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

속보

더보기

[스타톡] '빅매치' 이정재 "액션신, 정우성이 제일 걱정했죠"

기사입력 : 2014년11월25일 13:58

최종수정 : 2014년11월25일 13:58

 

[뉴스핌=장주연 기자] 충무로에 멀티캐스팅 바람이 분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영화 프로모션 자리에 참석하는 출연 배우들이 다섯 명을 훌쩍 넘는 건 예삿일이다. 게다가 멀티캐스팅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하나같이 흠잡을 데 없는 잘난(?) 배우들. 그렇기에 자칫 잘못하면 ‘독’이 될 수도 있는 게 멀티캐스팅이다. 쟁쟁한 주연들에, 영화의 감칠맛을 더하는 주연 못지않은 조연들까지. 존재감은커녕 본전도 못 찾는 경우가 태반인 것. 그러니 제아무리 A급 배우일지라도 위험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런데 이런 멀티캐스팅 열풍 속에서도 언제나 살아남는, 늘 돋보이는 이가 있다. 바로 배우 이정재(41)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2년 극장가를 휩쓸었던 ‘도둑들’과 ‘신세계’에서 그는 뽀빠이와 이자성으로 분해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수양대군의 모습을 보여준 ‘관상’(2013)은 ‘이정재의 영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 그가 또 한 번 멀티캐스팅 영화를 들고 관객 앞에 섰다. 이정재를 전면에 내세운 이야기인 만큼 이번에는 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오는 26일 전야 개봉하는 ‘빅매치’는 도심 전체를 무대로 천재 악당으로부터 형을 구하기 위한 최익호의 무한 질주를 그린 초특급 오락 액션이다. 극중 이정재는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집념을 가진 불굴의 파이터 최익호를 연기했다.

“이런 종류의 영화는 이 타이밍 아니면 다시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생각에 아마 시나리오 속 최익호는 이십 대 후반에서 많아야 삼십 대 초반일 거예요. 근데 제가 무리하게 하겠다고(웃음) 해서 시켜준 거죠. 사실 에너지가 젊은, 에너지가 넘치는 생동감 있는 역할을 한 번쯤 해보고 싶었고요. 아직 개봉 전이라 초조함과 불안함, 또 기대감이 교차되긴 해요. 시사회 전에는 염려도 많이 됐죠. 근데 직접 보니 부끄러운 영화는 절대 아니더라고요.”

툭 터놓고 말해 주위에서 그의 출연을 말린 가장 큰 이유이자 영화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모두 이정재의 강도 높은 액션 때문이다. 실제 액션신의 90% 이상을 직접 소화하다 보니 준비 과정부터 크고 작은 부상도 많았다. 주위의 만류는 어쩌면 당연했다. 조금 먼저 액션 영화를 선보인 절친 정우성 역시 우려를 보낸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자신이 욕심낸 작품이었기에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노라 고백했다. 다행히(?) 그가 쏟은 시간과 노력은 흠잡을 데 없는, 다디단 열매가 돼 스크린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코믹한 요소가 많아서 보는 분들은 힘들게 보지 않았겠지만, 막상 하는 사람은 힘들었어요(웃음). 잔 부상이 엄청나게 많았죠. 타박상은 말할 것도 없고 머리도 다치고 손가락이랑 발목 다 부러진 거처럼 아팠고 허리 근육통도 생겼죠. 연습 도중에 어깨 인대도 끊어졌고요. 그래서 (정)우성 씨가 걱정을 좀 많이 했어요. 이게 본인이 해봤잖아요. 액션이라는 게 컨디션 제일 좋을 때도 다치는 게 다반사인데 처음부터 다쳐서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안 하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했죠.”

이정재의 거친 액션이 남성 관객들에게 동경의 눈빛을 받는다면, 여자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는 장면은 따로 있다. 바로 애교 넘치는 코믹한 면모.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 이후 6년 만에 보는 모습이자 ‘박대박’(1997) ‘오! 브라더스’(2003) 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귀여운 좀비 댄스부터 노래방 신까지, 평소 젠틀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반전 매력은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한다.

“감독님이 캐릭터를 그런 방향으로 설정했어요. 에이스가 황당한 게임을 주도해나가면서 황당한 제안을 하는 거죠. 사실 노래방 신은 정말 못하겠더라고요. 근데 또 신하균 씨가 이미 음성녹음을 끝낸 거예요. 그래서 현장에서 틀어주니까 일단 한 거죠. 그러고 감독님이 찍어놓고 안 쓴다고 했었거든요. 근데 언론시사회 때 영화 보니 쓰셨더라고요(웃음).”

