 한결 편안해 보였다.

23일 개봉한 영화 ‘레드카펫’은 19금 영화계의 어벤져스 군단과 이들에게 제대로 낚인(?) 골 때리는 흥행 여신의 오감자극 에로맨틱 코미디다. 19금 영화 촬영 현장을 리얼하게 그려낸 영화는 꿈을 좇는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녹이며 따뜻한 감동으로 청춘을 위로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어요. ‘풍산개’ 찍고 허리를 다쳐서 일 년 정도 쉬기도 했고 정신 상태를 바르게 할 시간도 좀 필요했죠(웃음). 아무래도 배우 시작하고 8년 동안 어두운 영화, 그늘진 면을 다룬 작품에 많이 출연했잖아요. 그러다 보니 몸도 마음도 피폐해졌죠. 잘하고 싶은 마음에 너무 집중했고 삶이 깨져버렸어요. 그렇게 정신이 바닥을 쳤을 때 또 감사하게도 ‘레드카펫’ 같은 밝은 영화를 만났고요. 어쨌든 밝은 영화로 찾아뵙게 돼서 다행입니다. 기분도 좋고요.”

극중 윤계상이 열연한 정우는 경력 10년 차 베테랑 에로영화 감독이다. 정사보다는 정서를 강조하는 그에겐 언젠가 부모님께 자신의 이름이 걸린 영화를 보여주겠다는 간절한 꿈이 있다.

“저 역시 에로영화 감독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건 사실이죠. 그런데 찍어보니 잘못된 생각이더라고요. 사실 촬영 시작할 땐 영화가 19금이었어요. 그래서 현장에서 배우들이 공사한 채 돌아다녔죠. 처음엔 저도 엄청 긴장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오히려 옷을 입은 거처럼 보이더라고요. 배우들, 스태프들 모습 역시 다른 촬영장과 똑같았죠. 자신의 작품에 대한 열정도요.”

이번 영화를 망설임 없이 출연한 이유 중 하나는 메가폰을 잡은 박범수 감독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는 데 있다. 정우 역시 박 감독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된 인물이다. 실제 박 감독은 과거 10년 동안 270여 편의 성인 영화를 찍은 에로영화 감독이다. 이제야 첫 상업 영화 데뷔를 앞둔 감독과 가수 출신 배우로 10년을 살아온 배우, 세상의 오해와 편견과 맞서며 치열하게 산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됐다.

“대개 입봉 감독은 근심과 두려움이 많잖아요. 근데 박 감독님은 그런 게 전혀 없었죠. 저 에너지면 충분할 거라 믿었어요. 감독님이 또 에로영화를 찍던 분이고 저 또한 가수 출신 배우라 선입견과 오해에 대한 생각이 있었으니까요. 그런 부분에 서로 많이 의지하고 고민을 나눴죠. 게다가 열심히 충실하게 하는 배우들이 모였고요. 꿈을 좇는 과정 속 배우와 감독이 그런 영화를 만든 거죠.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어요.”

반면 대중(혹은 팬)의 입장에서 이번 영화가 반가운 이유를 꼽자면, 앞서 살짝 언급했듯 윤계상의 밝은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간 그는 작정이라도 한 듯 영화 ‘비스티 보이즈’(2008), ‘집행자’(2009), ‘풍산개’(2011) 등을 통해 묵직한 연기를 해왔다. 물론 이제 와 그의 과거 연기를 논할 생각은 없지만, 돌연 다시 밝은 이미지로 돌아온 이유가 궁금했다.

“배우로 빨리 인정받을 줄 알았어요. 오버였죠(웃음). 오히려 거기 집중하다 보니 말도 없어지고 술, 담배에 절어서 살았어요. 정신이 피폐해지고 몸도 망가졌죠. 아프니 후회되더라고요. 몸까지 버리면서 뭘 얻고자 하는가, 성공의 끝을 잘못 생각한 제 불찰이었죠. 수상, 흥행처럼 기준을 잡아놓으니 좋았던 건 안 보이고 매 순간 목말랐어요. 그러다 행복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다고 생각을 전환했더니 많은 게 달라지더라고요. 조금씩 자신감 있고 긍정에너지 충만했던 예전의 윤계상으로 돌아오게 됐죠. 그래서 생각의 전환이 중요한가 봐요(웃음).”

