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대표 재선임, 3년 더 맡아
[뉴스핌=김연순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겸 대한항공 부사장이 최근 왕산레저개발 대표이사에 재선임돼 2017년까지 연임하게 됐다.
주력인 항공ㆍ해운업 침체에 따른 유동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호텔ㆍ레저 사업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조양호 회장의 조현아 대표에 대한 신뢰와 레저사업 육성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해석된다.
18일 재계 및 한진그룹에 따르면 왕산레저개발은 지난 7일 임기가 만료된 조 대표를 중임키로 하고, 10일 등기를 완료했다. 왕산레저개발은 인천광역시 등의 '왕산마리나 조성사업'을 위해 지난 2011년 11월 대한항공의 100% 출자로 설립된 회사다.
왕산마리나 조성사업은 대한항공이 인천시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왕산해수욕장 인근 공유수면 9만8604㎡를 매립해 요트 경기장을 짓는 사업이다. 대한항공은 왕산마리나사업의 총 사업비 2000억원 중 1800억원을 투자했다. 이곳에는 요트 300척 규모의 계류시설과 해상방파제·클럽하우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왕산마리나 사업을 총괄하는 왕산레저개발은 ▲ 요트장, 아쿠아리움, 유원지 및 테마파크 운영업 ▲ 호텔, 휴양시설 및 콘도미니엄 운영업 등을 영위한다. 다만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최근 3년간 매출은 전무한 상태다.
한국신용평가 김희은 애널리스트는 "2011년 설립 이후 인허가나 자격요건 획득, 토지매입, 기반 구축 등 지난 7월 말까지 관련 공사가 진행됐다"면서 "일단 인천 아시안게임을 위해 요트경기장을 완성한 것이기 때문에 최근까지 매출이 일어나는 시점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후 왕산레저개발은 30년간 마리나 관리운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아울러 부지 조성 후 2단계 사업으로 상업시설, 워터파크, 호텔 등 부지개발을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왕산마리나 사업은 개발 관련 대규모 초기 투자가 수반돼 자금 회수의 경우 완공 이후 요트 계류장 회원권 분양 및 계류시설 운영성과에 따라 불확실성을 내재하고 있다.
한신평은 연말 이후 왕산레저개발의 사업 운용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희은 애널리스트는 "아시안게임이 끝난 이후에 요트선박하는 장소를 분양해야 한다"면서 "올해 11월~12월 이후부터는 분양수입과 요트 관련 운영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구축된 요트경기장을 활용해서 사업을 운용하면 매출이 발생할 것이지만, 매출 발생시점이 올해 말이 될 지 내년 초 일지는 회사측 사업계획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연말 관련 매출이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매출 발생 시점을 내년 3월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왕산레저개발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영업손실은 600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최근까지 손실금액이 커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차입금이 많고 자산이 많은 시점이고 금융비용도 계속 나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까지 사업초기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마리나 수요 추이, 회원권 분양 및 계류시설 운영 성과, 추가 투자규모 등에 가변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재무구조 악화(상반기 기준 부채비율 696%)에도 불구하고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0월(15일)왕산레저개발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300억원을 출자했다. 대한항공이 이 회사에 대한 총 출자액은 800억원에 이른다. 왕산레저개발 자본금 전액이 대한항공 출자 방식으로 이뤄진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은 조 회장이 조 대표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이는 것과 함께 그룹차원의 사업다각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에도 1조2000억원 수준의 LA월셔그랜드호텔 건립사업 자금마련을 위해 유상증자 방식으로 1075억원을 지원했다. 현재 조 대표가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을 통해 호텔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편 조 회장이 조 대표에 대해 무한신뢰와 함께 그룹내 시너지를 강화했다. 앞서 정석기업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열고 선박임대서비스업을 정석기업 사업목적에 포함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왕산마리나 사업만으로 당장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마리나사업의 연관사업인 요트임대업에 진출하기 위한 선제조치로 풀이된다. 조 회장 차녀이자 조현아 대표의 동생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 2월 정석기업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