(그의 말을 빌려) 짧게 2년만 돌아봐도 ‘도둑들’, ‘신세계’, ‘관상’, 그리고 ‘빅매치’까지 이정재는 쉴 새 없이 작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미지 소모에 대한 걱정이 있겠다는 말에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미지를 버릴 수 있으면 쏟아서 버리자, 그래야 새로운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런 마인드 덕분인지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다른 얼굴의 이정재들이 가득하다. 다양한 장르에서 꽤 많은 변신을 거듭했다는 의미다.

“요즘 대부분 배우가 바로 다음 작품을 결정하고 촬영을 들어가죠. 그만큼 한국영화 편수가 늘어놨다는 말이고요. 그러니 캐스팅 제안이 더 많이 들어오는 것도 사실이죠. 특히 삼십 대 후반부터 사십 대 후반까지 남자 캐릭터 시나리오가 제일 많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번에도 역시 다른 캐릭터, 다른 색깔을 한번 해본다는 거에 대한 재미가 있었죠. 똑같은 연기를 하는 건 항상 피하려 하거든요. 한동안 조금 무거운 역할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으로 또 다른 장르의 시나리오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해요.”

다양한 작품에서 그가 출연하는 데 한국영화 발전(?)이 한몫했다면,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질문이 채 닿기도 전에 이정재는 관객을 꼽았다. 젠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지만, 팬들 앞에서는 하트도 날릴 줄 아는, 귀엽고 다정한 ‘오빠’다운 대답이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잘생김’으로 화제를 모은 고등학교 3학년 소녀와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기도 하지 않았는가. 데뷔 21년 차 이 배우의 욕심은 여전히 관객에게 다양하고 재밌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은 거다.

“제 생각은 그래요. 관객들하고 거리감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죠. 그래서 그런 만남이 늘 즐겁고요. 거리감 있는 배우로 느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언제나 절 움직이게 하는 이들은 관객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조금씩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요. 모든 전문직이 그렇겠지만, 할수록 어렵고 책임감이 강해지는 게 사실이죠. 예를 들면 저 같은 경우는 더 좋은 결과물을 내놓아야겠다, 더 재밌는 영화를 보여드려야겠다는 거죠. 능력만 된다면 앞으로도 더 좋고 신선한 모습, 발전된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웃음).”




“영화 촬영으로 다시 몸무게 감량…이렇게 야윈 건 중학교 때 이후 처음”

마주한 이정재의 몸이 이날따라 유독 야위어 보였다. 살이 빠졌느냐는 말에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암살’ 때문에 체중 조절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매치’ 촬영으로 77kg까지 찌웠던 체중은 현재 62kg까지 빠졌다. “중학교 이후로 이렇게까지 나간 적은 없다”고 너스레를 떨던 그는 요즘 음식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뭐가 제일 먹고 싶으냐는 말에는 치킨, 맥주, 자장면까지 쉴 새 없이 내놓았다. 

“여기서 더 뺄 생각은 없고 체중 유지 때문에 소금이랑 탄수화물 섭취는 피하고 있어요. 그래서 ‘식신로드’, ‘한식대첩’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죠(웃음). 실질적으로 한 달 내내 아예 안 먹지 않아요. 그런데 가끔 그렇게 먹다 보면 희한하게 제일 맛있는 게 밥이더라고요. 양념 많이 들어간 게 당기고 먹고 싶었는데 희한했죠.”

아쉽게도 그의 굶주림(?)은 당분간 이어질 듯하다. ‘암살’의 촬영이 오는 1월 말까지 이어지기 때문. 그러나 지친 몸과 달리 그의 표정은 영화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다. 차기작 이야기가 나온 김에 최근 거론된 허진호 감독의 ‘덕혜옹주’ 출연에 대해서도 물었다.

“‘암살’의 중국 촬영분은 다 찍었고 이제 한국에서 나머지 촬영을 할 듯해요. ‘암살’도 팀워크가 되게 좋아요. 최동훈 감독이 팀워크를 이끌어내는 데는 탁월한 연출가이시라 순조롭게 잘 촬영되고 있죠. 또 거기에 나온 캐릭터들이 굴곡과 애환이 많이 있어서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고요. 저뿐만이 아니라 진짜 모든 캐릭터가 다 훌륭하죠.

차기작으로 거론된 ‘덕혜옹주’는 사실 결정할 단계가 아니에요. 감독님께서 시나리오를 더 고치겠다고 해서 아직 결정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고 남자 캐릭터가 어떻게 바뀔 지도 미정이죠. 이건 조금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듯합니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호호호비치 제공]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사진
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