어느새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풍산개’ 속 풍산을 연기하는 그에게 편안해 보인다고 하자 금세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혹시 이렇게 밝아진 이유에 최근 재결합한 god와 연인 이하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내 “이런 질문을 참 많이 받는데 늘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사랑하는 god 멤버들과 이하늬를 향한 깊은 속내를 말로 형용하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밝아진 이유에는 분명 멤버들과 그 친구(이하늬)가 있죠. 사실 god 재결합 때는 엄청 두려웠어요. 배우로서 해온 걸 잃어버릴까 걱정도 됐고요. 교만한 생각이었죠. 물론 제가 틀렸고요. 사실 저를 비롯한 모두가 많이 변했어요. 아시다시피 태우는 아빠가 됐고, 호영이나 저나 모두 힘든 일을 겪으면서 인생의 또 다른 시간을 겪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다들 작은 것에도 진심으로 감사하게 됐죠. 솔직히 god도 이렇게까지 사랑해 주실 줄 몰랐어요. 진짜 말 그대로 로또 터진 거지(웃음).”

로또 터진 게 어디 god 활동뿐이리라. 올 한해 일, 사랑, 우정 모두 로또 터진 이 남자는 올 하반기 또 다른 영화 촬영을 예고했다. 최근 보고 있는 시나리오가 꽤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밝은 역할이라 예고했다. 물론 그렇다고 밝은 모습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내년 초 개봉 예정인 영화 ‘소수의견’에서는 또 묵직한 모습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질 예정이다.

“지난 시간 동안 잘하고 싶었던 욕심이 너무 많았어요. 그 욕심이 제 목을 조른 거죠. 그 욕심에 연기도 너무 불사 질렀고요(웃음). 어쩌면 보는 분이 불편한 건 당연했어요. 좀 이제는 대중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비교하며 욕심부리고 이건 정말 해서 안 될 짓인 걸 직접 깨달았으니까요. 이젠 오버하지 않는 편안한 연기를 다시 해보려 합니다. 새로운 캐릭터 연기도 선보이고요.”




“연인 이하늬, 연관 검색어에 제 이름 뜨는 것도 미안해요”


앞서 윤계상은 한 인터뷰에서 “3년 안에 결혼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리고 그 한마디에 따라온 후폭풍은 엄청났다. 그도 그럴 것이 그에게는 공개 연애 중인 연인 이하늬가 있지 않은가. 최근 이하늬가 윤계상이 몸담은 사람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이적하면서 결혼설에 휩싸였던 후라 네티즌들의 반응은 더욱 가혹했다.

“진짜 악플(악성 댓글)이 어마어마했어요(웃음). 댓글 중에 기억에 남는 게 ‘그런 말 여자들이 제일 싫어해요’였죠. 하늬랑 보고 엄청 웃었어요. 사실 그 말을 한 이유가 피해 주고 싶지 않아서였어요. 하늬는 배우로 승승장구해야 할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그 아이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제가 나오는 거 자체가 미안해요. 문제가 없으면 괜찮은데 사실 제작사나 감독님 입장은 다르단 말이죠. 이하늬라는 배우 뒤에 윤계상이란 그림자가 따라오는 거니까요. 특히 멜로 장르는 배우와 배우의 만남이 그려져야 하는데 저 때문에 온전히 그럴 수 없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딱 잘라서 이야기를 했는데 아, 진짜 욕 엄청 먹었습니다(웃음). 물론 저나 하늬나 당장 결혼 생각이 없는 건 사실이에요. 지금은 배우로서 전진하기로 했고 서로 더 잘되길 바라죠.  

물론 하늬의 소속사 이전 때문에 결혼 이야기가 불거진 것도 있어요. 근데 저 정말 절대 설득 안했거든요. 그냥 전 가만히 있고 두 분(이하늬와 소속사 대표)이 알아서 하라고 했죠. 물론 자리를 만들어 주기는 했는데 그건 저로서는 당연한 일이었어요. 하늬가 제 매니지먼트에 대한 걸 자연스럽게 보면서 마음에 든 부분이 있어서 만나길 원했으니까요. 그 뒷일은 정말 몰랐어요. 저도 나중에 통보받았다니까요. 지금도 계약조건 이런 거 아무것도 몰라요(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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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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